• 검색

삼성, 늘 갈망하라(Stay Hungry)

  • 2014.10.10(금) 14:40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으로 재빠르게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삼성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작년만 해도 분기당 6조원 이상을 벌어들였지만 지난 3분기에는 2조원 수준으로 추락했다. 2011년 갤럭시S2를 선보이며 승승장구하던 기세가 작년 3분기를 정점으로 꺾이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단계를 지나 성숙단계에 진입한 데다 고가품은 애플에 치이고 중저가폰은 중국 업체에 쫓기면서 돈 벌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모토로라와 노키아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지금보다 더 빠르고 탄력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획기적인 가격의 저가폰을 내놓아야 그나마 남아 있는 인도·남미·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 우위를 지킬 수 있다. 

 

작년 말 뉴욕타임즈는 ‘삼성, 불안한 선두’(Samsung ; Uneasy in the Lead)'라는 기사에서 패스트 팔로워가 아닌 트렌드 세터로 변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새 지평을 열어야 살 길이 열린다는 얘기다.



삼성이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키우는 게 급선무다. 삼성은 3년 전부터 소프트웨어 인력(2011년 2만7800명→2013년 4만500명)을 크게 늘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투자한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구글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개발해 온 타이젠이 여전히 겉도는 것이 단적인 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와 함께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B2B 등 스마트폰 이후의 먹거리를 찾는 데도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특히 신사업 개척의 핵심 요소인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삼성은 지난해 7건, 올해 4건의 M&A를 기록했지만 매주 1~2건을 사들이는 구글과 애플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구글은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2개 회사를 매입하는 등 지난 3년 동안 무려 126개 회사를 인수했다. 중국의 3대 IT기업인 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 역시 올해 상반기에만 33개 회사를 사들였다.

 

삼성이 다시 도약하려면 ‘절박함’으로 무장해야 한다. 성공 경험으로 구태의연해진 일처리 방식을 버리고, 부문 간 조직이기주의로 삐걱대는 의사결정 체계도 손봐야 한다.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조직 문화를 수평적으로 바꿔야 한다.

 

삼성도 내부적으로 혁신에 목말라하고 있다. 지난 달 말 사내방송(‘파괴적 혁신의 조건’)에서는 다윗과 골리앗을 예로 들며, 성서에서는 다윗이 약자-골리앗이 강자로 표현됐지만 사실 골리앗은 갑옷으로 무장한 거인에 불과했고 작고 빠른 다윗이 게임의 룰을 바꾸는 강자였다고 설명했다. 또 완벽에 대한 강박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야 혁신에 성공할 수 있다고 주문했다.

 

관건은 임직원들의 혁신의지와 실천의지다. 삼성은 작년 말 한계 돌파를 위해 ‘마하 경영’을 모토로 내걸고 조직 체질개선과 직원들의 인식전환에 나섰지만 리더십 공백 속에 기대만큼 먹혀들지 않고 있다.

 

늘 갈망하지 않으면 도태 당한다는 사실에서 삼성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지금, 삼성 임직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헝그리 정신이다. 스티브 잡스는 말한다. ‘늘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Stay Hungry. Stay Foolish)’고...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