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 작가는 경희대에서 순수미술을 공부했다.
키네틱아트(Kinetic Art: 움직이는 예술작품)와
신인류를 모티브로 한 로봇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작품에선 항상 기계와 자연이 공존한다.
▲ 작품명: 숲속의 연주자 |
작업실은 신도림역 뒤편에 있는
기름때 잔뜩 낀 공장이다.
벽면은 각종 드로잉 작업물과 설계도면이
가득히 채우고 있었다.
김 작가는 드로잉 마니아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작업노트에 그려놓고, 수정을 반복한다.
38년 전 초등학교 때 그렸던
그림을 보관하고 있을 정도다.
"초등학교 때 그림이나 지금 설계한 그림이
별 차이는 없어 보입니다.(웃음)
생각나는 아이디어를 드로잉으로
남겨두는 일은 정말 중요합니다.
작품을 만드는 시간보다 드로잉을 수정하는
시간이 더 길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작업시간은 무척 빠릅니다."
캐드와 밀링머신도 직접 다룬다.
로봇에 들어가는 부품 하나하나를
모두 직접 만들 정도다.
직접 설계한 부품을 깎고 만들다 보니
작업실이 공장 안에 있을 수밖에 없다.
"역사와 물리, 수학을 무척 좋아했는데요.
궁금한 건 참지 못합니다.
공부하고 그래도 모르면 직접 찾아가
질문하면서 제 것으로 만듭니다."
자동차를 직접 만든 적도 있다.
조립 수준이 아니라, 부품 하나하나를 직접 만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동차였다.
"전공도 아닌 서적을 밤새 보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아냈을 때
성취감은 이루 표현할 수 없습니다.
원리를 이해하면 더 많이 응용할 수 있습니다.
전기의 흐름을 이해하니
자동차도, 오디오도, 로봇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김 작가는 여행을 좋아한다.
우리나라 구석구석 안 가본 곳이 없고,
전 세계 47개국을 다녔다.
그 와중에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얼마 전 하버드 건축대학과 MIT 미디어랩에서 공부했다.
삼성교통박물관엔 그가 프로젝트 아트디렉터로
작업에 참여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김 작가는 로봇작업을 신인류작업이라고 말한다.
로봇이나 컴퓨터, 자동차, 비행기 등
기계와 인간은 서로 다르지만,
각각의 구성 요소는 비슷하다는 생각에서다.
인간의 심장은 기계의 엔진과 같고,
음식은 연료, 뇌는 컴퓨터로 볼 수 있다.
'지구 위의 모든 물질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먼 미래에는 인간과 동식물 등 생물이
기계를 구성하는 금속, 엔진, 모터같은 무생물과
소통하면서 함께 진화할 수도 있지 않을까?'
김 작가의 작업노트에 적힌 글이다.
간단한 드로잉으로 시작된 아이디어가
때론 멋진 작품으로 탄생한다.
김진우 작가가 가진 창작의 원천은
끊임없는 궁금증과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면서
스스로 이 궁금증을 해결하려는
뜨거운 열정에 있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