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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다시 찾은 봄, 우리 마음에도

  • 2017.03.02(목) 11:25

[페북 사람들] 방보영 프리랜서 다큐감독

 

2월 마지막 주말
서울 삼청동 도심에도 봄이 찾아왔다.

 

긴 겨울을 어떻게 참았을까
화창한 봄 거리로 나선 사람들은
다시 찾아온 저마다의 봄을 만끽하고 있었다.
 

차 없는 거리 여기저기서 들리는
연인들과 친구들의 웃음소리

또 어느 무명가수의 노랫소리는
봄꽃만큼 화사하고 따뜻했다.

 

 

같은 중학교에 다닌 이소진, 이한나 양은 

서로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추억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개학하면 자주 못 볼 것 같아
봄 추억도 남길 겸 사진을 찍고 있어요.

 

올봄은 평생 잊지 못할 시간이 될 듯해요.
너무 아쉬워요."

 

 

6년째 호떡을 팔고 있는 조영준 씨는
골목 안 호떡가게로
손님을 안내하느라 바빴다.

 

그 역시 다시 찾아온 봄이 반갑기만 하다.

 

"제가 중앙대 87학번입니다.
대학에 입학하던 첫해 봄을 잊을 수 없어요.


학교 안에 할매동산이라고 있었는데
새내기 시절 그 봄의 싱그러움은
제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있습니다."

 

 
"계절은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삼청동 거리는 여전히 한겨울입니다.
 
저 위쪽 가게들은 임대료를 내지 못해
10여 곳 정도가 문을 닫았어요.

예전과 비교하면 손님이 5분의 1도 안됩니다.
사드배치 문제로 중국 관광객이 줄어든 데다
 
최근 주말마다 탄핵시위가 열리면서
삼청동을 찾는 발길이 뚝 끊겼어요."

 


삼청동 근처 헌법재판소 주변은
탄핵심판 최종 결정을 앞두고
삼엄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헌법재판소 위로 비치는
봄 햇살은 여느 햇살과 다르지 않았다.


세상은 시끄러움 속에 있어도
봄은 시간의 순리를 따라
한결같은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었다.

 


이한나 씨는 얼마 전 28번째 생일날
가족들에게 꽃 선물을 받고 감동했다.

꽃봉오리 하나하나엔
정성스럽게 용돈이 둘려있었다.

"금액의 많고 적음이 중요하진 않아요.
가족은 부족한 나를 지금껏 지탱해줬어요.
 
저에게 너무 추운 겨울의 시간이었는데
가족의 따뜻한 마음이 봄 햇살처럼 느껴져요."

 

 

계절의 봄은 시간이 지나면
우리 곁으로 다시 찾아온다.


그렇다면 마음은 봄은 어떨까?


격려와 응원이 필요한 우리 모두의 마음에도
따뜻한 봄 햇살이 비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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