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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맛을 만나다

  • 2016.10.14(금) 11:04

[페북사람들]방보영 프리랜서 다큐감독

간식거리가 그리 많지 않았던 시절
센베이 과자는 가장 인기 있는 과자였다.


80년, 90년대만 해도 버스정류장 앞엔
센베이를 굽는 가게가 하나쯤은 있었다.


경복궁 옆 내수동엔
여전히 수제로 센베이를 굽는 과자점이 있다.



김종호(78세) 사장은 50년째 센베이를 굽고 있다.
내수동에서만 45년째 내자땅콩을 운영 중이다.


"50년 전엔 연탄불로 구웠어.
예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가스불로 바뀐 거 하나야.

굽는 게 쉬워 보여도
재료 반죽은 물론
굽는 기술에 따라 맛이 달라져."


50년 전 센베이 과자 한 근(400g) 가격은 60원
지금은 100배가 넘는 7000원을 받는다. 

100배라는 숫자만큼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그래도 맛은 예전과 똑같단다.


임혜상 씨는 30년째 내자땅콩 단골이다.

"어렸을 때 그 맛 그대로예요.
센베이 과자도 맛있지만

그 시절 향수를 함께 먹는 느낌이죠.
아들 손자까지 3대째 센베이 단골이 됐어요."


김종호 사장의 아들 김영남 씨는
아버지의 대를 이어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 연세가 많아서
회사에 다니다가 가계를 맡게 됐어요.
아버지의 인생 전부가 담긴 공간이잖아요.


처음엔 이것저것 새 방식을 시도하기도 했는데
단골손님들이 예전 그대로를 원하세요.

이젠 포장지 하나 안 바꾸고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 ‘라따뚜이’에서
깐깐한 음식 평론가에게 감동을 준 맛은
가난한 옛 시절 어머니의 그 맛이었다.


그리운 그 시절 그 맛과 함께
사라져가는 옛 추억에 대한 안타까움

깊어가는 가을 찬바람으로 마음 한켠이 시리다면
추억의 맛을 찾아 떠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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