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발에서 불꽃을 뿜으며
하늘을 나는 로봇만화를 보면서
같이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하곤 했다.
현실에서도 그런 스포츠가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음 무더위에 안성맞춤이다.
물줄기의 추진력을 이용해 하늘을 나는
플라이보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요즘 특히 많은 관심을 받는 선수가 있다.
올해 프랑스 플라이보드 월드챔피언십에서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박진민 선수다.
북한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자연
보기만 해도 폭염을 날릴 시원함이 펼쳐진다.
플라이보드는 제트스키의 추진력을
호스로 연결해 하늘을 나는 원리다.
한여름 폭염을 한 번에 날릴 수 있는
스피드와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만점 스포츠다.
박 선수를 만나기 위해
포세이돈 내 플레이언 파크를 찾았다.
사실 예전엔 이런 스포츠가 있는지도 몰랐다.
"우리나라에 소개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여름 스포츠다 보니 많은 분이 잘 모르세요.
제가 올해 우승하면서 관심이 커졌고
최근에야 조금씩 알려지고 있어요.
제가 속해 있는 팀플라이언이
유일한 플라이보드 프로팀입니다."
박 선수는 원래 미술을 전공했다.
미술선생님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전혀 다른 길을 선택했다.
"미술선생님을 하면서도
정말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늘 물었어요.
좋아하고 원해서 그림을 시작한 건 맞지만
이래저래 고민이 컸죠.
내가 더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자는 생각에
시작한 운동이 스키였습니다.
겨울방학이면 그동안 모은 돈으로
선수들을 쫓아 전지훈련까지 다녀오곤 했죠.
너무 재미있고 행복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플라이보드를 만났어요.
전 남친은 미술, 현 남친은 플라이보드
그렇게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듯해요."
박 선수는 2년 만에 최정상의 자리에 섰다.
"죽을 만큼 연습했어요.
백 플립(back flip)이라고
뒤로 한 바퀴 도는 고난도 동작이 있는데
정말 무서웠어요.
뒤로 돌다가 중심을 못 잡고 떨어지면
그 충격이 엄청나거든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동작을 익히는데
가장 큰 방해물은 기술의 난이도가 아닌
제 마음속 두려움이었던 것 같아요.
한 번 성공한 뒤에는 다시 실패해도
왠지 모를 자신감이 있었어요.
그러면서 많이 성장한 것 같습니다."
박 선수는 연습시간을 쪼개
직접 일반인 강습도 한다.
"배워보면 알겠지만 다른 스포츠와 달리
금방 쉽게 배울 수 있어요.
어떤 분은 5분 만에 위로 올라가기도 해요.
플라이보드는 아직 많은 분에게 생소한데요.
앞으로 일반인들에게도 더 많이 알려져서
우리나라에서도 국제대회가 열렸으면 좋겠어요.
하늘을 날아오르는 느낌
아마도 한번 경험해보면
그 매력에 푹 빠질 겁니다.(웃음)"
최이재 선수는 팀 막내다.
"언니는 제가 많이 배우고 싶은 롤모델이죠.
또한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고요.
세계챔피언이 제 옆에 있다는 것도 신기해요.
세계챔피언의 연습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저에겐 큰 도전이고, 응원입니다."
박진민 선수는 요즘 더 행복하다고 한다.
"정말 많이 행복하고 좋아요.
대학 졸업 후 행복에 대한 생각을 바꿨는데
예전에는 주변 사람들의 행복이 중요했다면
이젠 제 행복을 찾다 보니
더 도전이 되고 또 용기가 되어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박 선수에겐 어떤 꿈이 더 남아있을까.
"요즘 공연을 하는데 저도 행복하고
보는 분들도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꿈이 조금 더 확실해지고 있는데요.
행복한 섬을 만들고 싶습니다.
크기는 상관없고요.
같이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어요.
후회하지 않을 만큼 노력하고
그 결과에 대해 행복하면 돼요.
저에게 도전은 늘 용기가 되고 힘이 됩니다.
실패 없는 도전은 없잖아요.
49%의 실패는 늘 있다고 생각해요.
51%의 기대를 갖고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죠."
그녀의 당찬 꿈은 짜릿한 플라이보드를 타고
오늘도 어김없이 북한강 위로 날아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