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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강원국의 `직장인의 말하기·글쓰기` ⑧

  • 2016.11.29(화) 08:15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이것이다
가치관은 왜 중요한가?
스토리텔링 시대에 살아남기
막장 드라마를 욕하면서 보는 이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를 불러온 최순실 게이트는 최순실 씨가 대통령 연설문에 손을 댄 사실이 알려진 게 도화선이 됐다. 대통령 연설문이 중요한 것은 연설문의 내용이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토씨 하나도 허투루 써서는 안 된다. 대통령 연설문 쓰기의 엄중함을 알려준 책 `대통령의 글쓰기`가 최근 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8년 동안 대통령의 말과 글을 쓰고 다듬은 강원국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2014년 2월에 펴냈다.

 

저자는 같은 해 12월 '회장님의 글쓰기'도 발간했는데, 이에 앞서 비즈니스워치에 40회(2014년 7월~9월)에 걸쳐 '직장인의 말하기·글쓰기'를 연재했다. '직장인의 말하기·글쓰기'는 '회장님의 글쓰기'의 초본인 셈이다. 글쓰기의 중요성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을 반영, 2년 전에 게재했던 원고를 10회 분량으로 편집해 다시 싣는다. [편집자]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이것이다

목적이 분명해야 지속적으로 쓸 수 있다.

 

글을 쓰는 이유는 다양하다.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서인 경우도 있고, 쓰는 것 자체가 즐거운 사람도 있다. 어떤 이는 써야 하니까 쓰기도 한다. 솔직히 나는 글을 쓰는 게 기쁨이라고 말하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아직 그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 나에게 글쓰기는 고통일 따름이다. 하지만 의도적으로라도 글 쓰는 목적을 갖는 게 좋을 듯싶다. 바로 동기부여 때문이다. 목적이 있어야 지속할 수 있다. 힘듦을 감내할 수 있다. 그래서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글쓰기가 우리에게 주는 효용은 다양하다.

 

글을 쓰면 생각이 정리된다. 펜 끝과 커서를 따라 생각이 발전하고 공부가 된다. 언제 내 머리 속에 이런 생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새로운 생각이 샘솟는다. 생각이 실타래처럼 엉켜 있을 때는 차분하게 글로 써보자. 어느 정도는 정리가 된다.

 

글쓰기는 영향력을 확대한다. 리더십은 말과 글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은 리더 자격이 없다. 훌륭한 리더는 글로써 말을 준비한다. 기업에서 구성원들을 설득하고 변화시키는 요체는 말과 글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입신양명하기 위해 글쓰기는 필수다.

 

글쓰기는 또한 관계도 확장한다. 편지를 쓰고 SNS를 하는 것 모두가 관계를 넓히는 일이다.

 

글쓰기는 위로와 평안을 준다. 치유의 능력이 있다. 가슴속에 맺힌 것이 풀린다. 어렵고 힘든 일을 당했을 때, 글을 써보라. 깊은 곳에서 똬리를 틀고 있던 정체 모를 두려움과 걱정이 수면 위로 올라온다. 정체가 드러난다. 직시할 수 있게 되면 두려움이 힘을 잃는다.

 

글쓰기는 다짐의 효과가 있다. 미국 예일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장차 희망을 물었다. 20년 후에 희망의 성취 여부를 조사했다. 장래 목표를 글로 써서 남긴 사람의 성취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조직의 비전이나 목표, 행동규범을 글로 써서 붙여놓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글쓰기는 나를 들여다보게 한다. 내가 누구인지 알게 한다. 존재를 확인하고 정화하고 성찰하게 한다. 자신을 객관화해서 보는 기회를 준다. 낙서와 일기가 대표적인 경우다.

 

글을 써야 역사의 주인이 된다. 역사는 기록하는 자의 것이라고 했다. 역사만이 아니다. 글로 남긴 사람이 지지 않는다. 옳음을 증명할 수 있다. 적어도 손해 보지 않는다.

 

글쓰기는 돈도 된다. 뉴욕 한복판에 거지 둘이 앉아 있다. 앞쪽 거지 앞에는 눈이 안 보입니다. 도와주세요.’라고 쓰여 있다. 뒤쪽 거지 앞에는 봄이 왔지만,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없습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뒤쪽 거지 앞에만 돈이 모였다. 글의 힘이다.

 

무엇보다 글쓰기는 의사소통의 핵심수단이다. 특히 회사 안에서는 글쓰기가 곧 일하기다. 과거에 글 잘 쓰는 직원은 홍보실에서 사보를 만들거나, 기획실에서 사장 연설문을 썼다. 대부분의 직원은 글과 무관하게 살아도 큰 불편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싫건 좋건 모두가 이메일, 메신저를 해야 한다. 보고서, 기안문, 품의서, 제안서, PT자료 작성 등 대부분의 업무가 글로써 이뤄진다. 당연히 글을 잘 쓰면 업무 효율이 올라간다. 회사 전체적으로 생산성이 높아진다. 글 잘 쓰는 직원이 인재이고, 글머리가 일머리인 시대다.

 

끝으로, 글을 잘 써야 하는 충분한 이유 하나가 있다. 바로 글을 잘 쓰면 멋있다는 점이다. 이것만으로도 글을 잘 쓰고 충동이 인다.

 

 

가치관은 왜 중요한가?

기업에서 가치관이란

 

나그네가 성당을 짓는 세 사람의 석공을 만나게 됐다. 처음으로 만난 석공은 몹시 화난 표정으로 돌을 다듬고 있었다. 나그네가 물었다. “지금 뭐하고 계십니까?” 그러자 석공은 힘든 노동을 하고 있는 게 안보입니까? 두 번째 석공은 나는 성당을 짓고 있습니다.”라며 별 생각 없이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만난 석공은 나는 지금 거룩한 하느님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세 석공은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그 일의 의미는 각기 다르다. 과정과 결과도 틀림없이 다를 것이다. 가치관의 차이다

 

기업에서 가치관이란?

 

회장에게 왜 기업을 하십니까?’라고 물었을 때 그에 대한 대답이다. 나아가 어떤 기업을 만들고 싶으십니까?’에 대한 답변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완수? 직원 행복? 고객 만족? 다 좋은데 이렇게 거창할 필요가 있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치관의 우열은 없다. 좋은 가치관, 나쁜 가치관은 없다. 확고하냐 아니냐의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가치관이 있다는 것은 이미 자신에게 진실한 것이다. 영혼이 살아 있는 것이다.

 

회장의 가치관을 파악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다고 생각한다. 돈만을 생각하는가, 돈 이외의 것에도 관심을 두는지가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은가.

 

이 두 가지를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다. 회장이 평소 하는 말과 의사 결정을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세 번째는 좀 어렵다. 진보인가 보수인가 하는 관점이다. 말하는 것을 보면 대부분이 진보다. 생각을 봐야 한다. 경쟁과 연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소수 핵심인재에 대한 대우는 어느 정도가 적절하다고 보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추종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예측하기 위해서다. 회장의 가치관을 알아야 작은 결정 하나를 할 때도 회장의 생각으로 판단할 수 있다. 회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예측도 가능하다.

 

나아가 회장의 가치관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을 중심으로 구성원의 공유가치가 생기고, 그게 가져오는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한 방향을 보게 되고, 일치된 목소리를 내게 된다. 반대로, 회장의 불명확한 가치관은 직원들을 혼돈에 빠트린다. ‘직원들이 자기 진심을 몰라준다.’고 한탄하는 회장이 많다. 그럴 일이 아니다. 진심은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회장은 자신의 가치관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기회 있을 때마다 말해야 한다. 몇 번이고 글로 강조해야 한다. 그리고 실천해야 한다. 회장의 가치관이 잘못됐다고,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 참모들이 있다. 괜한 고생이다. 회장은 자라나는 청소년이 아니다.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그런 시도는 반드시 실패한다.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게 맞듯이, 회장의 가치관에 맞춰 살면서 그것을 선용하는 게 현명한 길이다.

 

자기는 아무 생각 없으면서 회장 가치관 탓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가치관부터 세우는 게 먼저다. 언제까지 남의 장단에 춤추며 살 것인가. 자신의 가치관이 분명하면 회장과 가치관이 다른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 내가 누군지, 나의 생각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알면 회장도 이해하게 된다. 차이를 인정하고 다른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아량이 생긴다.

 

회장도 도대체 직원들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터트려선 안 된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그 직원의 자유다. 서로 다른 가치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최대한 일치시켜 나가는 게 회장의 역할이다. 그것 하라고 회장이 있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존 코터교수는 가치관 경영을 도입해 성공한 기업을 분석했다. 공유가치로 똘똘 뭉친 조직은 비슷한 업종, 비슷한 규모의 기업에 비해 매출은 4, 주가는 12, 이익은 무려 750%나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그래서 묻는다. 회장의 가치관은 무엇인가.

 

 

스토리텔링 시대에 살아남기

이야기로 풀자

 

회장이 지나가는 말로 한 마디 한다. 강 상무, 요즘 한가한가 봐.”

 

블로그에 글 쓸 시간이 있느냐는 말씀이다. ‘짬짬이 합니다.’하고 말았지만 개운치가 않다. 그럴 시간 있으면 다른 데 더 신경 쓰라는 지적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사실 블로그 글을 쓰는 데 들이는 시간은 많지 않다. 그것 때문에 할 일을 못하진 않는다. 중요한 것은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 어느 만큼의 가치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재미있는 이야기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어렸을 적 할머니 무릎에 누워 옛날 얘기 해주세요.’ 하고 졸랐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선생님들께 밑도 끝도 없이 이야기 해주세요.’ 하고 떼를 쓰던 추억이 있다.

 

세월이 흘러 쉰을 훌쩍 넘긴 나이가 됐는데 이제 와 새삼 이곳저곳에서 이야기에 대해 듣는다. ‘스토리텔링 시대다.’, ‘기업경영은 물론 정치, 관광, 심지어 농업에도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필요하다.’ ‘성공 스토리’, ‘인간 승리 스토리등등 온통 스토리 천지다. 드림 소사이어티의 저자 롤프 옌센(Rolf Jensen)이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자가 아니라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자가 시장을 지배한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이미 우리는 꿈을 팔고 감성이 상품이 되는 사회를 살고 있고, 그 중심에 스토리가 있다.

 

이야기의 가치를 얘기할 때마다 나오는 대표적인 예가 하나 있다. 60Cm 청동으로 만들어진 벨기에의 볼품없는 오줌싸개 동상이 한해 천만 명 가까운 관광객을 불러들인다는 얘기다. 막상 가보면 썰렁하다. 그저 이야기의 힘이다.

 

과거 광고에 나왔던 정주영 회장의 조선소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허허벌판 백사장 지도와 거북선 그림이 그려진 5백 원 지폐를 가지고 영국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그리스 선주에게 주문을 받아냈다는 이야기.

 

선주께서 배를 발주하면 그 증명서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 조선소를 지은 후 배를 만들어주겠다.”

 

언젠가 들은 이야기인데도 광고로 보면서 다시금 뭉클했던 기억이 있다.

 

이제 기업들도 말랑말랑한 이야기를 찾아나서야 한다. 어느 회사나 찾아보면 흥미 있는 얘깃거리는 얼마든지 있다. 단지, 그것이 얘깃거리가 되는지 신경조차 쓰지 않았거나 의식적으로 찾아보지 않았을 뿐이다. 사람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사실과는 다르다. 사실은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사람들은 과정이 궁금하다. 이야기가 과정에 해당된다. 도표나 숫자, 사진은 사실을 전달할 뿐, 감동까지 전해줄 수는 없다. 제품 사진과 대차대조표보다는 그것이 나오기까지 얽혀 있는 이야기를 찾아 거기에 느낌을 불어넣어 전달해야 한다. 스토리가 형성될수록 기업과 소비자 간의 관계는 깊어진다. 사람들은 이야기에 웃고 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있다. 사실에 스토리를 입히는 과정에서 진실이 훼손되어선 안 된다. 그래서는 감동을 줄 수 없다.

 

기업의 대외 관계에서만 스토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사내 문서를 작성할 때에도 이야기는 유효하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는 기본이다. 음식 만드는 것에 비유하면 레시피같은 것이다. 규격화된 것은 재미없다. 여기에 비하인드 스토리가 요리사의 손맛처럼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보고받는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 신문 기사도 스트레이트 기사보다는 박스나 가십 기사에 눈이 더 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아무튼 스토리가 경쟁력인 시대다. 이제 기업에도 CSO(Chief Story Office)가 필요하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CSO까지는 과하다 해도 기업의 영업 방식이나 기술, 제품 즉 기업이 가진 가치를 친근한 이야기로 전달하는 일은 꿈과 감성의 스토리텔링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잘 만든 스토리 하나가 회사를 먹여 살린다.

 

 
막장 드라마를 욕하면서 보는 이유

빠져드는 이야기 만들기

 

경주에 가면 성덕대왕신종과 에밀레종이 유명합니다. 여러분은 어느 종을 먼저 보고 싶은가요?”

 

대부분은 에밀레종을 먼저 보고 싶다고 답한다. 사실 성덕대왕신종과 에밀레종은 같은 종이다. 홍사종의 책 이야기가 세상을 바꾼다에 나오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힘이 세다. 이제 그건 다 안다. 문제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인물, 사건, 배경이라는 스토리 3요소에 충실하라? 진심을 담아라? 감성에 호소하라?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 빠져드는 이야기, 먹히는 스토리가 되기에는 부족하다

 

자기 이야기가 좋다. 그것이 가장 생생하다. 이야기가 없는 사람은 없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내 인생 책으로 만들면 몇 권을 쓰고도 남는이야기가 누구에게나 있다. 없다면 어쩔 수 없다. 남의 이야기라도 빌려와라. 개그맨들이 토크 프로그램에 나와서 하는 얘기가 모두 자기 이야기는 아니지 않은가. 실제 이야기의 주인공보다 더 재미있게 얘기하면 된다

 

영화 보고 나서 그 영화보다 더 재밌게 이야기하는 사람들 많다. 흘러간 노래 리메이크해서 더 맛깔나게 부르는 가수도 많다. 줄거리만 빌려 와서 더 보태고 빼면 그 이야기의 주인은 바로 당신이다. 물론 그것을 자기 이야기인 것처럼 믿게 만드는 책임은 당신에게 있다. 이를 위해 때로는 정직을 가장해야 할지도 모른다.

 

맵고 짜고 독해야 한다. 음식은 싱거운 게 건강에 좋지만 이야기는 그렇지 않다. 조미료가 많이 들어갈수록 좋다. 자극적이어야 한다. 충격적이면 더 좋다. ‘막장 드라마를 욕하면서도 보는 것은 독하기 때문이다. 희로애락 모두가 그 대상이다. 그중에서도 실패하고 좌절한 이야기가 좋다. 성공담은 넘쳐난다. 사람들은 잘난 체하는 이야기가 싫다. 갈등도 좋은 소재이다. 누구나 싸움 구경을 즐긴다. 사랑하고 행복한 이야기보다는 미워하고 헐뜯고 치부를 드러내는 이야기에 더 잘 빠져든다.

 

은밀할수록 좋다. 사람들은 무대 뒤를 궁금해 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특히 그렇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는 흥미 없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좋다. 남들은 모르는 이야기, 남들이 잘못알고 있는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운다. 기자들도 그렇다. 공식 브리핑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들어 달라 사정하면 마지못해 들어준다. 하지만 백그라운드 브리핑에 자기를 빼면 노발대발한다. 그 내용이 별 것 아닌 데도 과민 반응한다. 은밀한 이야기로 포장할 필요가 있다. 공식이 아니라 비공식임을 표방해야 한다.

 

정석보다는 변칙이 통한다. 정석은 예상이 가능하다. 해피엔딩 재미없다. 권선징악은 상투적이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 말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스토리를 만들자. 기승전결, 서론-본론-결론의 뻔한 전개 말고, 한치 앞이 안 보이는 이야기를 짜보자. 반전이 있는 스토리가 강하다. 융합도 방법이다. 웃기는 이야기와 슬픈 이야기를 결합해 웃픈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티저 광고처럼, 추리소설같이 찔끔찔끔 보여주자. 내용이 좋아도 보여주는 방식이 잘못되면 실패한다. 화끈하게 보여주면 재미없다. 일일드라마 늘이듯이 감질나게 보여줘야 한다. 이야기가 힘 있는 건 호기심 때문이다. 보여 달라 채근하다가도 막상 보여주면 떠나는 게 구경꾼이다. 보여 줄듯 말듯 끈적끈적하게 끌고 가야 한다. 뒤에 나오는 얘기가 더 재밌을 것 같은 기대를 갖게 해야 한다. 스스로 상상의 나래를 펼 시간을 줘야 한다.

 

, 이야기를 구성해보자. 그런데 스토리(Story), 플롯(Plot), 내러티브(Narrative)가 있다. 모두 이야기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열한 것은 스토리, 이야기를 필연적인 인과관계로 엮어놓은 게 플롯, 영화적 기법을 동원해 말만으로 기술이 불가능한 것까지를 포함하는 것이 내러티브라고 한다. 복잡하다. 그냥 6하 원칙에 따라 빠진 것 없이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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