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채권단의 금호산업 지분 50%+1주에 대한 인수가격으로 6503억원을 불렀다.
박 회장 측은 21일 "채권단 측에 금호산업 지분 인수가로 호반건설 입찰가보다 22% 높은 6503억원(주당 3만7564원)을 전달했다"며 "지난 4월 본입찰에서 호반건설이 인수가를 제시하면서 무한손해배상 조항, 거래종결까지 주가 변동액 보상 조건 등을 달았던 것을 감안하면 43% 더 높은 금액"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 측은 금호산업의 최근 3개월 주가, 동종업종인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의 3개월 주가를 반영해 금호산업 지분 매수 기준가를 주당 2만5906원으로 계산했다.
이는 채권단 실사가격 3만1000원보다 낮은 것으로, 최근 주가가 떨어진 것이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금호산업 주가는 본입찰 직전 3만3000원대까지 올랐지만 최근에는 1만6000원 안팎까지 떨어져 있다.
박 회장 측은 기준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45%(1만1657원)를 더해 주당 매입가를 3만7564원에 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반건설은 본입찰 당시 채권단 보유지분 전체에 대해 6007억원을 제시했다. 이를 경영권 지분(50%+1주)으로 계산하면 5300억원 가량이다. 채권단은 기대에 못 미친 가격이 나온 당시 입찰을 유찰시킨 뒤 박 회장과 단독 협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지난달 말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50%+1주 매각가격으로 박 회장 측에 1조213억원(주당 5만9000원)을 책정해 제시한 바 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이번 인수 제안가에 대해 "여러가지 면을 고려했을 때 본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가격"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박 회장의 인수 제안가는 채권단 매각 희망가격의 63%에 해당하는 수준이어서 협상은 난항을 지속할 전망이다.
이날 박 회장의 인수가를 받아들고 회의를 열었던 22개 금호산업 채권금융기관들은 오는 25일까지 각 기관이 원하는 매각가격을 취합해 최종 매각가격을 조율키로 했다. 이후 채권단 전체 결의로 매각가를 확정한 뒤 이를 박 회장 측에 통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