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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 서울의료원 매각 무산..'공영개발' 가능성

  • 2015.08.25(화) 17:22

유력 인수후보 삼성·현대차 모두 입찰 포기
서울시 "재매각 추진"..경실련 "헐값 매각 안돼"

매각 예정가격이 1조원에 육박하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부지 매각이 무산됐다.

 

서울시는 매각을 재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낮은 가격에 팔 바에야 공영개발로 사업방향을 바꾸는 게 타당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25일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인 온비드에 따르면 서울시가 추진한 옛 서울의료원 부지(강남분원) 매각을 위한 일반경쟁 입찰이 유효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지난 24일 오후 4시까지 진행된 입찰에는 삼성생명이 단독 응찰했지만 입찰 보증금을 내지 않아 무효 처리됐다.

 

▲ 옛 서울의료원 부지 항공 사진 (자료 : 서울시)

 

◇ 삼성·현대차에도 "뜨거운 감자'

 

서울의료원 부지는 3만1657㎡ 규모로 매각 예정가인 감정평가금액은 9725억원이다. 서울의료원 부지는 종전 제2종 일반주거지역이었지만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돼 용적률이 최대 400%로 높아졌다. 다만 지구단위계획상 전체 공간의 50% 이상은 관광숙박 또는 문화·집회 시설 등으로 채워야 한다.

 

이번 입찰을 앞두고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됐지만 모두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

 

삼성의 경우 2011년 인근의 1만㎡ 규모의 옛 한국감정원 부지를 인수한 바 있어 옛 서울의료원 부지까지 인수해 연계 개발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차 역시 작년 인근 7만9341㎡의 한전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해  이 부지와의 함께 개발하는 방안이 예상됐다.

 

그러나 삼성과 현대차 모두 옛 서울의료원 부지의 활용 가치에 비해 가격이 높아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경우 현대차의 랜드마크가 될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소규모 사업지라는 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작년 10조원을 베팅하면서 '고가 인수' 논란이 나왔던 만큼 추가로 사업을 벌이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이란 게 업계 설명이다. 또 최근 한전부지 개발 기부채납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강남구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배경으로 꼽힌다.  

 

▲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종합발전계획' 개발 예시도(자료: 서울시)

 

◇ 재매각시 저가 논란.. 일각선 "공영개발 해야"

 

서울시는 조만간 재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향후 내부 검토를 거친 후 매각을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재매각할 경우 매각가격을 낮추는 것이 일반적이란 게 걸림돌이다. 2009년 재매각된 성동구 성수동1가 일대 뚝섬상업용지 4구역의 경우 첫 매각 예정가였던 4440억원보다 13% 낮은 3880억원에 예정가가 정해졌다. 이 같은 매각가격 인하는 재정 결손 논란을 부를 수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이같은 점을 지적하면서 서울시가 서울의료원 부지의 민간 매각을 중단하고 공영개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종합발전계획의 방향이 MICE(기업회의 관광 컨벤션 박람회) 산업을 중심으로 한 국제교류지구인 만큼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공영개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시민 재산을 헐값에 재벌에게 팔아넘기는 매각이 유찰된 점은 환영하지만 서울시가 예정 가격을 낮춰 매각을 강행할 계획인 점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 부장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서울시 산하에는 개발사업을 할 수 있는 SH공사가 있기 때문에 개발을 해야한다면 공영개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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