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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댐 붕괴…SK건설, 희망이 절망으로

  • 2018.07.25(수) 10:17

보조댐 1개 상부 일부 유실…마을침수‧수백명 실종
첫 민관사업+공기단축 성과→대형사고 현장 돌변

SK건설이 라오스에서 짓는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내 보조댐 일부가 유실되면서 마을 7개가 침수되고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대규모 재해로 이어졌다. 수일간 내린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사고 원인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무리한 공기단축 등 부실시공 가능성에 대한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SK건설은 시공에 대한 모든 책임이 있는 만큼 사고 수습과 현장 지원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 보조 댐 일부 유실…마을침수에 수백명 실종

25일 라오스 현지 언론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SK건설이 시공하는 세피안 세남노이 수력발전 현장에서 보조 댐 일부가 유실되는 사고가 발생, 50억㎥에 달하는 물이 갑자기 방류돼 인근 7개 마을을 덮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고로 여러 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실종되는 등 대규모 참사로 이어졌다. 라오스 정부는 이 지역을 긴급재난구역으로 선포했다.

라오스에서는 지난 며칠 동안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SK건설은 지난 22일 오후 9시경 보조 댐 상부 일부 유실을 확인, 당국에 신고했고 댐 하부 마을 주민들 대피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비와 인력을 긴급 투입해 보조 댐 유실구간에 대한 긴급 복구 작업에 돌입했지만 집중호우 여파로 댐 접근 도로가 대부분 끊겼고, 호우가 계속돼 복구 작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23일 새벽 3시경에는 본 댐(세남노이) 비상 방류관으로 긴급 방류를 실시했고, 그날 정오쯤에는 라오스 주정부에 추가유실 가능성을 통보했다. 오후 6시경 보조 댐 상부의 추가 유실을 확인했다는 게 SK건설측 입장이다.

 

SK건설은 라오스 정부와 공동으로 인명구조를 비롯해 피해구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장인력과 헬기, 보트와 의료장비, 구호물품 등을 재해 지역인 아타파주(州)에 제공하고 있다.

 

본사와 현장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했으며 안재현 사장 등 경영진이 사고 수습을 위해 라오스 현장으로 출국한 상태다. 이와 함께 본사 인력을 현장에 추가로 파견하고, 폭우가 멈추면 즉시 현장 전 인력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SK건설 관계자는 "라오스 정부와 공조 하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동시에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사태 수습 난항 전망…부실시공 지적도

SK건설은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우선 라오스 현지에서는 폭우가 앞으로 며칠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종자 수색 등 최우선 구조 활동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사고 원인을 두고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SK건설은 폭우에 의한 천재지변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무리한 공기단축 등으로 인한 부실시공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SK건설은 지난해 3월31일 세남노이 댐 공사를 마치고 물을 채우는 임파운딩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에 대해 SK건설은 "향후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대비해 계획보다 4개월 앞서 댐 공사를 마무리하고 담수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 SK건설은 지난해 3월 라오스 세남노이 댐을 완공하고 담수를 시작했다. 이는 당초보다 4개월 가량 공사시간을 앞당긴 것으로 이 프로젝트 현장에서 보조 댐 일부 유실이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부실시공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 프로젝트는 볼라벤 고원을 통과하는 메콩강 지류를 막아 후웨이막찬과 세피안, 세남노이 등 3개 댐과 발전소를 짓고 낙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판매하는 사업이다.

 

SK건설은 2012년 한국서부발전을 비롯해 태국과 라오스 현지 업체와 함께 이 사업을 따냈다. 사업권을 따냈을 당시 국내 민간기업과 공기업이 해외에 나가 펼치는 첫 민관합동사업으로 주목받았다.

 

이 프로젝트 사업자인 합작사 PNPC(세피안-세남노이 전력사업) 지분 구조를 보면 SK건설과 한국서부발전이 각각 26%, 25%를 갖고 있으며 태국 RATCH와 라오스 LHSE는 각각 25%와 2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건설은 발전소 시공 부분을 도맡았고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도 SK건설에 있다.

 

SK건설은 2013년 11월 착공해 본 댐 2개는 완공했고, 보조 댐 5개중 다섯 번째 댐을 시공하고 있었다. 내년 2월 상업운전을 앞두고 현재 92.5%의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SK건설은 시공뿐 아니라 향후 발전소 운영을 통해 연간 총 전력판매액으로 예상되는 1300억원의 배당수익도 추가로 받는 사업구조였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프로젝트 지연이 불가피할 뿐 아니라 향후 해외 수주에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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