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2020년 부동산 공시가격도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현실화율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아파트(공동주택)의 경우 시세 9억원 이상 주택이 현실화율 개선 대상이며 30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 현실화율은 최대 80%까지 높아지게 된다.
이와 함께 공시가격 산정 시 발생하는 오류를 줄이기 위해 담당자들의 전문성과 책임을 강화하고, 공시관련 통계를 지속적으로 공개해 투명성을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더해 국토부는 내년 중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을 마련해 공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17일 '2020년 부동산 가격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그 동안 낮은 현실화율과 고가-중저가 부동산 간 현실화율 역전문제, 일부 오류로 인한 신뢰성 부족 등 여러 비판이 제기된데 따른 조치다.
이에 국토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향 ▲불균형성 해소 ▲제도 전반의 신뢰 강화를 향후 가격공시 정책 추진방향으로 제시하고 2020년부터 강도 높게 실천한다는 계획이다.
◇ 9억 이상 주택, 시세 반영하고 현실화율도 대폭 개선
공시가격 현실화율 개선 대상은 시세 9억원 이상인 주택이다. 시세 3억~6억원인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68.6%인데 반해 15억~30억원대의 고가 아파트는 67.4%에 그치는 역전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우선 내년 공시가격에는 올해 시세변동분을 충실히 반영하기로 했다. 여기에 가격대별로 차등해 목표 현실화율을 설정하고 공시가격 산정 근거로 삼는다.
9억~15억 아파트의 경우, 현실화율은 70%까지 개선한다. 15억~30억원인 주택은 75%, 30억원 초과인 초고가주택은 80%까지 현실화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개선 대상은 올해 공시가격이 해당 현실화율에 미만인 주택에 한한다. 현실화율이 낮고 시세가 높을수록 현실화율을 끌어올려 해당 가격대의 목표 현실화율에 맞춘다는 것이다. 현실화율이 이미 목표치에 도달한 주택이라면 시세변동률만 공시가격에 반영된다.
단독주택의 경우 9억원 이상 고가주택 현실화율을 55%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실화율 제고 방식은 아파트와 같고 가격대에 따라 상한선만 다르다.
김영한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현실화율을 개선하면 중저가 주택보다 현실화율이 낮았던 역전현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지는 영세자영업자가 많은 전통시장을 제외한 모든 토지에 대해 7년 이내에 목표 현실화율인 70% 수준에 도달할 수 잇도록 현실화율 제고분을 균등하게 반영할 예정이다. 올해 토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은 64.8%였다.
국토부는 이 같은 현실화율 제고방식을 적용하면 2020년 가격공시를 통한 부동산 유형별 현실화율이 올해보다 아파트는 1%포인트, 표준단독주택과 표준지는 각각 0.6%포인트와 0.7%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 조사 책임 강화…공시정보 공개 확대
국토부는 공시가격 산정‧평가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개선하고 신뢰성 확보를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개별부동산 가격 산정에 적용되는 비교 표준부동산 선정 기준을 구체화하고,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도 공시가격 차이를 결정하는 층‧호별 효용비 산정기준을 업무요령에 반영하기로 했다.
주택에만 규정된 공시비율(2005년 이후 80%)을 내년부터 폐지해 단독주택 공시가격 역전현상도 점진적으로 해소한다. 주택은 산정된 기초가격에 공시비율을 곱해 결정했는데, 올해 공시가격부터 시세 산정 후 현실화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개선되면서 공시비율 존치 필요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또 공시가격 산정‧평가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없애기 위해 조사기관 책임성과 검증체계를 강화한다. 한국감정원은 단계별로 철저한 검증책임을 부여하고 오류에 대해서는 공동책임을 부과한다. 이에 감정원은 2021년부터 공시업무 전문성 제고를 위한 공시전문 자격제도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공시지가를 담당하는 감정평가법인은 법인 차원 검증 절차를 의무화해 책임성을 강화하고, 성과평가를 기반으로 공시물량을 차등 배정할 계획이다.
'깜깜이 공시' 논란 해소를 위해 공시 관련 정보공개도 확대, 투명성도 높인다. 2020년 공시가격 확정 후 가격대별 현실화율 등 공시관련 통계를 공개하고, 향후 공개범위 등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을 안정적이고 투명하게 추진하기 위한 현실화 로드맵을 내년 중 마련하기로 했다.
로드맵에는 최종 현실화율 목표치와 목표 현실화율 도달기간, 현실화율 제고방식 등이 종합적으로 담길 예정이다. 전문기관 연구용역과 관계부처 TF운영, 공청회와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 등 의견수렴을 거쳐 확정된다.
현재 국회에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수립을 위한 법적 근거를 담은 부동산공시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어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 2021년 공시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국토부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해 현실화율을 흔들림 없이 높여 나갈 것"이라며 "공시가격 산정의 정확성과 객관성, 투명성을 강화해 신뢰할 수 있는 공시제도 운영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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