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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시장 격변]'세입자 보호' 3법이 온다

  • 2020.06.11(목) 11:15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발의, 신고제도 발의 전망
'집주인→세입자' 중심이동…부작용 최소화가 관건

임대차 시장 중심이 집주인에서 세입자로 바뀔 조짐이다. 세입자 보호를 위한 ‘임대차 3법’이 국회에서 본격 논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내 집 마련이 부담스런 세입자들에게는 희소식이다. 하지만 큰 변화에는 부작용도 따르기 마련, 일시적인 임대차 시장의 가격 불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임대차시장 변화의 주요 내용과 이에 따른 시장 변화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면서 주택 임대차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세입자 보호를 위한 이른바 '임대차 3법'(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갱신계약청구권) 제정을 위한 입법이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임대차 3법이 도입되면 주택 임대차 시장의 중심은 집주인에서 세입자로 이동하게 된다. 서민 주거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집주인들의 반발과 일시적인 전셋값 상승 등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 임대차3법 논의 본격화

문재인 정부는 출범 후 서민 주거안정을 주택 정책 핵심과제중 하나로 삼았다. 이를 위해 임대사업자 등록을 독려하는 등 여러 정책을 펼쳤다. 정부가 직접 임대주택을 관리해 집주인의 손바뀜으로 인한 세입자 불안, 임대료 급등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서민 주거불안을 해소하는데 한계가 있다. 여전히 임대주택으로 등록되지 않은 집이 많고, 전월세 가격은 집값 상승세와 함께 꾸준히 오르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불안과 주거비 부담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임대차 3법은 20대 국회에서도 꾸준히 거론돼 왔다. 하지만 여야가 팽팽히 대립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는 못했다.

임기를 시작한 21대 국회는 거대 여당으로 구성된 만큼 상황이 다르다. 정부 정책 방향에 발맞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관련법을 발의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세입자 권한을 더욱 강화하는 법안까지 예고되고 있다.

우선 민주당 윤후덕 의원(대표발의)은 지난 5일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전월세상한제는 임대료 증액을 연 5%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이 계약 만료 6개월~1개월 전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1회)하면 집주인(임대인)이 이를 거절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통 전세계약이 2년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세입자 입장에서는 최대 4년 동안 해당 전셋집에서 거주할 수 있고 전세금 인상에 대한 부담도 이전보다 줄어들게 된다.

이보다 더 강한 내용을 담은 법안들도 거론되고 있다. 21대 총선 민주당 공약집에 담긴 내용 중 계약갱신청구권을 1회가 아닌 임차인이 원하는 대로 무기한 행사할 수 있게 하는 것과,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가 나가고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을 체결할 때도 원래 계약 금액의 5% 이상 올리지 못하는 등의 내용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유럽 주거복지 선진국 수준이다.

독일의 경우, 민간임대 50%가 넘어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임차인이 원하면 장기간 거주할 수 있고, 임대료 인상 역시 표준임대료(미트슈피겔, Mietspiegel)를 기준으로 10% 이상 올릴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민주당에선 주택 매매처럼 임대차 계약(전월세)도 실거래가를 신고하는 전월세신고제도 발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집주인들의 임대소득이 공개되고, 집주인들의 가격 인상에도 제약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 취지 좋지만…부작용은 어떻게? 

임대차 3법이 도입될 경우 임대차 시장의 중심은 집주인에서 세입자로 이동하게 된다. 이전에는 별다른 규제없이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져 집주인들의 권한이 강했다.

반면 임대차 3법이 도입되면 전월세 가격 인상 폭이 제한되고, 계약갱신 역시 세입자가 원하면 연장할 수 있어 실질적인 주도권은 세입자가 갖게 된다. 이를 통해 세입자들의 주거안정과 주거비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는 게 정부‧여당이 기대하는 효과다.

하지만 새로운 규제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집주인들이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에 가격(임대료)을 올리는 등의 방법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급증하고 원하는 수준의 전셋집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임대차 3법은 세입자들의 주거안정에 도움이 되지만 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전셋값 인상이 제한적이고 계약갱신도 세입자가 주도하는 까닭에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이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차 시장에서 세입자는 월세보다 전세로 집을 임차했을 때 주거비 부담이 적어(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세가 월세보다 주거비 부담이 10~15%가량 적다) 전세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이어 고 교수는 "주거비 부담이 적은 전세제도는 내 집 마련 과정에서 디딤돌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약갱신청구권을 무기한으로 주기보다는 2+2 정도가 적당하다"며 "다만 이 역시 집주인들이 본인 집에 거주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경우 등을 고려해 예외조항을 잘 다듬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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