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집값이 마이너스로 전환했습니다. 한여름에는 아프리카보다 더워 대프리카로 불리는 대구인데요. 그 동안 집값과 청약 열기도 무더운 여름 날씨 못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수급에 장사 없다고 했나요. 지난 몇 년간 분양 봇물이 터지더니 집값이 결국 떨어지기 시작한 건데요.
그렇다면 수도권은 어떨까요. 최근 집값 고점 인식에 따른 부담과 대출규제 등으로 수요가 위축, 상승세는 둔화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여전히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 하락 전환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대구, 공급 넘치자 집값 빠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주보다 0.02%포인트 축소된 0.2%를 기록했는데요. 갈수록 내리막 기울기가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수도권도 0.02%포인트 빠진 0.21%, 서울은 0.01%포인트 줄어든 0.13%인데요. 집값 상승폭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주 가장 눈에 띄는 지역은 대구인데요. 지난해 5월 첫째 주 이후 약 1년 반 만에(80주) 하락 전환, 주요 시‧도 기준으로 세종과 함께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대구는 수도권만큼 부동산 시장 열기가 뜨거운 지역이었는데요. 주요 도심 정비사업 등 개발 호재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분양물량도 상당했고 청약 경쟁률도 높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대구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는데요. 그 여파로 당시 집값도 일시적 하락세를 보인 바 있습니다. 그러다 코로나19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면서 집값은 다시 상승 전환, 점차 낙폭을 회복하더니 올 2월 마지막 주에는 상승률이 0.44%까지 치솟기도 했는데요. 최근 들어서는 상승폭이 빠르게 축소, 약보합을 유지하다 결국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충분한 주택 공급이라는 설명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은 신규 입주와 미분양 물량 부담 등을 대구 집값 하락 이유로 꼽았는데요. 전문가들 분석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대구는 활발한 정비사업과 택지 등을 통한 주택공급이 많았고, 이 영향으로 약보합세를 보인 기간이 꽤 길었다"며 "내년에도 2만 가구, 이듬해에도 3만 가구 넘는 입주 예정 물량이 있어 집값 조정 기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상승폭 둔화하는 수도권은?
뜨거웠던 대구 집값의 하락을 보면서 최근 상승폭을 빠르게 줄여나가고 있는 수도권 집값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지 않을까라는 예상을 하는 분도 계실텐데요.
실제 서울 주요 자치구들의 집값 상승폭 기울기도 내리막을 향하고 있습니다. 용산구도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이촌동과 한남동 위주로 0.25% 오르긴 했지만 전주보다는 상승폭이 0.02%포인트 줄었고요.
집주인들이 웬만해선 호가를 내리지 않는다는 강남지역도 상승폭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강남구는 전주보다 0.01%포인트 축소된 0.18%, 서초구는 0.02%포인트 줄어든 0.21%를 기록했는데요. 잠실과 문정동 등 상대적으로 저평가 단지 위주로 오른 송파구 정도만 전주보다 상승폭이 0.01%포인트 확대되며 0.19%로 나타났습니다. ▷관련기사: [르포]"목탁소리만 나면 절간이에요"…강남 아파트도 '꽁꽁'(11월18일)
전세시장도 세입자들의 걱정과는 달리 하향 안정화되고 있습니다. 전국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전주보다 각각 0.01%포인트 줄어든 0.15%와 0.11%를, 수도권은 0.02%포인트 축소된 0.16%를 기록했는데요.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수도권 집값의 하락 전환을 예측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 판단입니다.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에도 아직 수도권은 수요에 비해 주택 공급이 부족한 까닭입니다.
김규정 소장은 "대구 등 일부 지역의 집값 하락은 주택 공급이 넘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인근 지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하락세를 확산시킬 수준은 아니다"며 "수도권의 경우 근본적으로 주택 수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 하락 전환은 아직까지는 쉽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이와 함께 부동산 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대선' 변수도 있고요. 한동안 매수자와 매도자 간 팽팽한 눈치싸움이 계속 될 수밖에 없죠.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종합부동산세 고지서 도착이 임박해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세금 중과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도 "세금 중과는 지난 6월1일 대상자가 확정되면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 다주택자 보유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하는데요.
이어 "가계대출 관리로 급감했던 주택 매매 거래량이 한국은행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과 1주택 비과세 기준가격 상향,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 이슈 등과 맞물려 매수-매도자 줄다리기 흐름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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