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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하향 안정?…'대구·세종'에 답 있다

  • 2021.11.24(수) 15:45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집값 하락세…결국 '공급'
최근 3년 주택 공급 쏟아져…입주예정 물량도 충분

대구광역시와 세종특별자치시가 전국 시도(광역‧특별자치시 및 도) 가운데 유일하게 집값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세종시가 지난 5월을 기점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기 시작한데 이어 최근에는 약보합세를 유지하던 대구도 하락 전환했다.

이들 지역은 지난 몇 년간 주택 공급이 활발했던 지역이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입주 예정물량도 여유가 있어 당분간 집값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대출규제 등으로 매수 수요가 줄고 있는 수도권 집값이 상승폭을 줄여가고 있는 가운데, 집값이 하향 안정되기 위해선 충분한 공급이 필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세종 이어 대구 집값도 '마이너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기준 전국 시도 가운데 대구와 세종 집값(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세종시는 0.12% 하락하며 전주보다 낙폭을 0.02%포인트 키웠고, 대구도 0.02%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세종시는 지난 5월 셋째 주(-0.1%)부터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 6개월(27주)째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집값이 고공행진하던 기간에도 세종시만 유일하게 집값은 내리막 곡선을 그렸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대구의 경우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집값이 상승폭을 확대하던 시기에 반대로 상승폭을 축소하며 약보합세를 보였다. 10월 들어 0.01%의 상승률을 유지하며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11월 둘째 주에 보합(0%)을 기록한데 이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들 지역 집값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주택 공급이 풍족했던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대구는 2018년부터 작년까지 3년 동안 총 8만5011가구가 공급됐다. 올해도 2만6000가구가 넘는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향후 입주 예정물량도 여유가 있다. 올해는 작년보다 1000가구 가량 많은 1만6510가구가 입주할 예정인 가운데 내년에는 2만780가구, 이듬해에는 3만4128가구에 달한다.

세종시도 다르지 않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1만7371가구를 분양했고, 작년에는 5655가구, 올해는 7668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각종 개발 호재로 한 때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충분한 주택 공급이 시장을 안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구와 세종은 주택 공급 물량이 늘면서 안정세로 접어든 분위기"라며 "특히 대구는 미분양 적체와 저조한 청약 성적을 보이고 있고 내년과 후년에도 아파트 입주가 크게 늘어날 예정이라 시장 안정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 억제? 공급 충분해야 집값 안정

대구와 세종 주택시장은 집값 안정에 총력을 쏟고 있는 정부 정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집값이 궁극적으로 안정화되기 위해선 수요 억제 뿐 아니라 충분한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초부터 수요 억제를 위한 규제 일변이었고 이는 오히려 집값 불안을 심화시켰다. 지난해부터는 주택 공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 주택 공급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면서 공급대책을 통한 집값 안정 효과도 기대 이하였다. 올해도 서울 분양 물량은 1만 가구에 미치지 못해 수요를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관련기사: 올해 1만 가구도 못 채운 서울 분양…둔촌주공 등 내년으로(11월22일)

최근에는 너무 높아진 집값에 대한 부담감과 금융권의 대출문턱까지 높아지면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매수 수요가 일시적으로 잠잠해진 게 주된 원인인데, 잠재적 내 집 마련 수요가 여전해 집값의 하락 전환을 예측하기는 이른 시기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내년 대선 등 변수에 따라 집값은 언제든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최근 주택 매수 수요가 줄면서 정부는 시장이 안정되고 있다고 평가하지만 수요 감소만으로는 근본적 안정세라고 평가하기 이르다"며 "확실한 안정을 가져오려면 주택 공급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 상승폭 축소는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과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 대출규제 등의 영향인데 공급이 충분하지 않으면 언제든 가격은 다시 상승폭을 확대할 수 있다"며 "대구와 세종에서 볼 수 있듯이 공급이 충분한 상태에서 수요도 줄어야 집값이 하향 안정화 흐름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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