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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안 해'…LH 전세임대, 60% 계약 포기한 이유는

  • 2022.10.04(화) 15:27

올해 전세임대 입주자 계약률 40.4%
수도권 보증금 1.2억~2.4억 지원 그쳐
지원한도 부족·까다로운 절차에 '외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세임대주택' 입주 대상자 3명 중 1명은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세에 비해 턱없이 낮은 전세보증금 지원금과 까다로운 계약 절차 탓이다. 서민 주거 지원을 위해 만든 제도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4일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세임대주택 입주자로 선정된 5만5254건 중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건은 2만2311건으로 계약률이 4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률은 입주 대상자 중 계약을 마치고 입주한 비율로, 계약 대상자 3명 중 1명만 입주해서 실제 지원이 이뤄지고 나머지 2명은 스스로 계약을 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2005년 도입된 전세임대주택 제도는 지원 대상자가 입주를 희망하는 주택을 찾으면 LH가 해당 집주인과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저렴한 가격으로 재임대하는 사업이다. 

△일반 △청년 △신혼부부(Ⅰ·Ⅱ) △다자녀 유형으로 구성되며, 지원 대상자는 월 임대료로 전세지원금 중 임대보증금을 제외한 금액에 대한 연 1~2%의 이자를 납부하면 된다. 

그러나 계약률이 갈수록 떨어져 제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전세임대주택 일반 유형은 1만6515건이 선정됐으나 계약은 5507건(계약률 33.3%)만 체결됐다. 일반 유형 계약률은 2020년 48%, 2021년 45.6%에서 올해 30%대로 급감했다. 

다자녀 유형의 계약률은 지난해 64.4%에 달했으나 올해(1~7월)는 2521건 선정에 232건만 계약, 계약률이 9.2%에 불과했다. 지원 대상자 10명 중 9명은 전세임대 계약을 포기한 셈이다. 

신혼부부 유형도 지난해 54.3%에서 올해 32.2%로 하락했다. 청년 유형만 지난해 51.5%에서 올해 53.4%로 소폭 상승했으나, 계약률이 겨우 절반을 넘긴 상황이다. 

실수요자들이 제도를 외면하는 데는 가파르게 오른 전셋값을 따라가지 못하는 '지원 한도'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수도권 기준 전세임대 지원 한도액은 △일반 유형 1억2000만원 △청년 유형 1인 1억2000만원, 2인 1억5000만원, 3인 이상 2억원 △신혼부부 Ⅰ유형 1억3500만원, Ⅱ유형 2억4000만원 △다자녀 유형 1억3500만원까지다. 

지원한도액을 초과하는 전세주택은 초과하는 전세금액을 입주자가 부담할 경우 지원가능하다. 다만 전세금 총액은 가구당 지원한도액의 150% 이내(셰어형은 200% 이내)로 제한한다. 

그러나 KB부동산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7709만원, 수도권 평균 전셋값은 4억6853만원으로 지원 한도를 훨씬 웃돈다. 서울 단독주택(3억9813만원), 연립주택(2억5294만원)도 마찬가지다. 

LH의 전세임대 대상이 될만한 주택을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인 셈이다. 주택 물색 기간 6개월 내 집을 구하지 못하면 대상자 선정은 무효가 된다. 

아울러 전세임대는 LH의 권리 분석을 거쳐 계약이 이뤄지는데, 집주인이 이런 검증 절차를 꺼리면서 계약 성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홍 의원은 지적했다. 

홍 의원은 "정부지원 한도금액이 시세를 따라가질 못하고 있다"며 "정부 지원 한도에 맞추려면 교통·거주 환경 등이 열악한 지역으로 가야 하는데 이는 계약을 포기하는 결정적 이유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토부는 지원한도를 시세까지 맞추도록 예산을 확보해 취약계층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LH 측은 "정부부처와 협의해 전세임대 정부지원단가 인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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