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시장 연착륙 대책으로 규제지역을 연이어 풀고 있다. 지난 9월 21일 조정대상지역 101곳 중 41곳을 해제했고, 투기과열지구도 43곳 중 4곳을 해제했다. ▷관련기사 : 인천·세종 투기과열지구 풀린다…지방은 '일제 해제'
12월로 예정됐던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11월에 당겨 개최해,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을 추가로 해제하겠다는 계획도 예고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과거 주택시장 변화에 따른 규제지역 해제의 흐름과 일치한다고 평가하며 예측가능한 절세 활용법까지 고민하고 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벗어나는 주택에 대한 절세포인트를 이장원 세무사(장원세무사 대표)에게 물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는 주택은 얼마나 세금이 줄어드나
조정대상지역 주택은 비조정대상지역 주택에 비해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에서 모두 세금이 중과되는 특징이 있다.
다만, 양도세 중과는 내년 5월 9일까지 유예돼 있고, 종부세 중과는 올해분은 이미 과세됐고, 내년은 중과세율을 없애는 정부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중이어서 당장 큰 영향은 없어 보인다.
가장 큰 부분은 취득세이다. 일반 취득세(1~3%)도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중과(2주택 8%, 3주택 12%)되고 있고, 증여취득세도 조정대상지역 내 시가표준 3억원 이상이면 기존 3.5%에서 4배 가까이 높은 12%를 적용받는다. 증여자가 다주택자이면 중과된다.
그래서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주택을 증여하는 경우 취득세 중과세율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 11월이나 12월에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다면 바로 증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11월에 해제되더라도 당장 증여할 이유가 있을까
조정대상지역 여부도 중요하지만, 2023년부터 증여취득에 대한 취득세 과세표준이 바뀐다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변화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증여취득세 과세표준이 공시가격기준이지만, 2023년 1월 1일부터는 시가인정액이라는 것을 사용하도록 바뀐다. 시가인정액은 취득일 전 6개월부터 취득일 후 3개월 사이의 매매사례가액이나 감정가액, 공매가액 같은 것이 있는 경우 이것을 시가로 보는 기준이다.
예를 들어 시세로 20억원이며 공시가격이 14억원인 아파트를 증여하는 경우 올해까지는 14억원에 증여취득세율을 곱하지만, 내년부터는 20억원에 증여취득세율을 곱하는 차이가 발생한다. 아파트의 경우 같은 단지에서 같은 규모의 아파트가 20억원에 매매됐다면 그 가액을 기준으로 증여취득세를 과세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주택을 올해 안에 증여한다면, 조정대상지역 중과도 피하고, 달라진 증여취득세 과세표준도 피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 앞으로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될 지역은 어디가 될까
정부 입장 자체가 시장의 연착륙이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갈 것이다. 사견이지만 이번에는 세종과 인천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과 연결된 경기도를 제외한 지역이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9월에 경기도 5곳이 포함됐는데, 이 경우는 시장 상황을 살피기 위한 수순이었을 것으로 본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는 이번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풀릴 가능성이 있다.
예전에 2007년~2009년에도 같은 흐름이었다. 그 때는 투기지역이 대상이었는데, 6회 정도 나눠서 풀렸다. 서울과 인접한 곳은 단계적으로 풀렸고, 가장 늦게 풀린 곳이 강남3구였다. 아마 조정대상지역 해제도 강남3구까지는 상당히 오래가지 않을까 싶다.
-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될 곳이라면 뭘 준비해야 하나
요즘 생각보다 문의가 많은 것이 일시적 2주택이다. 종전에 주택이 있고, 하나를 더 산 경우인데,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산 경우도 있지만, 사고 나서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경우도 있다.
세법상 일시적 2주택 양도세 비과세를 받으려면 2년 아니면 3년 안에 종전주택을 양도해야 하는데, 지금은 시장에서 사실상 거래가 없다.
거래가 되지 않으면 비과세를 받지 못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 부담부증여를 하거나 자녀에게 저가양수도를 해서 종전주택을 빨리 처분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더욱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경우라면, 증여취득세 부담까지 크게 덜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연말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대비해서 미리 증여취득 계약서를 써 두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