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하락 폭이 다시 확대했습니다. 새해 들어 지속해 낙폭이 줄다가 6주 만에 다시 하락 속도가 빨라진 건데요. 집주인과 매수자의 희망 가격 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정부의 규제 완화 등으로 거래량은 다소 살아나는 흐름입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반년 만에 1000건을 넘어섰는데요. 거래는 늘었지만 급매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낙폭이 커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아파트값 낙폭 다시 확대…하락 거래 위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첫째 주(6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49% 하락하며 전주(-0.38%)보다 낙폭이 커졌습니다. 앞서 정부가 1.3 대책을 내놓은 뒤 5주간 완화하던 하락세가 다시 가팔라진 겁니다.
수도권(-0.44%→-0.58%)과 지방(-0.32%→-0.40%)의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하락 폭이 6주 만에 확대했고요. 서울도 -0.31%를 기록하며 하락 폭이 다시 커졌습니다.
서울에서는 강서구의 낙폭이 여전히 가장 컸습니다. -0.58%를 기록했는데요. 금천구(-0.51%→-0.57%)와 관악구(-0.40%→-0.47%)의 경우 전주보다 되레 낙폭이 확대하며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새해 초부터 이어진 정부의 규제 완화에 더해 최근 시중 대출금리까지 내려가면서 매수 문의와 거래량은 소폭 늘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주로 급매 위주의 하향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도인과 매수인 간 희망 가격 격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은 영향으로 관망세가 유지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거래 활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소 살아난 주택 거래량…침체 흐름은 지속
부동산원의 설명처럼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는 흐름입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066건(2월 10일 기준)을 기록했는데요. 지난해 6월(1067) 이후 반년 만에 1000건을 넘어섰습니다.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거래에 숨통이 트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정부가 적극적인 시장 연착륙 의지를 보이면서 거래량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다만 이런 분위기가 수요자들의 적극적인 매수를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심각한 거래절벽이 다소 완화한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제 매수심리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는 않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6으로 지난주(66.5)보다 0.5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매매수급지수가 100 이하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인데요. 이 지수는 1월 첫째 주 이후 지속해 오르더니 6주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이번 주에는 정부가 '1기 신도시 특별법'을 발표했다는 점도 눈에 띄는데요. 특별정비구역에 지정되면 안전진단 면제와 용적률 상향 등의 혜택을 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관련 기사: 분당·일산 1기 신도시도 '용적률 500%' 넘본다(2월 7일)
부동산 시장 활황기에는 이런 개발 계획이 발표되면 호재로 인식돼 해당 지역의 집값이 들썩이곤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워낙 침체 흐름이 뚜렷하다 보니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입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팀장은 "현재 주택 시장이 침체해 있어 수요 움직임이 제한된 데다가 국회 논의 과정에서의 세부 내용의 변경 등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당장 수혜 지역들의 매매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