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하락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규제 완화에 더해 금리 인상 기조도 차츰 완화하면서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다소 바뀌고 있는 듯한데요.
서울의 경우 여전히 급매 위주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일부 주요 단지에서는 상승 거래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분양 시장에 불었던 찬바람도 다소 사그라드는 분위기도 엿보이고요. 과연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립니다.
송파, 정비사업 훈풍 등으로 낙폭 축소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셋째 주(2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38% 하락하며 전주(-0.43%)보다 낙폭이 줄었습니다. 2주째 하락세가 둔화한 건데요. 올해 전체를 보면 한 주를 제외하고 낙폭이 지속해 줄고 있습니다.
수도권(-0.49%→-0.44%)과 지방(-0.36%→-0.32%)의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하락 폭이 줄었고요. 서울도 -0.26%를 기록하며 2주째 하락세가 둔화했습니다.
서울에서는 서초구의 움직임이 눈에 띄는데요. 이번 주 매매가격 변동률이 -0.07%를 기록하며 다시 보합세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송파구의 경우 최근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와 올림픽훼밀리타운아파트, 한양1차아파트 등이 안전진단을 통과하는 등 정비 사업에 훈풍이 불고 있죠.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면서 낙폭이 전주 -0.19%에서 이번 주 -0.13%로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함께 '영끌족'이 몰렸던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지역의 낙폭은 여전히 큰 편인데요. 이중 금천은 -0.54%를 기록했습니다. 전주(-0.57%)보다 줄긴 했지만 서울에서 하락 폭이 가장 컸습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추가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심리로 매수인 우위 시장이 지속되며 급매 위주로 거래 이루어지고는 있다"면서도 "규제 완화 조치와 대출금리 하락 영향으로 주요 단지 상승 거래가 일부 발생하며 하락 폭이 축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분양시장 분위기도 변화…"연착륙 가능성 커져"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낙폭이 지속해 축소하며 지난해와는 다소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는데요. 이는 정부의 규제 완화와 시중 대출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23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등 금리 인상 기조가 완화하는 흐름도 나타나고요. ▶관련 기사: '금리공포' 한숨 돌린 부동산…반등 기대는 이르다(2월 23일)
이에 따라 송파구와 노원구 등 지난해 집값 급락한 지역 중심으로 이른바 '바닥론'이 고개를 드는 점도 수요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가격을 낮춰 거래한 비중이 빠르게 늘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다시 급격하게 줄고 있기도 합니다.
직방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하락 거래 비중은 지난해 4월 37.6%에서 12월 67.4%까지 증가했는데요. 1월 이후에는 다시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급락하던 전셋값도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서울 전셋값 변동률(부동산원 기준)의 경우 이번 주 -0.81%를 기록했는데요. 여전히 낙폭이 큰 편이긴 하지만 전주(-0.91%)보다는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분양 시장 분위기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데요. 둔촌주공은 물론 서울 성북 장위자이와 경기광명 철산자이 등 서울과 수도권 주요 단지들이 초기 저조한 성적에서 벗어나 줄줄이 완판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둔촌주공 살리니…서울도 광명·안양도 분양시장 들썩(2월 22일)
다만 이런 흐름이 시장 연착륙으로 이어질 수는 있겠지만 단기간에 반등으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불안 요인들도 여전하다는 지적인데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22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가 부동산 시장 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건산연은 "현재 진행 중인 부동산PF시장의 위기는 올해 상반기 중 중요한 경기 하방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 속도와 정부의 유동성 공급 조치 등 외부적 경제 및 정책 요인에 의해 위험의 가시화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팀장은 "지난해 부동산 규제와 시장 침체 등으로 의사 결정을 미뤄왔던 수요층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PF 등 금융 시장에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미분양 주택 규모가 조금이라도 감소하기 시작한다면 시장이 연착륙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