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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세 공포 여전한데…서울 전셋값 반등 '촉각'

  • 2023.06.07(수) 07:00

한은 "전세 주택 절반이 '역전세 우려'…하반기 위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주 연속 상승…상승 폭 확대
"아파트 역전세 우려 다소 완화…빌라 등 리스크 여전"

올해 하반기 역전세 대란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해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택 매매가와 전셋값이 동반 하락하면서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들이 늘 거라는 우려다.

이런 와중에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반등하는 흐름을 보여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경우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하면서 전셋값 하락세 역시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최근 전셋값이 반등한 아파트 시장은 앞으로 역전세 우려가 다소 완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의 경우 당분간 리스크가 지속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정부가 이와 관련해 추진하는 전세보증금반환대출 규제 완화가 이런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남은 전세 계약 절반이 '역전세·깡통전세'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경제 이슈분석(6월): 깡통전세·역전세 현황 및 시사점'을 통해 전국의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역전세는 전세 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경우를 의미한다.

한은에 따르면 전국의 잔존 전세 계약 중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해 1월 25.9%(51만 7000가구)에서 올해 4월 52.4%(102만 6000가구)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도 역전세 위험 가구 비중이 48.3%(27만 8000가구)로 나타났다.

매매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깡통전세'도 급증하는 추세다. 전국의 남은 전세 계약 중 깡통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해 1월 2.8%(5만 6000가구)에서 지난 4월 8.3%(16만 3000가구)로 크게 늘었다.

지역별 깡통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 /그래픽=비즈워치.

특히 이런 역전세·깡통전세 계약의 만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줄줄이 이어질 거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올해 하반기에는 깡통전세의 36.7%, 역전세의 28.3%의 계약기간이 끝나고, 내년 상반기에는 깡통전세의 36.2%, 역전세는 30.8%가 만기가 된다.

최근의 주택시장 흐름이 지속할 경우 전세보증금 미반환이 늘어나고 주택 시장의 하방 압력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 역전세난 완화…정부 규제 완화 '촉각'

올해 들어 역전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해 나왔다. 특히 지난 2021년 전셋값이 급등할 당시 계약한 전세 만기가 올해 하반기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세가 둔화하고 최근에는 반등 흐름까지 보이면서 분위기가 다소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의 경우 전셋값 역시 반등하고 있는 만큼 역전세 우려가 완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전셋값은 최근 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5월 넷째 주(22일 기준)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01% 오르며 52주 만에 상승 전환한 바 있다. 이어 지난주(5월 29일 기준)에는 변동률이 0.05%를 기록하며 상승 폭이 더욱 커졌다.

주간 전세가 변동률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전세 수요가 늘면서 매물도 줄고 있는 흐름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 5709건으로 석 달 전(4만 9112건)에 비해 27.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에 따라 그간 지적돼 온 역전세난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그나마 서울의 경우 전세가율이 낮은 편이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에서도 아파트 시장 등 가격이 많이 떨어지지 않을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해 초만 해도 집값이 계속 떨어지니 역전세 우려가 굉장히 컸는데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멈춘 지역들이 나타나면서 우려가 조금 줄어든 건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전세사기 등으로 문제가 되는 빌라나 오피스텔의 경우 리스크가 완화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권 팀장은 "빌라의 경우 전세사기 등으로 여전히 불안한 요소가 있다"며 "아파트 시장에서 안정화하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빌라 시장도 차츰 안정화할 수는 있겠지만 시간을 더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정부가 역전세난을 막기 위해 관련 대출을 완화하는 등의 움직임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세금 반환보증 관련 대출에서 선의의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제한적으로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부분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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