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국토부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바꾸면 교통량·편익↑"

  • 2023.10.05(목) 17:00

대안노선 B/C 0.83…기존보다 13.7%↑
대안노선 일 교통량 6000대 더 많아
계속되는 의혹…"제3자 검증·감사로"

서울~양평고속도로의 대안 노선 B/C(비용 대비 편익) 값이 예타 노선보다 13.7% 더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도로는 원안(양서면 종점)에서 대안(강상면 종점)으로 노선이 바뀌면 김건희 여사 일가에 특혜가 간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토부는 이를 전면 부인하며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지만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국감 전 이같은 조사 결과를 내밀었다. B/C 분석 시점의 타당성, 조사 결과의 신뢰성 등 해소되지 않는 의혹은 제3자 검증, 감사 등을 통해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양평고속도로 타당성조사 용역사인 경동엔지니어링의 박상훈 이사가 5일 세종정부청사에서 국토부 기자단에게 노선 B/C값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채신화 기자

노선 바꾸면 '교통량' 쑥…B/C값 0.73→0.83

국토부는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의 예타 노선과 타당성조사 과정에서 검토한 대안 노선의 경제성 비교를 위해 이같은 비용-편익 분석 결과를 5일 공개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는 지난 2008년부터 상습 정체 구간인 6번 국도(남양주~양평)의 교통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건설을 추진, 2021년 4월 예비타당성조사까지 통과했다. 

예타 노선은 감일남로 직결~북광주JCT~양서면JCT로 연장 27km다. 그러나 이후 경제성 등을 감안해 감일JCT~북광주JCT~강하IC~강상면JCT 등 연장 29km로 노선(대안 노선)을 틀었다. 

국토부 이들 노선의 경제성 분석을 위해 지난달 21일 동해종합기술공사, 경동엔지니어링과 계약을 맺고 이달 4일까지 2차 타당성 조사를 부분 재개했다. 

B/C 분석 결과 종점 구간 예타 반영노선이 0.73, 대안 노선이 0.83 수준으로 대안 노선의 B/C가 약 0.1(13.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점 구간은 서울시에 직결되지 않는 대안노선(수도권제1순환선에 연결)을 기준으로 했다. 종점 구간은 예타 노선(북광주JCT~양서면JCT)으로 조정한 종점 구간 예타 반영노선과 대안노선을 비교·분석했다. 

시점 구간을 예타 노선으로 추진하려면 본 사업과 연결되는 도로(감일남로, 위례성대로)의 확장(8→18차로 이상)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아파트·상가 철거 보상비만 약 6000억원 이상이 추가로 소요돼 현실적으로 추진이 어렵다고 봤다.

조건은 △지침(교통투자평가지침7판) △기준연도(2021년) △영향권(서울14개구, 경기도 12개 시·군, 강원도 3개 시·군) △ 국가교통DB(2021년 배포) 등을 동일하게 적용했다. 

사업비는 예타 반영노선이 2조498억원, 대안 노선은 2조1098억원으로 대안 노선이 약 600억원(2.9%)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연장이 약 2km 증가하고 교량 및 터널 갯수가 증가한 영향이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예타노선vs대안노선 B/C값 비교./그래픽=비즈워치

다만 교통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비용 대비 편익이 올랐다. 1일 교통량은 예타 반영노선은 2만7035대, 대안 노선은 3만3113대로 대안 노선의 일 교통량이 6078대(22.5%)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동일한 시점을 기준으로 종점부만 강상면으로 조정할 경우 서울까지 소요 시간이 감소해 중부내륙고속도로-서울 간 교통 수요가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대안 노선의 경우 국토6호선(용담대교~양평IC)의 예상 교통 감소량이 1일 5636대, 국지도88호선(퇴촌광동) 1일 3392대로 예타 반영 노선에 비해 27%, 202% 각각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소되지 않는 의혹은…"감사에서"

이번 B/C값 발표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그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양평고속도로는 예타를 통과한 사업의 노선과 종점이 바뀌었다는 점, 변경된 종점인 강상면에서 500m 떨어진 자리에 김건희 여사 일가 토지가 있다는 점 등에서 특혜 의혹이 나왔다.

여기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7월6일 사업 백지화 선언을 하면서 눈총을 받았고, B/C값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안 노선을 추진한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이용욱 국토부 도로국장은 "예타 때 재정 투입 여부가 결정되면 그 다음에 경제성 있고 환경적이고 실현 가능한 노선을 찾아가는 게 타당성 조사"라며 "그 과정에서 사업비가 15%를 넘어가면 다시 예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교통량이 더 많은 노선을 계속 찾아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B/C 값을 내려면 모든 인력이 달려들어 2~3주 꼬박 밤을 새야 나온다"며" 노선이 바뀔때마다 B/C를 구체적으로 뽑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안 노선의 B/C 값도 원안에 비해 크게 높지 않다는 점에서 노선 변경 당위성에 의문이 나온다. 

시점부를 대안 노선이 아닌 예타 노선을 기준으로 하면 B/C 값의 차이가 더 줄어든다. 예타 노선을 기준으로 종점구간만 대안을 반영한 시나리오에서 예타 노선의 B/C는 0.81, 종점구간 대안 반영노선은 0.89로 9.9%(0.08) 높았다. 

B/C 도출 시점 적절성, 조사 결과 신뢰성 등에서도 의혹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제3자 검증, 감사 등을 통해 밝혀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 국장은 "(B/C 분석 시점이) 과업지시상 나와있는 것과 실제 진행된 것에 문제가 있는지 국회에서 이례적으로 감사해서 징계를 주라고 한 상태"라며 "그에 대해선 감사를 통해 처분하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3자 검증은 결과에 자신 있다"며 "아무리 확실한 결과를 내놔도 야당 쪽에선 설계사를 믿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에 제3자가 검증을 하면 되는 게 아니냐는 게 저희 생각"이라고 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