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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6년째 재개발·재건축 가장 많이 땄다는데…

  • 2024.12.11(수) 06:36

2위 추격 포스코이앤씨, 4.7조 매년 수주액 경신
GS·롯데·HDC현산 등 실적 껑충…수익 회복 조짐  
높은 공사비·원가율, 대외여건 불안 등은 걸림돌

현대건설이 올해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도시정비사업 수주(시공사 선정 기준) 6조원을 돌파했다. 6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 1위를 지킬 것이 확실시 된다. 포스코이앤씨가 바짝 추격하고 있지만 연내 판세를 뒤집긴 불가능해 보인다.

10대 건설사 모두 '수주 1조 클럽'에 들었다. GS건설을 비롯해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에 부진했던 건설사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건설업계는 올해 초 고금리와 공사비 증가로 주택사업 수주에 보수적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정비사업 수주전 분위기는 달랐다. 건설 원가율이 정점을 지났다는 관측 속에 서울 강남·용산 등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물량이 쏟아진 덕이다. 정부의 정비사업 활성화 기조도 한몫했다.

10대건설사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그래픽=비즈워치

1위 현대건설, 작년보다 31% 늘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총 25조555억원이다. 지난해(20조1796억원)와 비교하면 5조원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수주 1위는 6조612억원을 수주한 현대건설이 차지했다. 올해까지 6년 연속 1위 자리를 수성 중이다. 지난달 중순까지 포스코이앤씨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11월30일 4000억원 규모 '마장세림 재건축'에 이어 이달 1조원이 넘는 '신반포2차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며 2위와의 격차를 1조3000억원 이상 벌렸다.

현대건설은 올해 3월 성남 중2구역 재개발(6782억원)을 마수걸이 수주했다. 이어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7740억원)도 따냈다. 이후 △인천 부개5구역 재개발(5139억원) △대전 도마·변동 16구역 재개발(7057억원) △송파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부산 괴정5구역 재개발(7197억원) △방화3구역 재건축(3460억원) △마장세림 재건축(4064억원) △신반포2차 재건축(1조2830억원) 등 총 9곳을 수주했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4조6122억원)과 비교하면 1조4490억원, 31%를 넘어서는 실적이다. 

높은 원가율과 수익성 개선이 어려운 상황에서의 수주와 관련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상반기 원가율이 정점을 찍고 하향하는 추세"라며 "단기간 회복은 어렵지만 6개월~1년 이후부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성이 낮았던) 2021~2022년 착공 공사들이 마무리돼 가는 단계로 수익성 정상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까지 현대건설과 수위를 다투던 포스코이앤씨는 4조7191억원을 수주하며 2위에 안착했다. 포스코이앤씨는 5년 연속 도시정비 수주 실적을 경신 중이다. 올해 수주 실적은 지난해(4조5988억원)보다 2.6%(1203억원) 늘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초 1조3274억원 규모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수주를 시작으로 △고양 별빛마을8단지 리모델링(4988억원) △노량진1 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1조927억원) △마포로1-10지구 재개발(1537억원) △분당 매화마을2단지 리모델링(5544억원) 등 수도권 알짜 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GS 3위 껑충, 삼성·대우 4위 경쟁

3위는 3조1097억원어치 공사를 수주한 GS건설이 차지했다. 지난해 6위에서 껑충 뛴 성적이다. GS건설은 지난달에만 △마천3구역 재개발(1조142억원) △가재울7구역 재개발(3682억원) △신길제2구역 재개발(5536억원) 수주로 2조원 가까운 일감을 따냈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수주액 성장 폭도 가장 컸다. 지난해(1조5878억원)와 비교해 1조5219억원 늘었다.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로 지난해 적자를 내기도 했지만, 선별수주와 재무건전성 회복 등 내실 다지기에 나서면서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4위 경쟁은 치열해 보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조8067억원을 수주하며 지난해에 이어 현재 시점에서도 4위다. 올해 △용산 남영2 재개발(6619억원) △신길2 재개발(5536억원) 등을 수주했다. 내년 1조6000억원 규모 한남4구역 수주를 놓고 현대건설과 경쟁 중이다. 

대우건설은 1조9443억원을 수주해 지난해와 같은 5위다. 주요 사업지로 △신반포 16차 재건축(2469억원) △개포 주공5단지 재건축(6970억원) △부산 괴정5구역 재개발(5889억원) 등이 있다. 

다만 대우건설은 오는 14일 영등포1-11 정비사업(5102억원)을 비롯해 16일 서울 강동 삼익가든맨숀 재건축(5278억원) 등 시공자선정총회를 앞두고 있다. 두 곳 모두 수주에 성공할 경우 올해 수주액은 2조9823억원으로 삼성물산을 제칠 수 있다. 

롯데·HDC현산 약진…DL·현엔·SK 소극적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작년 대비 눈에 띄는 성장을 보였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아이파크 붕괴사고로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가 1794억원으로 줄었지만 올해 1조333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00% 이상 성장했다. 

다만 지난 7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현대아파트 재건축(2742억원) 수주 외에 △대전 가양1구역 △전주 병무청 인근 등 지방에서 사업 대부분을 수주했다. 

지난해 5173억원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던 롯데건설도 올해 1조6436억원 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 5월 안양 종합운동장 북측 주택재개발(4352억원)에 이어 △신반포12차 재건축 △천호우성 재건축 △동대문 전농제8구역 재개발 등 서울 내 주요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이달 말 용산 산호아파트(3135억원) 우선협상대상자로 도급계약 협의를 진행함에 따라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반면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등은 전년 대비 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부진했다. 지난해 수주 실적 3위를 기록했던 DL이앤씨는 올해 1조1809억원을 수주하며 8위로 내려섰다. 지난해 대비 1조1500억원 가까이 줄어든 규모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주택사업 비중을 낮추고 선별 수주를 진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조1383조원을, SK에코플랜트는 1조1185억원을 수주해 각각 9,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정비사업 수주 1조 클럽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해 대비 각각 10.9%, 13.8% 수주액이 감소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4000억원 규모 전농9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총회가 이달 내 내정돼 있다"면서 "총회 개최 시기와 수주에 따라 연내 총 수주 실적은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감 따뒀는데 불확실성 커지면?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달아올랐던 정비사업 수주 경쟁의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한다. 여전히 높은 원가율과 대외 건설환경 악화로 주택사업 부진이 장기화하면 건설사 수익성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탄핵정국과 미국의 트럼프 2기 출범으로 환율 상승, 원자잿값 재부상 우려 등으로 공사비 증가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 여러 대내외적 국면으로 인해 수주 이후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어 수주액이 늘었다고 바로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긴 어렵다"면서 "우량 사업장도 있겠지만 공사비가 올라 수주액이 늘어난 곳도 있어 사업 진행 여부 등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해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가율 개선은 단기간 기대하기 어렵지만 서울 등 주요 사업장들은 사업성이 높아 수익 개선 기대가 있다"면서 "주택사업에서는 그나마 정비사업에 활로가 보이는데, 경쟁력 없는 회사는 도태될 수 있어 브랜드 관리 등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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