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빌딩'을 지어 이름난 시공능력평가 58위 중견건설사 신동아건설이 지난 6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어요.
최근 몇 년간 건설 경기가 악화가 지속하며 미분양 확대, 미수금 증가로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기 때문이죠. 결국 지난달 만기가 도래한 60억원 규모 어음을 막지 못했다고 해요.
신동아건설은 앞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0년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에 들어가기도 했어요. 9년 만인 2019년 워크아웃을 무사히 졸업했지만 5년여 만에 다시 부도 위기에 몰렸어요.
무엇보다 이번에는 워크아웃이 아닌 법정관리를 선택해 그 배경에 시선이 쏠렸죠. 워크아웃은 기업이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자율적인 구조조정 계획에 기반해 기업회생을 진행하죠. 하지만 법정관리는 법원의 통제 아래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고, 회생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하면 청산될 수 있어요. 워크아웃보다 기업 입장에서 불리할 수 있죠.
"협의 시간 없다"…바로 법정관리로
신동아건설은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로 주요 사업장에서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공사미수금이 증가해 유동성 위기를 겪었어요.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현장으로 작년 4월 준공한 타운하우스 '신진주 역세권 파밀리에 피아체 1·2단지'가 꼽혀요. 104가구 분양에 85%가 넘는 89가구(10월말 기준)가 미분양이죠.
신동아건설이 공시한 2023년 별도재무제표에 따르면 2023년 말 미수금 규모는 575억원으로 전년(249억원) 대비 2.3배 늘었어요. 2023년 말 기준 진행 중인 도급공사, 분양공사와 관련된 공사미수금(매출채권)은 2146억원이고요. 공사대금 미청구액도 전년 대비 200억원 이상 늘어난 725억원으로 나타나요.
2023년 말 단기차입금 규모는 319억원으로 전년(149억원) 대비 배 이상 늘었고요. 가용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은 이 기간 334억원에서 59억원으로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어요.
차입금이 늘면서 금융비용도 115억원에서 247억원으로 배 이상 늘었는데요. 2023년 1년 내 갚아야 할 자금만 319억원인데, 이 중 이자로만 247억원이 나간 거예요. 신동아건설이 올해(2025년) 안에 갚아야 할 차입금도 2243억원 규모에 달해요.
이 같은 상황에서 만기가 짧은 어음의 상환 시기가 몰리면서 신동아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돼요.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만기 2~3개월짜리 전자어음이 한꺼번에 몰려 있어 신청 후 개시까지 1~2개월 시간이 걸리는 워크아웃 사전작업을 진행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며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중 선택한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말했어요.
워크아웃을 진행하려면 신청 이후 모든 금융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채권단 75%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해요. 하지만 그게 어려웠다는 점에서 과거와 달리 이번엔 '워크아웃' 선택지가 없었다는 게 이 건설사 측 설명입니다.
실효성 면에서 워크아웃보다 법정관리가 낫다고 판단했을 거란 분석도 나와요. 워크아웃은 금융채권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신동아건설 금융채권은 대부분 담보나 보증으로 묶여있어 실효적 대응이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에요.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채권을 동결한 상태에서 상거래채권을 정상적으로 결제해 나가며 경영 정상화를 추진해야 하는데 담보가 묶여있어 상거래채권의 정상 변제가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워크아웃을 할 수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는 곤란했던 상황으로 본다"고 말했어요.
하도급사 연쇄 부도 가능성은?
한편 이번 법정관리 신청이 신동아건설 하도급 등 협력업체 연쇄 부도로 이어지진 않을 전망이에요. 하도급대금 대부분이 지급보증으로 보호되거나 발주자 직불 형태로 관리되고 있어서예요.
신동아건설의 협력업체는 약 250곳가량인데요. 2023년 말 기준 건설공제조합에 약 2821억원 규모의 하도급대금지급보증을 들었어요. 건설사가 하도급계약 대금 지급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때 공제에서 이를 대신 지급해 주는 제도예요. 공사계약 관련 총 지급보증금액도 1조3573억원에 달해요.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채권도 상당 부분 담보 보증이 있고, 상거래채권은 국토부에서 살펴본 바 하도급 보증 등을 통해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어요. 이어 "통상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 측면에서볼 때 타건설사들과 비교해 금융과 하도급 등 협력업체 등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으로 본다"고 덧붙였어요.
서울회생법원은 4주 안에 신동아건설이 제출한 서류를 검토해 법정관리 개시 여부를 결정해요. 법정관리가 결정되면 신동아건설은 현재 진행 중인 사업장의 자금 계획과 시공사 교체 여부 등을 검토해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해요.
신동아건설은 내부 공고를 통해 직원들에게 "급격한 자금 사정 악화와 누적된 부채로 인해 더이상 정상적 경영활동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면서 "법원 감독과 관리 아래 회사 영업가치를 최대한 보존해 향후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