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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막는 10·15]①"거래 정지"…재개발·재건축도 '꽁꽁'

  • 2025.11.07(금) 06:36

조합원 지위 양도, 재당첨 제한 등 반발 기류
재건축 214개, 재개발 20개 사업 '퇴로' 막혀
자금여력 적은 조합원 반대…"사업 차질 우려"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과 경기 12곳이 규제지역으로 묶여 부동산 거래가 제한되면서, 정비사업 추진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으로 거래가 막히면서 자산이 부족한 조합원들이 사업 추진 자체를 반대하거나 미룰 수 있어서다. 

특히 다주택자의 경우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뿐 아니라 공급 시 1주택 제한, 5년 내 재당첨 제한 등 규제로 반발 기류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수요억제책이 정비사업 부진을 야기해 공급 차질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 재건축 조합설립인가 단계 정비사업장/그래픽=비즈워치 

거래 묶인 정비사업…사업 차질 우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한 경기권 내 신규 규제지역으로 묶인 도시정비사업 추진단지 곳곳에서 사업 차질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개발·재건축을 죽이는 정책'이란 지적까지 나온다. 

도시정비법상 투기과열지구 지정 시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단계부터, '재개발은 관리처분인가' 이후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된다. 즉 조합원으로부터 주택을 매수해도 조합원 지위를 얻을 수 없고 현금 청산만 가능하다. 

또한 분양대상자로 선정된 조합원과 일반분양 대상자는 5년 내 투기과열지구의 다른 정비사업에서 조합원 분양을 신청할 수 없다. 조합원당 주택 공급수도 1주택으로 제한된다. 정비사업 단지 내 다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 재개발 관리처분인가 단계 정비사업장/그래픽=비즈워치

당장 타격을 입는 곳은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재건축 단지,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재개발 지역이다.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따르면 현재 조합설립인가 단계 재건축 사업장은 강남·서초·영등포구 등에 각각 12곳을 포함, 총 16개 자치구에 71곳이 있다. 가로주택정비사업, 소규모재건축까지 포함할 경우 총 214개 사업장이 존재한다.

재건축보다 규모가 큰 재개발 사업장도 적지 않다. 현재 관리처분인가 단계의 서울시 내 재개발 사업장은 총 20곳이다. 성북구와 동작구가 각각 4곳으로 가장 많고, 이어 동대문구(3곳)와 은평구(3곳) 순으로 많다. 용산구, 송파구에도 각각 2곳, 1곳의 재개발 사업장이 관리처분인가 단계에 있다. 

즉 이곳들은 향후 신축 아파트 입주까지 매도 기회가 막히는 셈이다. 중도금 및 이주비 대출도 영향을 받는다. 규제지역 내 1주택 보유자는 해당 주택의 재건축·재개발로 중도금이나 이주비 대출을 받을 경우 추가 주택 구입이 제한된다.

중도금 대출에 대한 보증발급도 강화된다. 비규제지역의 경우 분양가의 5%만 계약금으로 납부해도 되지만, 규제지역은 분양가의 10%를 계약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세대당 보증건수도 기존 2건에서 1건으로 제한된다. 

10·15 부동산 대책 규제지역 지정 효과/자료=국토교통부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10·15 대책은 재개발·재건축을 죽이는 정책"이라며 "특히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단계에서 팔 수 있는 퇴로를 막다 보니 현장에서 정부가 재건축 추진 의지가 아예 없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경우 정책적 판단으로 할 수 있다지만, 투기과열지구 지정 시 거래제한으로 정비사업에 차질을 빚을 것은 불 보듯 뻔한데 이를 추진했다"면서 "정부의 정비사업 활성화가 슬로건에 그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조합원 중 자본 부족으로 중간에 매수를 계획했을 경우 앞으로 처분이 어렵다 보니 사실상 퇴로 자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정비사업 내 다주택자도 공급 시 1주택만 가능해 결국 무조건 하나는 강제 청산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 소장은 "1세대 1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 5년 이상 거주한 경우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지만 재건축·재개발은 실거주보다 대부분 다른 지역에 거주하며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조건을 충족하려면 결국 사업이 지연돼야 한다.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정부의 규제 완화 자체가 아무 소용 없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정비사업 추진 난항…공급에 영향 

정비사업의 추진 성패는 결국 '사업성'에 달렸다. 조합원들의 부담이 커지는 만큼 결국 정비사업 추진 자체가 어려워져 도심 내 주택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통상 정비사업에서 자산 여력이 없는 사람들은 매각하고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들어와 사업을 진행하는 구조인데, 이러한 순환이 되지 않으면 결국 추진 동력을 얻기 어렵다"면서 "수요를 억눌러 분양 리스크도 커진 상황에서 이들이 사업 추진을 반대하면 결국 진행이 어렵고, 곳곳에서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앞서 '9·7 공급대책'을 통해 수도권에 5년간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 23만4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단계별 절차를 간소화해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하고, 용적률 특례 적용 대상 확대 등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비사업 추진 자체가 어려워질 경우 이 같은 공급확대 방안은 결국 무용지물이다. 송 대표는 "사업 진행을 위해서는 결국 돈이 필요한데, 거래가 제한되니 돈줄이 막히고 대출도 제한된다"면서 "정부가 수요를 억제해 시장을 안정화하고 공급을 늘리겠다는 이상을 그렸지만 현실에서는 작동하기 어렵다. 사업진행 과정에서 이탈하는 사업장이 있을 것으로 보여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거래가 중지돼 사업 추진 원동력을 잃어버린 상황"이라며 "안전 강화로 건설사 사업리스크가 커져 선별수주 경향이 강한 상황에서 사업의 다음 스텝을 밟기가 쉽지 않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추진 자체가 어려운데, 거래가 묶인 상황에서 분양가를 높이기도 쉽지 않다"면서 "정비사업을 통한 원활한 공급을 위해서는 규제지역을 선별적으로 제한하고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주택협회는 투기과열지구의 선별적 해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관련한 정책 불확실성 해소, 정비사업 관련 대출 규제 완화 등 사업성 제고 방안을 정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협회 관계자는 "가뜩이나 공사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정비사업의 사업성 제고 방안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다"면서 "투기과열지구 규제지역 일부 완화, 공공기여 기부채납 완화 등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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