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최한 부동산 토론회에서 증세 필요성이 제기됐다.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주요국 수준으로 높이고 거래세(취득세·양도소득세)에 대한 과도한 공제를 손질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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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은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세액공제가 과도해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해졌다고 봤다. '30억 1채'보다 '10억 3채'를 가진 사람이 훨씬 많은 보유세를 내기 때문이다. 양도소득세도 지나치게 깎아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을 팔아 똑같이 30억을 남겨도 1주택자보다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부세 올리고, 국세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6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그간 '사는 곳(living)'보다 '사는 것(buying)'에 대한 정책 지원이 없었다고 보긴 어렵다"며 "살지 않거나 여러 주택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 의견을 존중하지만 정책으로 도와주는 게 바람직한가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거주용' 주택에 대해서는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현재 1세대 1주택의 종합부동산세는 공시가격 12억원이 넘는 금액에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곱하고 세율(0.5~2.7%)을 곱한 뒤 세액공제와 세 부담 상한(전년 대비 150%)을 반영해 최종 세액을 산출한다. 60세 이상 고령에 5년 이상 장기 보유했다면 최대 80%를 공제받는다.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보유세가 주요국 대비 낮다며 높일 필요가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문윤상 KDI 연구위원은 "보유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비슷하지만 외국은 종부세가 없다. 재산세끼리만 비교하면 우리나라 보유세는 낮은 수준"이라며 "같은 주택인데 고령이고 오래 보유했다고 공제해 주는 건 조세형평에 맞지 않는다. 납부 유예를 통해 매도나 상속 시 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기혁 토지자유연구소장은 "선진국의 5분의 1 수준인 보유세 실효세율을 높이는 게 징벌적 과세는 아니다"라며 "지방화 시대가 전개되면 지방에서도 부동산 투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종부세와 재산세를 함께 높여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종부세를 주택 수가 아닌 주택 '가액' 기준으로 부과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공시가격 수도권 '15억 1채'와 지방 '15억 2채'는 종부세가 2배 넘게 차이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나타난다"라고 짚었다. 다만 "시장 수용성을 넘어 급격히 증세하면 매물 잠김이나 거래량 감소, 전월세 매물 부족, 임대료에 세금 전가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에 대한 세액공제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광수네복덕방의 이광수 대표는 "종부세 실효세율이 낮아 시장 교정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초고가 주택에 실효세율을 크게 인상해야 한다"며 "전체 주택의 종부세를 높이면 다음 정권에서 낮추려 하겠지만, 초고가 주택만 인상하면 소수를 위해 법을 바꾸기 어려운 만큼 세제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심충진 건국대 교수는 시가 50억원(공시가 35억원)을 초고가 주택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심 교수는 "공시가 15억원이 증가할 때마다 공제율을 10%포인트씩 차감, 최고 50%만 적용토록 하면 과세 형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령·보유기간에 따른 공제의 경우 실거주 5년마다 10%p씩 공제해 연령 포함 최대 60%만 공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 교부세로 쓰이는 종부세 세수를 중앙정부로 귀속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심 교수는 "지자체에 배분하기보다는 중앙정부가 직접 운용한다면 소득재분배와 지역 균형발전을 체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소장 역시 "세수 순증분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본소득 재원이나 청년 공공임대 주택 용도로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땀 흘려 번 돈은 안 깎아주는데"
거래세 가운데선 양도세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1세대 1주택의 경우 양도가액 12억 이하는 전면 비과세되고 12억 초과분에 대해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반영한다. 장특공제는 보유 40%, 거주 40%로 최대 80%까지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장특공제 중 보유 공제를 줄이고 거주 공제를 늘려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조정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토지주택위원장은 "12억 초과 주택은 전국 3%, 서울 15%에 불과하다. 대부분 주택이 이미 양도세를 한 푼도 안 내고 있고, 보유 공제로 초고가 아파트가 역진적으로 혜택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근로소득세와의 비교도 이어졌다. 조 위원장은 "근로소득으로 40억원을 벌면 세금을 30% 내야 하는데 아파트를 팔아 40억원의 양도차익을 내면 실효세율이 7%에 불과하다"며 "일해서 땀 흘려 번 돈은 30%를 내는데 아파트를 갖고 오래 살았다는 이유로 80%를 깎아주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남기혁 소장 역시 "땀의 가치보다 불로소득을 압도적으로 우대하고 있다"며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해 보유공제를 하더라도 근로소득세 실효세율보다는 높여야 조세 정의에 맞다"고 말했다.
종부세 등 보유세를 인상하는 대신 양도세 등 거래세를 인하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문윤상 연구위원은 "장특공제를 정률로 적용하는 게 아니라 보유세와 연동해 납부한 세액만큼 양도세를 감면하는 방식을 제안한다"며 "보유세를 더 걷더라도 양도할 때 정액 감면해주면 소유자 입장에서는 세 부담이 유지돼 조세저항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오종현 조세재정연구원 본부장은 "취득세와 달리 양도세는 자본이득세 성격이 있다"며 "고가 주택까지 굳이 세액공제를 해서 너무 많은 양도차익에 너무 많은 혜택을 줄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에 대한 장특공제 축소는 참석자 대부분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이광수 대표는 "양도세 감면 혜택은 평생 한 번만 제공해야 한다"며 "계속 갈아타면서 10년마다 공제받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심충진 교수는 "양도소득을 누적 합산하고 기납부세액을 공제하는 누적 과세제도를 도입하면 과세 형평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시했다.
함영진 랩장은 "전국과 달리 서울 지역은 세제나 대출 규제에 따라 거래의 출렁거림이 크다"며 "규제 지역이나 다주택자에 대한 세율이 과도하면 증여나 월세로 과세 부담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고가 주택 절세 방안으로 이용되는 상생 임대는 연내 일몰시키고, 비거주 1주택에 대한 장특공제를 축소해 과도한 혜택을 줄이는 게 핵심 입지에 매물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