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그룹 외에 법인세를 많이 내는 기업은 어디일까. 지난해 매출 100대 기업 가운데 법인세를 1000억원 넘게 낸 기업은 25곳이었다. 100억원 넘는 법인세를 낸 기업은 77곳으로 집계됐다.
2013년에 비해 법인세가 1000억원 넘게 늘어난 기업은 SK하이닉스와 기아자동차 등 7곳이다. 100억원 넘게 증가한 곳은 33곳이었다. 반면 법인세가 줄어든 곳은 50개에 달했다. 100대 기업 가운데 절반이 전년보다 세금을 적게 낼 정도로 심각한 세수 부진을 겪었다.
◇ 현대제철 법인세 1년새 '두 배'
지난해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낸 10대 기업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계열사를 비롯해 포스코와 롯데쇼핑, LG화학, KT&G 등 전통의 세금 강자들이었다. 관련기사☞[대기업 세금 성적표]① 우등생과 열등생
법인세 10위권 밖의 기업도 만만치 않다. 현대제철과 한국타이어는 나란히 2000억원 넘는 세금을 내며 '톱10'을 위협했다. 두 회사는 2013년에 비해서도 두 배 넘게 법인세를 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순이익의 29%가 법인세였고, 한국타이어는 법인세 비중이 51%에 달했다.
이마트와 SK텔레콤은 각각 1840억원과 1684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했고, 두산중공업(1361억원)과 대우조선해양(1291억원), 현대글로비스(1273억원), 삼성물산(1254억원), 고려아연(1185억원)이 법인세 '톱20'을 차지했다. 이어 OCI와 현대건설, 아모레퍼시픽, 효성이 1000억원대 법인세 대열에 합류했고, 현대차 계열 부품업체인 현대위아도 1007억원으로 막차를 탔다.
◇ CJ제일제당·LG하우시스는 '4~5배'
갑자기 법인세를 많이 낸 기업 중에는 단연 SK하이닉스가 돋보인다. 2013년 32억원의 법인세를 환급받았다가 지난해 3267억원의 세금을 내는 반전을 이뤄냈다. 관련기사☞ [대기업 세금 성적표]④ SK하이닉스 부활 신호탄
기아자동차와 두산중공업도 각각 전년보다 2배가 넘는 법인세를 내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이들 기업은 2013년 순이익이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해 법인세를 끌어 올렸다. 다만 지난해 실적은 부진한 모습이어서 올해 법인세는 다소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전년대비 법인세가 4배 넘게 늘어난 기업도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법인세 939억원으로 2013년(230억원)보다 4배나 급증했고, LG하우시스는 2013년 68억원에서 지난해 389억원으로 5배 넘게 법인세를 늘렸다. 2013년 실적이 크게 늘어나면서 세금도 많이 냈지만, 이후 실적은 나란히 하향세를 타고 있어 향후 법인세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