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자동차세 내시는 분들 많죠. 자동차세는 1년치 세금을 6월과 12월에 절반씩 나눠서 부과하는데요. 1월에 몰아서 내면 세액의 10%를 할인해 주는 혜택도 있지만 자동차세 납세자 3명 중 2명은 6월에 고지서가 날아와야만 자동차세를 내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올해 생애 첫 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이번에 자동차세 고지서를 처음 받아봤을 텐데요. 자동차세에 부가되는 지방교육세(30%)까지 수십만원에 달하는 세금을 보고 입이 떡 벌어졌을 수도 있을 겁니다. 10년 넘게 차를 끌고 다닌 차주들도 해마다 놀라는 금액이니까요.
택스워치는 자동차세 고지서를 볼 때마다 놀라는 분들을 위해 자동차세가 어떻게 매겨지는지 알아봤습니다. 자동차세 계산방식을 알면 차를 구입하기 전부터 내가 낼 세금을 미리 알 수 있고 또 내년, 내후년에 낼 세금까지 미리 계산할 수도 있거든요.
▲ 그래픽/변혜준 기자 jjun009@ |
# 승용차는 배기량…쏘나타도 세금은 BMW급
자동차세는 자동차 소유주에게 부과하는 `재산세` 성격의 세금입니다. 하지만 가격과는 무관하게 승용차는 배기량이 클수록, 승합차는 승차인원이 많을수록, 화물차는 적재량이 클수록 세금을 더 내도록 세율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도로사용부담금이나 대기오염 규제 성격의 세금으로도 이해되고 있습니다.
특히 승용차는 배기량을 기준으로 세금이 매겨지다 보니 차값이 달라도 같은 금액의 자동차세를 내는 경우가 많죠.
수입차과 국산차를 비교하면 확실히 알 수 있는데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뉴라이즈는 약 3000만원, BMW X4는 약 7000만원으로 차값은 배 이상 차이가 나지만 자동차세는 둘 다 52만원 정도로 거의 같습니다. 오히려 배기량이 약 4cc가 적은 BMW X4가 쏘나타보다 1040원 적은 세금을 부담합니다.<아래 표 참조>
승용차의 세율은 비영업용 기준으로 1000cc 이하는 cc당 80원, 1001cc~1600cc 차량은 cc당 140원, 1600cc 초과 차량은 cc당 200원이 적용됩니다. 차량의 배기량에 세율을 곱하면 1년치 자동차세가 나오고요. 여기에 자동차세의 30%인 지방교육세를 더하면 실제 납부해야할 자동차세 총액이 됩니다.
예전에는 과세구간이 800cc이하, 801~1000cc, 1001~1600cc, 1601~2000cc, 2000cc 초과 등 5구간으로 세율이 나뉘었는데요. 2011년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서 지금의 3구간으로 단순화됐습니다.
연료가 가솔린이냐 디젤이냐의 구분은 세율과 상관이 없고요. 차값도 고려대상이 아닙니다. 그냥 배기량에 세율을 곱해주면 됩니다. 1591cc인 아반떼 1.6 가솔린 차량은 cc당 세율 140원을 곱한 22만2740원에 30%의 지방교육세 6만6820원을 더해 28만9560원의 자동차세가 나옵니다.
이런 세율체계로 인해 1.6엔진의 차량 배기량은 1600cc가 아니라 1591cc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스파크의 배기량이 999cc인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다만 영업용과 비영업용의 차이는 있습니다. 영업용은 5개 과세구간으로 세분화돼 있고요. 1600cc 이하는 cc당 18원, 2500cc 초과는 cc당 24원 등 세금이 저렴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영업용은 법인이나 개인사업자가 업무용으로 쓰는 자동차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여객자동차와 화물자동차 등 면허를 받아 영업을 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택시나 고속버스 등 운수업에 쓰이는 차만 해당되는 거죠.
# 오래 타면 깎이는 세금…중고차는?
자동차세 계산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차령에 따른 세금감경입니다. 연식이 오래될수록 세금을 깎아주는 건데요. 신차부터 2년차까지는 배기량에 세율을 곱한 그대로가 세금이 되지만 3년차부터는 초과 차령×5%씩을 세액에서 빼줍니다.
계산식은 연세액/2-(연세액/2×5/100)(차령-2) 인데요. 좀 복잡해 보이는데 단순화하면 차령 3년 이상부터는 매년 연세액의 5%씩을 빼주는 겁니다. 3년차 5%, 4년차 10%, 5년차 15%를 차감한다는 거죠.
예를 들어 연간 50만원의 자동차세가 나오는 승용차라면 차령 2년차까지는 50만원이 과세되지만 3년차에는 50만원의 5%인 2만5000원을 뺀 47만5000원을 내고 4년차에는 50만원의 10%인 5만원을 뺀 45만원, 5년차에는 50만원의 15%인 7만5000원을 뺀 42만5000원을 내게 됩니다.
차량 등록시기에 따라 상반기에 3년차가 되는 차가 있을 수 있고 하반기에 3년차가 되는 차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3년차부터는 반기단위로 세금을 계산한다는 것만 기억하면 되죠.
다만 차령 세금감경에도 한도가 있는데요. 12년차 이후에는 모두 12년차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합니다. 앞서 50만원 세액의 승용차를 기준으로 보면 12년차 이후에는 차를 아무리 오래 타더라도 본래 세액의 절반인 25만원은 내야 합니다.
차를 산 첫 해에는 구입시점부터 차량의 소유주가 됐기 때문에 차를 보유한 기간만큼만 일할계산해서 세금을 냅니다. 1~6월분을 6월에 7~12월분을 12월에 내는 것이니까 5월1일에 차를 구입했다(등록일 기준)면 상반기분 자동차세 중 5월과 6월의 61일치만 계산해서 내게 됩니다. 신차가 아닌 중고차를 구입했다면 그해 1~4월치 자동차세는 이전 주인이 차량 등록을 말소 할 때 내게 되고요.
연초에 연납으로 1년치를 한꺼번에 납부했는데 중간에 차를 팔게 되는 경우에는 구청에 신고해서 소유하고 있던 기간 외의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 10인승과 11인승의 엄청난 차이
승용차가 아닌 승합차는 배기량이 아닌 정해진 연세액을 내는데요. 비영업용 기준으로 25인승 이하인 소형버스는 6만5000원, 대형버스는 11만5000원으로 자동차세가 정해져 있습니다. 영업용은 소형버스 2만5000원, 대형버스 4만2000원, 소형전세버스 5만원, 대형전세버스 7만원, 고속버스 10만원입니다. 승합차는 승용차와는 달리 지방교육세도 부가되지 않는데요. 다만 승용차와 같은 차령경감 혜택은 없습니다.
승용차 중에서도 5인승과 9인승의 자동차세가 다르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승합차는 자동차관리법상 11인승 이상을 운송하기에 적합하게 제작된 자동차로 정의돼 있습니다. 11인승 이상이 아니라면 몇인승인지는 중요하지 않은 셈이죠.
실제로 같은 대형차인 카니발이나 스타렉스라도 9인승은 승용차로, 11인승은 승합차인 소형버스로 구분돼 다른 계산방법, 다른 금액의 자동차세를 부담합니다. 카니발을 사례로 자동차세를 계산해보면요. 카니발 디젤 9인승은 배기량이 2199cc로 자동차세+교육세 57만1740원을 내야 하지만 카니발 디젤 11인승은 승합차로 구분돼 지방교육세 없이 자동차세만 6만5000원 내면 됩니다.
# 독촉 없이 번호판 뗄 수 있어
자동차세는 지방자치단체가 걷는 지방세입니다. 과세권이 시·군에 있어 시·군세라고 하는데 특별시와 광역시는 구단위가 아닌 특별시와 광역시에서 과세권을 갖죠. 서울시의 경우 구청에서 고지서가 날아오지만 세수입은 특별시에 귀속됩니다.
자동차 소유주에게 부과되는 '소유분 자동차세'와 에너지 세금인 교통에너지환경세에서 26%를 가져오는 '주행분 자동차세'(옛 주행세)를 합해서 자동차세라고 통칭하는데요. 2015년 기준 전국적으로 총 7조721억원이 자동차세로 걷혔는데 군 단위의 경우 세수입 중 가장 많은 비중(29.9%)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재원입니다. 소유분 자동차세의 대부분(96%)은 승용차에서 걷힙니다.
자동차세는 체납할 경우 독촉하지 않고 즉시 번호판이나 자동차등록증을 압류할 수 있다고 하니까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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