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서 흔히 벌어지는 세금 문제를 알기 쉬운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봅니다. 세금을 둘러싼 이웃들의 애환과 숨겨진 속사정을 들여다보고 간단한 절세 비법도 전해드립니다. [편집자]
▲ 그래픽/변혜준 기자 jjun009@ |
주유소에서 휘발유 5만원어치를 넣으면 약 3만1100원이 세금입니다. 기름 대신 전기로 굴리는 전기차는 어떨까요. 개별소비세와 부가가치세 등 기름값에 붙는 유류세는 당연히 내지 않겠죠. 여기에 취득세, 교육세, 자동차세 등 각종 면세혜택을 합치면 절세 효과가 상당합니다.
기아자동차 쏘울(가솔린 프레스티지)과 쏘울 전기차(EV)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보조금과 면세혜택을 받기 전 판매가격은 쏘울EV(4558만원)가 쏘울(1905만원)보다 2653만원 더 비싼데요.
전기차는 구매단계에서 최대 460만원까지 절세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차량가액의 5%를 부과하는 개별소비세를 전기차에 대해서는 200만원 한도 내에서 면세해줍니다. 개별소비세의 30%를 부과하는 교육세는 60만원까지 깎아주고요.
차량구매 후 등록단계에서는 취득세를 최대 200만원 감면합니다.
정부보조금 1400만원과 최대 1200만원에 이르는 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전기차 가격은 뚝 떨어지게 됩니다. 서울시는 최고 시속 80㎞ 이상인 전기차에 대해 1대당 550만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하죠. 정부 보조금과 서울시 보조금을 합산하면 두 차량의 가격차는 약 250만원까지 줄어듭니다.
전기차를 오래 굴릴수록 더 많은 돈을 아낄 수 있습니다. 쏘울EV를 2년만 타더라도 총비용이 쏘울보다 저렴해지죠. 7년 이상 타면 웬만한 소형차 1대를 살 정도의 금액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연료비와 매년 납부하는 자동차세 등 유지비 측면에서 전기차가 훨씬 유리하기 때문인데요.
전기차는 배기량과 관계없이 자동차세가 일정합니다. 영업용 전기차는 2만원, 비영업용은 자동차세 10만원에 지방교육세 3만원을 더해 총 13만원이 부과되죠 반면 휘발유 차량은 배기량을 기준으로 세금이 매겨집니다.
배기량이 1591㏄인 쏘울의 자동차세 총액은 자동차세 22만2740원에 지방교육세 6만6820원을 합한 28만9560원입니다(5년차 : 24만6126원, 7년차 : 21만7170원, 10년차 : 20만원). 쏘울EV가 쏘울에 비해 아낄 수 있는 세금은 5년간 운행할 경우 약 71만원이고 10년을 운행하면 111만원입니다.
게다가 전기차는 기름값의 60%나 되는 유류 관련 세금을 부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절세효과가 상당하죠. 전기차 충전방식은 급속충전과 완속충전이 있는데요. 급속충전은 충전시간이 짧은 대신 평균 충전단가(173.8원/kWh)가 완속충전(115.5원/kWh)보다 비쌉니다.
연평균 주행거리를 1만5000㎞, 휘발유 가격을 1517원으로 가정하고 쏘울과 쏘울EV의 연료비를 계산해보겠습니다. 100% 급속 충전시 쏘울EV(복합연비 5㎞/㎾)는 연간 52만1400원으로 운행할 수 있겠네요. 반면 쏘울(복합연비 11.9㎞/ℓ)의 기름 값은 연간 191만2185만원에 달합니다. 전기차를 5년 굴리면 약 695만원, 10년 운행하면 1390만원을 아끼는 셈이죠.
다만 보험료는 산정기준이 판매가격이기 때문에 전기차가 더 비쌉니다. 또 대략 10년 주기로 전기차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데 교체비용이 1000만~1500만원에 달한다는 점은 부담입니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자연적인 상태에서 배터리가 고장날 확률은 낮지만, 외부 충격이나 사고 등의 이유로 배터리를 교체해야할 수 있으니 교체비용까지 고려하는 게 좋다”고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