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국세청의 법인세 과세처분에 불복해 심판청구를 제기할 경우 결과를 받기까지 평균 1년1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3일 택스워치가 조세심판원의 3분기(7~9월) 법인세 심판청구 처리사건 113건 가운데 중복사건을 제외한 34건(30%)을 표본 조사한 결과, 심판청구일부터 결정일까지 걸리는 시일은 평균 399일로 집계됐다.
처리기간이 가장 긴 사건은 효성이 2014년 1월 제기한 법인세 심판청구로 지난 7월 결정이 내려지면서 총 1282일(약 43개월)이 걸렸다. 2015년 6월 세아홀딩스가 제기한 법인세 심판청구는 결정일까지 800일이 소요됐고, 같은 해 심판청구를 냈던 한국조에티스는 796일 걸였다. 포워드벤처스(쿠팡)는 777일, STC는 751일, SK플래닛은 617일이 지난 후에야 결정문을 받았다.
SK와 일진홀딩스, KT, KG, 현대자동차, 파마킹, 삼성중공업, 신안, 대홍기획, 동서식품 등도 처리기간이 1년을 훌쩍 넘었다. 표본조사한 34건 가운데 법정처리기한인 90일 내에 처리한 사건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다만 전체 조세심판청구 처리기간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2014년 평균 203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5년 202일, 2016년 175일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145일로 대폭 줄었다.
법인세 심판청구만 유독 처리기간이 긴 이유는 사건의 쟁점이 워낙 다양해서 내부 검토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심판관 합동회의와 같은 절차도 거치기 때문이다. 조세심판원 출신 한 세무사는 "법인세 심판청구는 과세 쟁점이 많아 국세청과 기업의 의견 차가 크다"며 "심판원도 여러 쟁점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기 때문에 다른 세목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