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 상금에 붙는 세금

  • 2017.11.21(화) 08:00

조일영 변호사의 세금 보는 法
[법무법인 태평양 조세팀]

한동안 모 케이블 방송의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방송사마다 다양한 장르의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다양한 출신과 성장 환경의 참가자들이  각자의 노래와 춤 실력으로 도전하는 젊음의 열정과 끈기를 보여준다는 것이 기존 연예인들과는 다른 참신한 느낌으로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나 우승하면 엄청난 상금과 부상까지 부여되다 보니 많은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흥미로운 것은 거액의 우승상금도 세금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다만 위와 같은 상금에 대해 부담하는 세금은 일반적인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의 경우와는 다르다.
 
우리 소득세법은 소득세의 과세대상이 되는 소득을 발생원천에 따라 8종류(이자소득·배당소득·사업소득·근로소득·연금소득·퇴직소득·양도소득·기타소득)로 나누고, 각 종류의 소득에 대한 세금을 그 특징에 맞추어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소득세법에서 열거하고 있지 않은 소득은 비록 경제적 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과세가 되지 않는다.

그 중 기타소득은 대체로 일시적∙우발적으로 발생한 소득으로서 통상 소득발생 시 20%의 세율로 원천징수된다. 다만 강연료 등 일정한 기타소득은 지급받는 금액의 80%를 필요경비로 인정하여 세부담을 경감시켜주고 있는데,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자가 받는 상금 및 부상도 여기에 해당한다. 

5억 원의 상금을 받는다면 실제 들어간 비용에 관계 없이 그 80%인 4억 원을 필요경비로 인정해 주고 나머지 1억 원만 소득으로 보아 소득세가 과세된다. ※우승상금 5억원에 대한 원천징수 세금☞(상금 5억원-필요경비 4억원)×주민세 포함 기타소득세율 22%=2200만원

이와 같이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는 경우에는 타 소득에 비하여 세부담이 대폭 줄어드는 경우가 발생하다 보니 납세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소득이 기타소득이라고 주장하고, 과세관청은 이를 사업소득이라고 주장하여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컨대, 탤런트, 가수 등 연예인들이 특정 기업과 광고전속계약 등을 체결하면서 받는 전속계약금의 경우를 들 수 있다. 

과거 소득세법은 명문으로 ‘전속계약금’을 기타소득으로 규정하고 있어서, 문언상으로는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받는 전속계약금은 기타소득으로, 전속계약을 하지 않은 채 받게 되는 출연료, 모델료 등은 사업소득으로 분류해 세금을 냈다. 

기타소득에 해당하면 전속계약금의 80%를 경비로 인정되는 반면, 사업소득으로 보게 되면 실제 들어간 비용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80%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경비만을 인정받게 되어, 과세대상 소득은 많은 차이가 생긴다. 연예인 직업의 특성상 세법상 인정되는 필요경비라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결국 동일한 출연료 등을 받았고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소득구분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세금 부담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이게 되는 불합리한 점이 있게 된다.  

이에 대법원은 기타소득으로 정한 '전속계약금'은 사업소득 이외의 일시적∙우발적 소득에 해당하는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그 소득의 명칭이 '전속계약금'이라고 하여도 그것에 사업성이 인정되면 사업소득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면서 과세관청의 손을 들어줬다. 

연기자 겸 광고모델로서 납세자의 활동 자체가 수익을 올릴 목적으로 이루어져 왔고, 사회통념상 하나의 독립적인 사업활동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계속성과 반복성도 갖추고 있다면 그 지급받은 전속계약금은 사업소득이라고 판단한 것이다.(대법원 2001. 4. 24. 선고 2000두5203 판결). 

이에 따라 현행 소득세법은 연예인 및 직업운동선수 등이 사업활동과 관련하여 받는 전속계약금은 사업소득으로 한다고 명문으로 규정(소득세법 시행령 제37조 제1항)함으로써 더 이상 이러한 논란의 소지를 없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연예인들이 사업활동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계속적, 반복적인 활동에 대한 대가로 받은 소득은 사업소득으로 과세되지만, 강연을 하고 강연료를 받거나 책을 출간하여 인세를 받는 경우와 같이 본업과 무관하게 얻은 일시적인 소득의 경우는 기타소득으로 분류된다.   

우리 소득세법은 과세대상이 되는 소득을 열거하면서 그 발생원인에 따라 종류별로 구분하여 각 소득의 종류에 따라 과세를 달리 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사례에서처럼 소득세법상 과세대상 소득에 해당하는지, 해당한다면 어느 종류의 소득인지 등에 대한 구분이 쉽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꼼꼼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