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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무관 부동산의 유예기간 활용법

  • 2018.06.13(수) 08:00

[세무칼럼]김태훈 안진회계법인 회계사

기업에게는 부동산이 필요하다. 사무실을 마련해야 하고, 공장도 지어야 한다. 세법에 따르면, 기업이 업무와 직접 관련하여 취득한 부동산은 업무와 관련된 자산이다. 따라서 업무와 직접 관련된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관리함으로써 생기는 비용은 과세소득에서 공제되는 비용(이하 ‘손금’)에 해당한다. 반면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 인정되는 부동산(이하 ‘업무무관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관리함으로써 생기는 비용(유지비·수선비·지급이자 등이 포함)은 손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취득한 부동산이 업무와 직접 관련이 있는지는 법인의 업무에 직접 사용했는지 여부로 판정한다. 하지만 부동산을 실제로 사용하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부동산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동산을 업무에 직접 사용했는지 여부에 대한 판정은 부동산을 취득한 후 일정기간 동안 유예될 필요가 있다. 이 기간을 업무무관 부동산의 유예기간이라고 한다.

업무와 관련해 취득한 부동산은 취득일로부터 2년의 유예기간 동안 업무에 직접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건축물·시설물 신축용 토지는 유예기간이 취득일로부터 5년으로 더 길다. 부동산매매업이나 건물건설업이 주업인 기업이 취득한 매매용 부동산도 부동산 취득일부터 5년의 유예기간이 허용된다.

여기서 업무란 법령에서 규정한 업무나 법인등기부 상 목적사업을 말한다. 판례에 따르면, 업무관련성은 법인의 목적사업이나 그 영업내용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법인등기부상의 목적사업이 아닌 사업에 사용할 목적으로 취득한 부동산은 업무무관 부동산에 해당할 수도 있다.

유예기간 중에는 부동산을 업무에 직접 사용하지 않더라도 업무무관 부동산으로 판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동산을 유예기간 중에 업무에 직접 사용하지 않고 양도한다면 그 부동산은 취득일부터 양도일까지 업무무관 부동산에 해당한다. 

유예기간이 경과한 후에는 업무에 직접 사용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먼저 유예기간 경과 후에도 계속 업무에 사용하지 않고 양도한 경우에는 그 부동산의 취득일부터 양도일까지 업무무관 부동산에 해당한다. 하지만 유예기간 경과 후 업무에 직접 사용했다면 부동산을 업무에 직접 사용하지 않은 기간 중 유예기간과 겹치는 기간을 제외한 기간만 업무무관 부동산에 해당한다. 

유예기간을 적용할 때에는 몇가지 주의할 것들이 있다. 첫째, 토지는 유예기간 종료 전에 업무용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건설에 착공하기만 하면 유예기간을 인정받을 수 있다. 토지의 경우, 업무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건설에 착공하는 것을 직접 사용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다만 착공 후 정당한 사유 없이 건설을 중단한 경우에는 중단한 기간 동안 업무에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둘째, 부동산매매업자가 유예기간 종료 후 부동산을 매매할 경우 유예기간 종료 후부터 양도 시점까지는 업무무관 부동산이 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최근 판례에 따르면, 부동산매매업자가 유예기간 종료 후에 부동산을 매매하는 경우 유예기간 중에는 업무무관 부동산에 해당하지 않지만 유예기간 종류 후 양도 시점까지는 업무무관 기간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셋째, 유예기간이 시작되는 시점은 취득일과 다를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유예기간의 기산일은 원칙적으로 취득일이다. 하지만 취득 후에도 업무에 사용하기 사실상 어려운 경우에는 사실상 사용할 수 있는 날로 유예기간의 기산일을 삼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토지 취득 후에 법령에 의한 사용금지·제한된 부동산은 그 사유 등이 해제된 날로부터 유예기간의 기산일을 적용한다. 

넷째, 5년의 유예기간이 적용되는 건축물 신축용 부동산은 건축물을 신축할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 심판례에 따르면, 건축물 신축용 부동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토지의 종류와 취득 후 사용의 목적이 시세차익을 위한 것인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다.

다섯째, 합병·분할로 승계된 부동산의 유예기간이 시작되는 시점은 합병·분할에 의한 소유권이전 등기일이다. 또한 건축물을 신축하기 위하여 수필지의 토지를 순차적으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해당 토지의 각 취득시기를 기준으로 업무무관 부동산 여부를 판정해야 한다.

업무무관 부동산의 유예기간은 업무무관 부동산에 대한 규제를 현실화하기 위하여 필요한 제도이다. 하지만 여러 현실적인 문제를 반영한 결과 유예기간의 적용은 매우 복잡하게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부동산을 보유하는 납세자는 그 부동산의 업무관련성과 유예기간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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