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규모가 큰 개인사업자에게 '성실신고 확인'은 종합소득세를 신고하기 전에 거쳐야 할 필수 관문이다. 성실신고 확인 대상자는 오는 7월 2일까지 세무대리인의 검증을 받아 관할 세무서에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만약 성실신고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경우 국세청의 사후 검증을 통해 세무조사 대상에 선정될 수 있다. 또한 세무대리인까지 강력한 징계를 받기 때문에 사업자나 세무대리인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제도다.
그렇다면 세무사나 공인회계사 등 성실신고 확인을 담당하는 세무대리인들은 사업자의 어떤 부분까지 들여다볼까.
세무대리인이 국세청에 제출하는 성실신고 확인결과 주요항목 명세서를 보면 사업장의 기본사항을 비롯해 15개 항목을 기재해야 한다.
주요 거래처 현황에는 전체 매출액 대비 5% 이상을 차지하는 매출처 상위 5개와 거래금액·거래품목 등을 적어야 한다. 주요 유형자산과 차입금·지급이자, 대여금·이자수익, 매출채권·매입채무, 선급금·선수금 명세서도 구체적으로 명시한다.
수입금액 매출 증빙 발행 현황도 중요한 항목이다. 총수입금액에 비해 매출증빙(세금계산서·현금영수증 등)을 발행한 금액이 얼마인지 적은 후 차액이 발생한 원인을 써내야 한다.
특수관계인에게 지출한 인건비와 보증·담보 내역, 지출증명서류 합계표, 금융계좌 잔액 등도 꼼꼼하게 기재해야 한다. 3만원 초과 거래 가운데 적격증빙이 없는 매입거래분에 대한 명세서와 상품권·기프트카드·선불카드 구매 명세서까지 적게 된다.
성실신고 확인 결과에 대한 '주관식' 답변도 있다. 현금 수입금액을 누락했거나 업무와 관련 없는 유흥주점 비용을 쓴 경우, 업무용 차량에 주유비를 과다하게 지출한 경우 등을 일일이 확인한 후 특이사항과 종합의견을 기재해야 한다.
이런 항목들을 허위로 기재하거나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세무대리인은 무거운 징계를 받게 된다. 서울지방세무사회에 따르면 사업자와 결탁해 성실신고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세금을 줄여준 세무대리인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오 모 세무사는 증빙없는 경비 4억8800만원을 사업자의 요구로 계상해 6200만원의 세액을 탈루했다가 직무정지 1년과 과태표 5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정 모 세무사는 직원의 진술만 믿고 증빙이 없는 소모품비 2억원을 비용처리한 사실이 적발돼 직무정지 6월과 과태료 500만원 처분을 받기도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사업자의 장부기장 내역을 국세청이 일일이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세무대리인에게 성실신고 여부를 맡기는 것"이라며 "사업자와 결탁해 고의적으로 탈세를 방조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무거운 처벌을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