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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SK家 최재원, ‘450억+α’ 빚진이유

  • 2019.02.14(목) 18:17

[SK家 증여세 납부 ‘3인3색’]
SK㈜ 지분 2.4% 수증…증여세만 최대 2560억 추정
소유지분 1/5 담보로 대출…이달말 1차 납부용인듯

각양각색이다. 세금을 내야 할 오너 일가만 23명에 세액만도 최대 5200억원에 달하는 SK가(家) 증여세 얘기다. 이달 말 납부시한을 앞두고 궁금증이 도졌다. 증여세 재원 확보에 제각각인 SK 일가들의 행보를 놓고 ‘썰(說)’ 좀 풀어봤다. 현재로서는 공개된 범위 안에서 부족한 판단 증거들로 옮겨본 말 그대로 ‘썰’이다.

최태원 SK 회장의 남동생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은 현재 지주회사 SK㈜ 지분 2.36%(보통주 기준·166만주)를 소유 중이다.

지난해 11월 말 최태원 회장(증여 지분 4.68%·주식 329만주)이 여동생 최기원(0.19%·13만3332주)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과 함께 친족 23명에게 SK㈜ 지분 4.87%(342만3332주)를 증여할 당시 받은 것이다.

이전에 SK㈜ 주주명부에 새겨진 ‘최재원’ 이름 석자를 찾을라치면 2005년 4월(2015년 8월 SK C&C, 현 SK㈜에 피흡수합병되기 전 옛 지주회사 SK㈜)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전체 증여주식의 거의 절반이나 된다.

최태원 SK 회장(왼쪽).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 세상에 공짜는 없다

받은 게 많으니 내야 할 세금도 많다. 납부해야 할 증여세가 대략적으로 최대 2560억원으로 추산된다.
우선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법)에서는 증여재산이 상장주식일 경우 증여일 전후 각각 2개월(총 4개월)의 최종시세 평균값으로 매겨진다. 증여 당시 시세로 어림잡아보면 약 9600억원어치다. 최 수석부회장은 이 중 4660억원을 증여받았다는 계산이다.

증여재산이 30억원을 넘으면 50%의 세율이 붙는다. 여기에 대기업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 증여일 때는 할증률이 붙는다. 지분이 50%를 넘으면 30%, 지분 50% 이하면 20%를 더 내야 한다.

증여세 신고기한(증여를 받은 달의 말일부터 3개월 내) 안으로 신고하면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지기는 한다. 다만 증여세액의 5%다. 최 수석부화장이 수증재산의 최대 55%, 금액으로는 2560억원을 내야한다는 계산이다. 자금 압박이 클 수 밖에 없다.

반면 최 수석부회장은 공개된 범위 안에서 SK㈜ 지분 2.36% 외에는 변변한 주식 재산이 없다. 계열사 주식이라고 해봐야 SKC 0.26%(9만8955주), SK네트웍스 0.08%(19만1661주) 정도다. 주식가치가 50억원 남짓이다.

# 손에 쥔 카드가 별로 없는데…

최 수석부회장으로서는 거액의 증여세는 SK㈜ 지분 중 일부를 매각해 충당하든지, 분납 혹은 연부연납을 통해 쪼개서 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 쓸 수 있는 카드는 연부연납 말고는 없다고 볼 수 있다.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은 증여로 인해 23.12%에서 18.44%(1297만5472주)로 축소된 상태다. 또 증여받은 일가들이 증여세를 내기 위해 증여주식을 내다 팔 경우 우호지분이 낮아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실제 최기원 이사장을 비롯해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은 일가들의 증여주식 일부 처분으로 증여 전 30.88%에서 현재 30.36%로 떨어졌다.

증여의 최대 수혜자이기도 한 최 수석부회장이 일정기간 증여주식을 온전히 보유, 최태원 회장의 지배기반을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현재 SK㈜ 수석부회장 등의 직함을 갖고 경영에 발을 담그고 있는 만큼 지분 매각은 모양이 안좋다.

분납도 생각해 볼 수는 있다. 상속·증여세 납부 세금이 1000만원을 넘는 경우 납부기한 내에 한 번 내고, 납부기한이 지난후 2개월 내에 다시 한 번 낼 수 있는 제도다. 하지만 2회에 걸쳐 나눠낸다 해도 오는 4월말까지는 최대  2560억원의 증여세는 완납해야 하는 만큼 이 또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따라서 최 수석부회장으로서는 연부연납을 통해 최대 6회에 걸쳐 나눠서 납부할 가능성이 높다. 연부연납은 상속·증여세가 2000만원을 넘을 경우 세금의 6분의 1 이상을 신고·납부 기한 내에 먼저 내고 나머지 금액을 5년 동안 나눠낼 수 있는 제도다.

최 수석부회장이 이달 말까지 430억원가량을 먼저 납부하고, 나머지 2130억원은 향후 5년에 걸쳐 나눠 낼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다. 다만 연 1.8%의 이자(연부연납가산금)는 물어야 한다.

# SK㈜ 소유지분 20% 묶인 까닭

SK㈜ 지분 2.36% 중 5분의 1에 대한 담보대출이 이에 대한 방증으로 볼 수도 있다. 지난 13일 최태원 회장이 제출한 ‘5% 보고서’에 따르면 최 수석부회장은 증여가 있은 뒤 얼마되지 않은 작년 12월초 SK㈜ 지분 0.46%(32만4536주)를 담보로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담보주식은 계약일 당시 ㈜SK 주식시세로 총 890억원 규모다. 통상 주식담보인정 비율이 50~70%인 점을 감안하면 450억~620억원을 대출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얼추 연부연납 1차 증여세와 비슷하다.

앞으로는 SK㈜의 배당금도 증여세 재원으로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SK㈜는 2018사업연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4000원, 우선주 40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총배당금은 2260억원이다.

최재원은 66억4000만원의 배당금을 챙기게 된다. 세금(개인 종합소득 과세표준 5억원 이상 세율 42%)을 제하면 38억5000만원을 손에 쥔다. SK㈜가 작년부터 중간배당제를 도입한 터라 올해부터는 중간배당금도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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