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본격적으로 글로벌시장 공략에 나선다. 무기는 HMR(가정간편식)이다. 그동안 '비비고'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시장을 공략해 왔지만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국내에서 HMR로만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그만큼 자신감이 붙었다. 이번에는 제대로 준비해 해외시장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11일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CJ HMR SHOWCASE'를 개최하고 향후 HMR사업 전략과 비전을 공개했다. CJ제일제당은 오는 2020년까지 HMR 부문 매출을 3조6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HMR의 해외매출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겠다고 나선 점이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의 HMR 부문 매출은 1조1000억원이었다. 국내시장에서 9000억원, 해외시장에서 2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HMR 매출 대비 해외비중은 18.2%에 불과했다. 올해는 전체 HMR 매출 1조5000억원, 해외시장 매출은 3000억원을 예상하고있다. 비중으로 따지면 20%다. 이를 3년내에 2배로 늘린 40%로 올리겠다는 생각이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kym5380@ |
CJ제일제당은 HMR 브랜드를 크게 세가지로 나눴다. 밥을 베이스로 한 상온음식은 '햇반', 냉동간편식 및 상온간편식은 '비비고', 외식(外食)의 내식(內食)화를 위한 프리미엄 서양식 '고메'다. 이 세가지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부문장(부사장)은 "궁극적으로 CJ제일제당의 HMR은 국내보다 해외시장 경쟁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R&D(연구·개발)이 중요하다. 국내를 테스트베드로 삼아 R&D 역량을 끌어올리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R&D와 제조역량 확보에 오는 2020년까지 2000억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미 CJ제일제당은 충북 진천에 총 5400억원을 투입, 10만평 규모의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를 건설하고 있다. 향후 CJ제일제당-CJ블로썸파크(종합연구소)-진천 스마트팩토리 협업체제로 R&D 역량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신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대표적인 것이 ▲특수살균 ▲원재료 특성 보존 ▲영양균형 구현 등이다. CJ제일제당이 추구하는 '가정에서 방금 만든 요리', '전문점 수준의 맛'을 이런 신기술을 바탕으로 제대로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CJ제일제당이 본격적으로 HMR을 통한 해외시장 공략 의지를 드러내는 것도 이런 R&D와 제조 역량에 대해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부문장(부사장). |
하지만 해외시장 공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화, 즉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 개발이다. CJ제일제당은 해외 R&D센터의 분석을 토대로 현지에 신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생각이다.
신현수 CJ제일제당 글로벌부문장(부사장)은 "한식을 기반으로 글로벌시장에 진출하지만 현지 입맛에 맞추는 작업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지에서 기술개발은 물론 R&D 작업이 필요하다. 이미 미국과 중국에는 R&D센터가 있고 베트남, 러시아 등에도 R&D센터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밥과 찌개, 만두, 비빔밥, 불고기 등을 HMR 제품으로 개발해 현지에 출시할 예정이다. 손은경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 부문장(상무)은 "양식의 경우 현지 업체들이 우리보다 더 잘할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우리는 한식을 기반으로 하는만큼 이 부문에 있어서는 차별화 측면에서 CJ제일제당의 경쟁력이 독보적"이라고 설명했다.
강신호 부사장은 "미래 성장동력인 HMR 사업을 키우기 위해 지난 5년간 1200억원을 투자하며 브랜드와 R&D, 제조기술을 차별화하는 데에 매진했다"면서 "앞으로도 HMR 사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며 혁신 제조기술과 첨단패키징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HMR 리딩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