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세상이 멈춘 듯 보이지만 여름이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올해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예상되면서 유통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특히 여름 대표 과일인 수박을 두고 대형마트 3사가 경쟁적인 마케팅에 돌입했습니다. 본격적인 여름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대형마트들은 '수박전쟁'에 한창입니다.
올해 가장 먼저 수박장사를 시작한 곳은 롯데마트입니다. 꽃샘추위조차 시작하지 않았던 지난 3월 말부터 롯데마트는 햇수박 판매에 나섰습니다. 가격대는 1만 7800원으로 다소 비쌌습니다.
뒤이어 4월 초부터 홈플러스와 이마트가 수박을 선보였습니다. 가격대는 크기에 따라 1만 5990원에서 1만 8990원 수준이었습니다. 올해 첫 수박이니만큼 가격대가 높았다는 설명입니다.
수박이 예년보다 빨리 선보인 이유는 올해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출하가 빨라진 덕분입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전국 평균 기온은 7.9도로 기상청 관측 이래 역대 2번째로 가장 더웠네요.
날이 더울수록 수박을 둘러싼 경쟁도 뜨거워집니다. 본격적인 경쟁은 4월 중순 이마트가 수박 가격을 확 낮추면서 벌어졌습니다. 이마트는 지난달 중순 10만톤의 햇수박을 확보한 뒤 최저 1만 1900원에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수박 시세는 전년대비 10%가량 높았지만 가격은 오히려 전년보다 낮춰버렸네요.
이어 홈플러스도 가격 경쟁에 동참했습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수박을 최저 1만 1900원부터 최대 1만 4990원에 판매했습니다. 그러자 또 이마트가 승부수를 띄웁니다. 수박을 최저 8380원에 선보인 것입니다. 1만원의 벽을 깼네요. 한 달 만에 수박 가격이 30%이상 저렴해진 셈입니다.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자 홈플러스는 전략에 수정을 더합니다. 지난해는 6월에나 선보였던 조각수박을 판매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동안 1/2 수박만 팔았는데 1/4 수박까지 선보이며 선택의 폭을 넓혔습니다.
1.5kg 이상 나가는 1/4 수박의 가격은 7990원으로 정했습니다. 가격 당 중량을 놓고 보면 통수박보다 비싸지만 1인 가구나 캠핑족 등을 공략하기에는 충분하다는 설명입니다. 수박을 자를 수 있는 1회용 나이프도 같이 줬네요.
잠시 잠잠하던 롯데마트는 미니수박을 선보이며 다시 경쟁에 불을 붙였습니다. 일반 수박보다 작은 '애플수박'과 '블랙보스수박'의 판매를 시작한 겁니다. 7000~8000원 수준인 '애플수박'은 약 1kg, 9000~1만원 수준인 '블랙보스수박'은 3kg 내외로 크기가 작지만 맛과 품질은 뛰어납니다.
사실 수박을 두고 마케팅 경쟁을 펼치는 시기는 본격적인 여름이 아니라고 합니다. 푹푹 찌는 여름이 되면 수박은 특별한 홍보도 필요 없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기 때문입니다. 홍보보다는 물량 확보가 관건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 시기가 되면 수박의 가격은 도로 올라갑니다. 매년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더위도 절정에 이르고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되면 수박 한 통의 가격이 2만원이 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날이 너무 더워지면 수박 생산량은 줄고, 창고에 넣어둔 수박도 과숙현상이 발생해 당도가 떨어져 상품성을 잃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생산은 줄고 수요는 늘어나 가격이 뛰는 것이지요.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저렴하게 수박맛을 보려면 지금이 적기일 수도 있습니다. 가까운 대형마트에 가신다면 카트에 수박 한 통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