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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빵 시대 명암]①K팝보다 K빵…한국 위상 높이는 그들

  • 2023.10.23(월) 06:50

파리바게뜨·뚜레쥬르, 북미 공략
양 사 모두 "2030년 1000호점"
동남아에선 '프리미엄 베이커리'

바야흐로 K-빵의 시대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대표 주자들의 성과가 눈부시다. 하지만 이들이 해외 공략에 집중하는 데는 국내에선 더이상 성장을 어렵게 하는 '반쪽' 규제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K빵의 빛나는 활약상과 그 뒤에 놓인 그림자를 짚어본다.[편집자]

지난 8월 미국 뉴욕 브롱스빌에 문을 연 뚜레쥬르. 100호점인 이곳을 포함해 북미 지역 뚜레쥬르에는 빵을 사기 위한 현지인들로 연일 붐비고 있다. 

지난달 미국 폭스뉴스에는 파리바게뜨가 등장했다. 뉴욕 맨해튼 폭스뉴스 본사 건물 앞 광장은 파리바게뜨 베이커리 카페 콘셉트로 꾸며졌고 뉴스 진행자와 함께 시민들은 방송 중 케이크와 식빵, 페이스트리 등을 시식했다.

K베이커리들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가까운 아시아는 물론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활약이 두드러진다. 해외와는 차별화된 'K빵' 전략이 제대로 먹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비즈워치

북미 1000호점 레이스

최근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최대 관심사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 시장이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150여개 매장을 북미 시장에서 운영 중이다. 파리바게뜨는 이달에만 북미지역에 9개 매장을 새로 오픈했다. 하반기 60개 매장을 더 열어 단숨에 200호점을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적도 뒤따랐다. 파리바게뜨는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 진출 18년 만에 첫 흑자를 달성했다. 맨해튼, LA 등 주요 거점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 수를 빠르게 늘리며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을 벌여 이뤄낸 성과다.

뚜레쥬르도 지난달 미국 100호 매장을 오픈했다. 파리바게뜨보다 매장 수는 적지만 진출한 주는 26개주로 파리바게뜨보다 많다. 하반기 20개 매장을 더 낸다는 계획이다. 영업이익은 2018년부터 내고 있다. 2025년엔 500억원을 투자한 제빵공장이 완공된다. 

파리바게뜨 미국 맨해튼 렉싱톤에비뉴점(왼쪽) 뚜레쥬르 미국 세리토스점/ 사진=각사 제공

공교롭게도 두 브랜드 모두 동일한 목표를 세웠다. 2030년까지 북미에서만 1000개 매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페이스는 파리바게뜨 쪽이 빠르지만 비비고 만두, 영화 등으로 다방면에 걸쳐 인지도를 쌓은 CJ의 뒷심도 무시할 수 없다. 

K-컬처가 휩쓸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서도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경쟁이 치열하다. 뚜레쥬르는 2007년 베트남, 2011년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해 1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코로나19의 엔데믹과 함께 올해 들어서만 40여 곳의 매장이 오픈하며 200호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오랜 시간 중국 시장에 공을 들여 왔다. 2004년 상하이에 1호점을 오픈했고 2006년엔 베이징, 텐진에도 진출했다. 현재 중국에만 24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전체 해외 매장도 500개를 돌파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국내 베이커리 브랜드들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는 가장 큰 이유는 '다다익선'이다. 미국 현지 베이커리가 소규모로 십수 가지의 빵을 만드는 곳이 많은 데 비해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는 200여종 이상의 다양한 빵을 갓 구워내 파는 게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풍경이 익숙하지만 해외에선 차별화된 장점이 되는 셈이다.

투박한 모양의 버터 케이크가 많은 미국과 달리 생크림을 이용해 섬세한 무늬와 디자인을 넣은 케이크류도 인기다. 핼러윈, 크리스마스 등 시즌 이벤트가 많은 현지에서 독특한 콘셉트의 시즌 케이크가 입소문을 탔다는 설명이다. 

미국 뚜레쥬르 100호점인 '브롱스빌점'에서 소비자들이 빵을 고르고 있다./사진=CJ푸드빌

동남아시아에서는 한국 베이커리 브랜드가 프리미엄 베이커리로 인식된다. 최근엔 뚜레쥬르와 파리바게뜨가 베트남 언론이 선정한 호치민 최고의 베이커리 브랜드 TOP 10에 나란히 6, 7위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공장에서 완제품으로 생산된 양산빵 위주로 판매하는 현지 베이커리와 달리, 매장에서 갓 구워낸 빵을 판매하는 게 현지 중산층 이상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베이커리는 유럽과 일본의 영향을 고르게 받아 식사빵과 디저트빵이 모두 주요 메뉴로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품종 소량생산의 북미 시장이나 양산빵 중심의 동남아시아 시장을 모두 공략할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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