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플랫폼·판매자들의 대응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들은 해외직구 사업을 강화하거나 저가 상품 카테고리를 마련해 소비자들의 이목끌기에 집중하고 있다.
알리·테무 '쑥'
앱·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888만명과 830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에 비해 알리는 8%, 테무는 42% 증가한 수치다. 쿠팡(3087만명)에 이어 각각 2, 3위다.
알리, 테무는 초저가와 공격적인 광고 마케팅 등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1만4000원짜리 자동차 청소기를 2500원에 파는가 하면 7일 무료 배송·무료반품 등을 전개한다. 또 유튜브, 소셜미디어(SNS), 포털사이트, 플랫폼 등에는 끊임없이 광고를 노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격적인 전략 덕에 중국 직접구매 거래액은 크게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구 거래액은 6조7567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1년 전인 2022년(5조3240억원)보다 26.9% 증가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 직구 거래액은 3조2873억원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121%) 증가하며 가장 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 수년간 1위였던 미국 해외직구 거래액(1조8574억원)을 역전했다. 미국 직구 거래액은 전년보다 7.3% 감소했다.
역직구·저가 맞대응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중국 이머커스에 대응해 역직구, 초저가 상품 카테고리 강화 등을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G마켓은 △테크 기반의 가격경쟁력 강화 △가품 근절 위한 AI 기술 활용 △직구/역직구 역량 강화 등을 내세우고 있다.
G마켓의 경우 연중 최대 쇼핑행사인 '빅스마일데이'에 200여 개 대형 브랜드사와 함께 파격 혜택을 선보인다. 또 신세계 그룹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상품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운영 중인 직구 서비스도 강화한다. 지난해 G마켓은 데일리 특가딜인 '슈퍼딜'의 최저가 상품 수를 확대한 바 있다.
또 알리나 테무의 진출로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 내 상황을 역이용해 해외직구 사업 강화에도 나섰다. ‘위해상품 필터링 시스템’, ‘해외직구 CS 서비스’ 등 G마켓이 중국 이커머스보다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점을 더해 직구역량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중국 내 우수 셀러도 모집한다. G마켓은 지난 달 중국 현지에서 셀러 대상 사업 설명회를 진행했다. G마켓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이라는 중국 직구의 장점에 품질과 안전성 등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충족할 수 있는 경쟁력까지 갖춘 셀러라면 고객의 쇼핑경험 개선을 위해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1번가는 '저가 전략'에 힘을 주고 있다. 1만원 미만의 부담 없는 가격대의 상품을 모아 판매하는 가성비 아이템 전문관 '9900원샵'과 소비기한이 30% 남은 상품을 30% 이상 할인하는 '임박마켓' 등을 운영 중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저가 상품이지만 최대한 검증된 상품을 소싱해 한 곳에 모아 노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등을 운영하는 큐텐도 역직구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생각이다. 입점판매자들에게 큐텐을 통한 해외판매 루트를 열어두겠다는 구상이다. 큐텐 관계자는 "위메프, 티몬 등 셀러들에게 큐텐 통합 입점을 안내하고 행사 등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역직구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판매자들의 전략은
국내 이커머스에 입점한 판매자들의 대응전략도 중요해진 상황이다. 중국 이커머스 입점으로 선회할 수도 있지만, 기존에 여러 국내 이커머스에 터를 잡은 경우 쉽게 옮길 수 없다. 이에 판매전략 변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다품종 소량재고를 취급하거나 단독 상품이나 브랜드를 발굴해 판매하는 등의 전략이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저가 공산품을 수입해 유통하는 구조는 경쟁력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국내 쇼핑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 중국 이커머스에서 판매하는 동일 상품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다.
실제로 지난해 해외직구 상품군 중 △의류 및 패션 관련 상품(43.5%) △생활·자동차용품(35.9%) △스포츠·레저용품(65.5%) 등에서 전년보다 거래액이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유행 상품을 중국에서 떼와서 단기간 판매하고 또 다른 품목으로 판매하는 식의 전략을 가진 온라인 판매자들이 많았다"며 "이제는 독점 소싱할 수 있는 상품을 취급하거나 오리지널 제조 브랜드가 되는 것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