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는 이제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차별화된 기술력, 감각적인 디자인, 그리고 브랜드 고유의 스토리텔링으로 무장한 K뷰티 브랜드들이 있다. 이에 K뷰티 흥행 주역들을 직접 만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그들의 열정과 노력, 시장을 압도할 수 있는 비결을 생생히 들어본다. [편집자]
한때 K뷰티 시장을 장악했던 키워드 '클린뷰티'. 화장품 성분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친환경 패키지를 앞세운 제품이 시장에 쏟아졌다. 2010년대 중반 이런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기본'에 집중한 뷰티 브랜드가 탄생했다. 바로 '토리든'이다.
토리든은 2015년 클린뷰티·성분 중심 브랜드로 출발했다. 대표 제품인 '다이브인 수분 세럼'은 올리브영 어워즈 4관왕을 달성했다. 누적 생산량만 1600만병에 달한다.
현재 국내에서 축적한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일본·미국·유럽 등 40여 개국에 진출해 글로벌 주요 채널로 확장 중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기초에 강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윤유리 토리든 브랜드 마케팅팀 실장을 만나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전략을 들어봤다.
클린뷰티의 시작
클린뷰티는 2019년 전후 국내 뷰티 트렌드를 이끈 키워드다. 클린뷰티란 피부 자극뿐 아니라 환경에 유해한 성분을 배제한 화장품을 의미한다. 당시는 화장품 성분 정보를 제공하는 앱 '화해'가 급부상하며 소비자의 성분 민감도가 높아지던 시기였다.
토리든은 이런 흐름을 반영해 안전한 성분을 기반으로 속보습 특화 제품을 선보였다. 그 결과물이 '다이브인' 라인이다. 토리든은 다이브인 세럼을 시작으로 스킨·마스크팩·크림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윤 실장은 토리든 제품을 '생수'에 비유했다. 그는 "우리 제품은 생수 같다. 커피나 주스는 안 마셔도 되지만 물은 생존에 필수 요소"라며 "기능성 제품은 매일 사용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토리든은 매일 사용해도 부담 없는 기본 제품을 선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분 제품이 너무 순하고 멀멀(희미하고 밋밋)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피부에는 꼭 필요한 '기초'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리든의 다이브인 라인은 2019년 화해에서 처음 판매되자마자 빠르게 반응을 얻었다. 윤 실장은 "민감한 피부에도 폭넓게 사용할 수 있어 론칭 직후 인기를 끌었다"면서 "화해 뷰티 어워드 2관왕을 수상하고 리뷰가 빠르게 쌓이면서 같은 해 말 올리브영에 입점했다"고 설명했다.
토리든은 2020년 3월 처음으로 올리브영 매대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 세트와 패키지를 별도로 제작해야 해 부담이 컸지만 전사 차원에서 힘을 모았다. 그는 "올리브영 행사는 브랜드를 알릴 좋은 기회라고 판단해 마케팅·상품·패키지·VMD 등 여러 부서가 협업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이후 행사 대응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연간 1~2회 수준이었던 행사 참여 횟수는 2년 사이 3~4배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 "이후 올리브영에서 단독 행사를 진행하며 고객들에게 토리든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고, 2020년 올리브영 클린뷰티 브랜드 선정, 2021년 클린뷰티 어워드 수상으로 이어졌다"면서 "이후 브랜드 단독 팝업을 진행할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홍대에서 열었던 가나디 캐릭터 협업 팝업은 3시간 넘게 대기 줄이 이어졌다. 이후 단독 플래그십까지 오픈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해외 시장 노크
토리든의 해외 확장 경로는 일반적인 K뷰티 브랜드와 달랐다. 초기부터 해외 매출 확대보다 국내 채널에서 브랜드 신뢰를 쌓는 데 집중했다. 국내에서 꾸준히 성장하는 브랜드가 해외에서도 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화해와 올리브영 등에서 축적된 리뷰와 VOC를 제품 개선에 반영하며 사용자 경험을 브랜드 자산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세럼·마스크·립케어 등 스킨케어 부문에서 올리브영 1위를 기록했고 주요 플랫폼에서 60개 이상의 '1위 엠블럼'을 확보했다. 윤 실장은 "올리브영어워즈 수상 경력과 리뷰 데이터는 해외 바이어와의 협상에서 신뢰 지표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토리든은 2021년 일본 오프라인 입점과 미국 아마존 진출을 시작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했다. 지난해 7월에는 북미 세포라 420개 매장에 입점했고 유럽 권역까지 유통망을 넓혔다. 일본에서는 약 6만개 점포에 입점해 주요 H&B 채널을 커버하고 있다. 일본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동남아, 미주, 유럽 순으로 매출 비중이 형성돼 있다.
윤 실장은 "특히 일본시장은 한국과 동일하게 실시간으로 반응이 나타난다. 국내에만 나온 신제품이 일본에서 유행하기도 하고, 일본에서 마케팅한 제품이 국내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도 한다"면서 "현재 성장률도 매우 좋다. 해외 매출은 이미 2024년부터 국내 매출을 넘어섰으며, 작년에도 많은 채널에 입점했다. 올해는 입점 국가별 메인 채널을 좁혀서 본격적으로 온오프라인을 육성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실 현지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는 "국가마다 선호 제품과 규제가 달라 제품 개발과 인허가 과정에서 변수도 많았다"면서 "미국은 선크림 성분 규정에 맞춰 미주 전용 제품을 개발했고 동남아는 기후 특성에 맞는 산뜻한 제형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톤업선크림도 한국에서는 큰 반응이 없었지만 동남아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품목"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에는 일본전용 제품도 출시한다. 일본에서 흔히 사용하는 여드름 개선 성분 '아젤라산'을 적용한 제품이다. 한국에서는 화장품에 사용 금지된 성분이지만 현지 수요에 맞춘 전략 제품이다.
"수분에서 효능으로"
클린뷰티 1세대 브랜드로 출발한 토리든은 이제 '효능 설계'로 방향을 확장했다. 성분 안전성과 친환경 요소가 K뷰티의 기본이 되면서 소비자 요구가 '착한 성분'에서 '실제 효능'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토리든은 올해 출시를 목표로 속보습과 흡수력을 강화한 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윤 실장은 "그동안 토리든이 수분제품으로 사랑받았다면 앞으로는 진정 등 다양한 피부 피부 고민까지 해결하는 브랜드로 영역을 넓히고 싶다"며 "국내에서는 카테고리를 넓혀 새로운 고객을 만나며 성장하고 해외에서는 토리든의 강점을 더 선명하게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사하게도 해외 시장에서는 다른 K뷰티 브랜드들이 먼저 시장을 열어준 덕분에 K뷰티의 장점을 설명하는 데 들어가는 교육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면서 "K뷰티의 미래는 시장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 잡는 과정이라고 본다. 화장품 하면 프랑스나 일본이 떠오르듯 한국도 클래식으로 남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국가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지만 한국에서 인정받은 K뷰티 리딩 브랜드로서 궁극적으로 글로벌 스탠다드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가 오래 지속되고 재구매가 이어져야 한다. 자극적인 마케팅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는 있지만 재구매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고객이 만족해 오래 사용하는 브랜드, 신뢰의 아이콘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