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 '빅2'로 꼽히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난 2분기 실적에 청신호를 켰다. 기존 글로벌 무대였던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사업 다변화가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 기업은 'K뷰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는 북미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며 경쟁력을 입증했다.드디어 반등
LG생활건강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6574억원, 영업이익 1028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각각 3.3%, 87.5% 늘었다. LG생활건강이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회복한 건 지난 2024년 2분기 이후 8개 분기 만이다. 실적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는 화장품 부문이 부진을 해소한 건 물론 생활용품(HDB)이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북미에서의 매출이 가장 두드러졌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분기 북미에서 205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7.3% 증가한 수치다. 북미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업 확대에 미국 관세 환급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덕분에 북미는 그동안 '해외 매출 1위'를 공고히 했던 중국을 처음으로 꺾었다. 같은 기간 중국 매출은 1853억원에서 1760억원으로 5% 줄었다.
화장품 부문의 실적도 주목할 부분이다. 2분기 기준 뷰티 사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8184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의 경우 44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도미나스'와 'VDL'이 디지털 커머스,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채널에서 성장을 이어갔다. 올해 초 HDB에서 이관한 '닥터그루트'가 북미 온·오프라인에서 수요가 확대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HDB 역시 견조한 성장을 보여줬다. HDB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늘어난 3776억원을, 영업이익은 23.1% 증가한 223억원을 기록했다. 온라인과 코스트코 등 국내 육성 채널에서 일상 건강과 위생 고민을 해결하는 차별화된 기능성 제품들이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엘라스틴'과 '홈스타', '피지' 등의 제품을 다변화한 점도 힘을 보탰다.
다만 음료(리프레시먼트) 부문은 다소 아쉬웠다. LG생활건강은 월드컵 시즌을 맞아 한정판 코카콜라 제품을 선보였다. 또 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스프라이트와 블랙티를 조합한 '스프라이트 제로 위드 티'를 출시하기도 했다. 덕분에 매출은 0.5% 소폭 증가했으나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은 15.1% 감소한 361억원에 그쳤다.질주하는 아모레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2543억원, 영업이익 122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3.3% 성장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이 그룹 전체 실적 개선을 견인한 덕분이다. 아모레퍼시픽 2분기 전사 매출액은 1조175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59.3% 증가한 1173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해외 사업이 크게 성장했다. 2분기 아모레퍼시픽 해외 사업 매출액은 5516억원으로 전년 대비 27.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60억원에서 718억원으로 2배가량 늘었다. '에스트라'와 '코스알엑스' 등 주요 브랜드들이 북미에서 판매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 미주 매출은 56.5% 증가한 2104억원을 거뒀다.
EMEA 지역과 기타 아시아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EMEA 매출은 63.3% 확대된 720억원을, 기타 아시아(일본·APAC)는 1447억원으로 19.3% 증가했다. EMEA에서는 코스알엑스 선케어 라인의 흥행과 라네즈 신제품의 시장 안착이 맞물리며 외형 확대를 이끌었다. 기타 아시아에서는 핵심 채널을 중심으로 고객 접점을 늘리며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변화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요 자회사들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에스쁘아', '아모스프로페셔널' 등 뷰티 브랜드사의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3%, 51% 감소했다.
'오설록'을 비롯한 기타 계열사의 매출은 1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마케팅 투자 확대에 따라 오설록의 영업이익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제주 티뮤지엄 말차스테이션, 말차 누들바가 방문객 증가를 이끌며 실적에 기여했다.
해외 공략 가속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향후 지속적으로 해외 사업 확대에 집중하며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내 화장품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러 성장성이 제한적이다. 반면 해외에서는 K뷰티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총 38억8000만달러(약 5조5814억원)로 1년 전보다 32.9% 증가했다.
이에 LG생활건강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과 핵심 채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생각이다. LG생활건강은 이달 미국 최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인 월마트에 더페이스샵을 입점시켰다. 다음 달에는 닥터그루트를 미국 전역 세포라 매장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과학적 연구에 기반한 '인텔리전트 K뷰티'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중장기 비전 '크리에이트 뉴뷰티' 전략을 지속할 예정이다. 현재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글로벌 핵심 시장 집중 육성과 통합 뷰티 솔루션 강화, 바이오 기술 기반 항노화 연구·개발, 민첩한 조직 혁신, 인공지능(AI) 기반 업무 전환 등 5대 전략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뷰티·웰니스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K뷰티 기업들의 해외 실적이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했다면 최근에는 북미와 유럽, 일본 등으로 수출 시장이 다변화되면서 성장 기반이 한층 탄탄해지고 있다"며 "브랜드 경쟁력과 유통망 확대가 맞물릴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