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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푸라기]응급실 진료비도 실손보험금 받나요?

  • 2021.07.17(토) 10:00

[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김미리내 기자가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한밤중에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서, 지방 출장길 차 안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혹은 급하지는 않지만 직장 때문에 진료시간을 놓쳐 퇴근 후 병원 응급실을 찾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응급실을 이용할 때도 실손보험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까요? 

응급실 진료비는 일반 진료비보다 비싸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인데요. 이 때문인지 '응급실 진료비는 실손보험금을 받지 못한다'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신 분도 계실 겁니다. 

오늘 [보푸라기]는 응급실에 갔을 때 어떤 상황에서 실손보험금을 받을 수 있고, 없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응급실을 가도 실손보험금은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실손보험 가입 시기가 언제인지, 병원이 대학병원급인지, 내가 정말 응급한 상태였는지에 따라 조금 달라집니다. 

2016년 이전에 가입했나?

우선 실손보험 가입 시기가 2016년 이전인지 이후인지가 중요한데요. 2016년 1월 이후에 가입한 분들이라면 응급한 경우가 아니면 실손보험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2016년 1월을 기점으로 실손보험 약관이 개정됐는데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사유 중에 '응급환자에 해당하지 않는 자가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을 이용해 발생한 응급의료관리료로 전액본인부담금에 해당하는 의료비'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풀어보면 "아주 응급한 상태의 환자가 아닌데 대학병원급의 큰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경우엔 실손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라는 의미입니다. 

실제 응급실에 가면 온 순서대로 치료를 해주는 게 아니라 응급한 상황에 따라 환자를 1~5등급으로 나눠 치료 순서가 정해지는데요. 1~3등급까지를 응급환자, 4~5등급은 통상 비응급환자로 봅니다. 

근데 이걸 어떻게 나누느냐?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그리고 시행규칙에서 응급환자에 대한 기준과 증상을 정하고 있는데요. 일반인이 판단하기에는 어렵고 의사의 재량에 따라 응급환자, 비응급환자를 판단하게 됩니다. 

내가 응급환자? 영수증으로 확인 

진료를 받고 나서 내가 응급환자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진료비 영수증을 보면 급여의 진찰료 항목에 '전액본인부담금'이 있다면 비응급환자, 전액본인부담금이 없으면 응급환자입니다.

진료비 영수증 - 전액본인부담/이미지=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비응급환자는 응급하지 않은 환자가 응급실에 와서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진찰료 일부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죠. 

영수증에 '전액본인부담' 진찰료가 없다면 응급환자에 해당해 2016년 이후 가입자라고 해도 실손보험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반 종합병원은 모두 실손보험금 지급  

다만 응급환자와 비응급환자를 나눠 실손보험금을 지급하는 건 '상급종합병원'만 해당합니다.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일반 종합병원에서는 응급환자, 비응급환자 상관없이 실손보험금 청구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아주 응급한 상황이거나 심각하게 아픈 경우가 아니라면 상급종합병원보다는 일반 종합병원을 찾아가는 게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때 좋습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은 45곳이 지정돼 있는데요. 대부분의 대학병원이 해당합니다. 영수증 하단에 보면 의원급, 병원급,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으로 나눠서 체크가 돼 있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 동네에 큰 병원이 있는데 '상급종합병원인지, 종합병원인지 모르겠다' 할 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병원찾기로 병원 이름을 검색하면 종합병원인지 상급종합병원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먼 지역 응급실 갔을 때 이건 챙기자 

정리하면 응급실을 가도 실손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16년 이전 가입자라면 병원에 상관없이 실손보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2016년 이후 가입했다면 종합병원까지는 그냥 실손보험을 청구하면 되고, 만약 대학병원급이라면 응급인지, 비응급환자인지를 따져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면 되겠습니다. 

한 가지 더 챙겨보자면, 지방을 내려가거나 집 근처가 아닌 먼 곳에 있는 병원 응급실을 갔다면 나중에 보험금을 청구할 때 병원 영수증 이외에 요구하는 서류들이 있을 수 있어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지방인 경우 다시 병원을 찾기가 번거로워 실손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반드시 △진료비 영수증과 함께 △응급실 외래 진료 기록지 △진료비 세부내역서 등은 꼭 챙겨 오시는 게 좋겠습니다. 

'응급실 외래 진료 기록지'나 '진료비 세부내역서'는 심각한 상해나 질병으로 응급실을 찾았거나 병원비가 고액일 경우 보험사들이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 일단 병원비가 많이 나왔다고 생각되면 이런 서류들은 챙겨 두시는 게 좋겠습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기관 현황/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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