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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마침표]대출금리 이미 들썩…얼마나 더 오를까

  • 2021.08.26(목) 15:09

이번 기준금리 인상 기대 이미 선반영
추가 금리인상·당국 대출규제 등 변수

한국은행이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대출과 예·적금 금리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단순 계산으론 추가적인 대출이자 부담이 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이미 선반영된 만큼 당장 금리가 크게 오르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종전 0.50%에서 0.75%로 인상하면서 대출금리가 얼마나 오를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가계가 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1800조원을 넘어선 만큼 대출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순 계산만으로 이번 기준금리 인상분이 대출금리에 그대로 반영될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은 3조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단기간에 급격히 오르진 않을 전망이다. 대출금리는 은행마다 또 대출상품마다 기준으로 삼는 금리지표가 다른데, 해당 금리지표들이 기준금리 인상분을 이미 선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대출금리는 연 2.77%로 조사됐다. 올해 1월 2.72%에 비해 0.05%포인트 올랐다. 기준금리가 제자리인데 대출금리가 오른 건 그만큼 시장금리가 상승했다는 의미다. 이중 1분기 이후 상승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이후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을 즉각 반영하는 단기 금융채나 CD금리를 기준으로 잡는 변동금리 대출의 경우 대출금리가 오를 수 있긴 하지만 상당부분 이미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 "은행별로 대출금리를 고시하는 시점이 다 달라 어느 은행에서 어떤 대출을 받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금리가 당장 크게 오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한 후 은행 대출금리의 벤치마킹 금리 중 하나인 국고채 금리가 대체로 오르긴 했지만 큰 폭의 움직임은 없었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역시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을 선반영하면서 꾸준히 오른 터라 강보합권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코픽스 금리는 최근 꾸준히 상승하면서 지난달엔 0.95%(신규취급액 기준)를 기록한 바 있다. 코픽스 금리는 매달 15일 은행연합회가 발표하는 만큼 이번 기준금리 인상분은 내달 15일께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당장 가계의 이자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는 이른바 '빚투' 청구서를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다만 이주열 총재가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대출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금융 불균형을 지속적으로 해소하겠다고 말한 만큼 올해 하반기 대출금리가 더 가파르게 오를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이 가계부채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은행들이 대출을 자제하면서 우대금리 요건을 없애면 사실상 대출금리가 올라가는 효과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역시 가계부채 억제를 위한 조치로 여겨지고 있다.  

예금과 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도 당장 크게 오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에 따라 예대율 규제를 완화해준 만큼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수신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2018년 11월 기준금리 인상 당시엔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예금과 적금 등 수신금리를 즉각 인상한 바 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수신금리 인상은 결국 은행의 조달 이슈로 보면 되는데 지금시장에 유동성이 너무 많이 풀려있다 보니 은행이 적극적으로 조달에 나설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게다가 코로나19로 예대율 규제도 완화된 만큼 은행 입장에선 기준금리가 올라도 빠르게 반영할 필요성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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