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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콕 집은 고승범…신용대출 '정조준'

  • 2021.08.31(화) 06:50

고승범 연일 "가계부채 경제 뇌관" 지목
DSR 적용 앞당기고 2금융권 확대할 듯

문재인 정부의 3기 금융위원회가 출항한다. 선장은 고승범 금융위원장(사진)이다. 3기 금융위의 핵심 어젠다는 가계대출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출신인 고 위원장이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한 직후부터 가계부채를 국내 경제의 최대 뇌관으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선 고 위원장이 공식적인 취임과 동시에 전방위적인 가계대출 규제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존 주택담보대출에서 신용대출로 대상을 확대해 더 강도 높은 규제를 도입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전날 이임식을 갖고 금융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난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고승범 후보자를 금융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에 따라 고승범 후보자가 이르면 이날 공식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1800조 가계부채 최대 과제 지목

고승범 위원장은 금융위원장 지명된 이후부터 꾸준히 가계부채를 국내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소라고 지적해왔다. 가계부채의 절대적인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증가 속도도 지나치게 가팔라 경제위기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가계부채는 1805조9000억원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77조9000억원이나 급증했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주춤하던 2019년 연간 증가액 63조4000억원을 이미 넘어섰으며 지난해 증가액 127조3000억원과 비교해도 60% 이상을 6개월만에 채웠다. 

고 위원장은 지난 27일 인사청문회에서 "과도한 신용증가는 버블 생성과 붕괴로 이어지고 이는 금융시장 경색을 초래해 결국 실물 경제를 악화시킨 다는 것이 역사적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 증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과정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실물부문과 괴리된 신용증가는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면서 "가계부채 관리를 최우선 역점 과제로 삼고 가능한 모든 정책역량을 동원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제는 신용대출 조인다

그러자 금융권에서는 고 위원장이 취임과 함께 본격적으로 가계대출 대출 규제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존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신용대출까지 규제의 대상을 확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정부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규제 강도를 높인 주택담보대출은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는 반면 신용대출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저금리에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 그리고 개인들의 주식투자 확대 등 3박자가 어우러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신용대출 급증은 통계에서도 잘 드러난다. 올해 상반기 가계가 금융회사로부터 빌린 대출 중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액이 35조6000억원에 달하면서 37조7000억원 수준인 주택담보대출을 거의 따라잡았다.

반면 2019년과 지난해 상반기엔 연간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기타대출보다 9조~10조원 이상 많았다. 그동안엔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증가를 이끌어왔다면 올해는 신용대출로 그 무게추가 이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 위원장도 주택담보대출보다는 신용대출 증가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규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구체적으론 단계별로 도입 예정이던 차주별 DSR(총부채상환비율)제도 도입 시기를 앞당기고, 이를 2금융권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DSR은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로, 차주가 보유한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누어 산출한다. 

지금은 은행권에서 1억원 이상 신용대출과 규제지역 6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에 한해 DSR이 40%를 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다. 내년 7월부터는 전 금융권을 합쳐 대출이 2억원 이상, 2023년부터는 1억원만 넘으면 DSR을 확대 적용하게 된다.  

고 위원장은 이 시기를 앞당기고, 더 나아가 2금융권에도 차주별 DSR을 적용해 풍선효과 차단까지 노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이미 주택담보대출이나 자동차 할부금을 내고 있는 차주의 경우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 금액이 확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 고 위원장은 "상환능력에 맞는 대출관행을 정립해야 한다"고 말한데 이어 "현재 단계적 DSR 규제 도입 일정이 적절한지 검토해보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은행 관계자는 "DSR 규제 도입 일정이 당겨지면 이미 대출이 있는 차주는 신용대출 규모가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원리금상환액이 높은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경우 영향이 클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시장은 이미 반응

시장은 이미 반응하고 있다. 당장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면서 고 후보자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규제 강화 이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당장 시중은행들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의 연봉 이하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5000만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예전과 같은 억대 신용대출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셈이다.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른바 막차를 타기 위한 신용대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실제 KB국민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최근 하루평균 대출액이 3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대출금리 상승이 예고된 상황임에도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많이 몰리고 있다"면서 "특히 가을은 이사철이어서 급전이 필요한 가계가 많은데, 규제가 예고되면서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같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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