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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날개 단 수출에…한은 '금리 인상' 채비

  • 2026.06.14(일) 14:00

[경제레이더]
ECB 3년 만에 0.25%p 인상, 美·日도 인상 시그널 
성장여력…투자 감소·내수 침체 등 인상 충격 흡수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동지역 갈등에 따른 고유가, 고환율이 수입 물가를 자극해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지만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경우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부담도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한국은행은 성장과 물가 안정, 가계부채 상황 등을 고려해 "늦지 않은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 시사했다. 주요국들의 긴축 기조 역시 금리 인상론에 힘을 싣고 있다. 다음주 한은이 발표할 5월 수출입물가지수와 무역지수,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은 향후 통화정책의 속도를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수출 역대 최대…금리인상  '청신호'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16일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를 발표한다. 앞서 4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 2020년 수준 100)는 187.40으로 2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3월과 비교하면 7.1% 상승한 것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포함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의 가격 상승이 수출 물가를 끌어올렸다. 수입물가지수는 168.12로 전월 대비 2.3% 하락했다. 3월 대비 국제유가가 내린 영향이다. 

5월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앞서 산업통상부가 지난 1일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수출과 무역수지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산통부는 5월 수출이 877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동월과 비교해 53.2% 증가했다고 밝혔다. 수출이 3개월 연속 800억달러를 웃돈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수출이 371억6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지속되며 3개월 연속 300억 달러 이상 수출을 기록 중이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이르는 등 고점 수준을 유지하면서 원화 기준 수출 증가 폭 확대에도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수입은 20.8% 증가한 608억달러를 기록했다. 원유가 상승과 석유제품, 반도체 장비 수입 증가로 에너지 수입은 15.9%, 비에너지 수입은 22%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269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5월 말 누적 기준 수지는 1019억1000달러로 연간 무역수지 흑자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고유가, 고환율 변수 속에서도 역대급 수출 호조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밀어 올리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창립 76주년 기념사에서 "1분기 명목 성장률(GDP)이 10.5%라는 이례적인 확장세를 기록했다"면서 "명목 GDP 증가에 따른 세수 확충, 소득 개선 및 투자 확대 등으로 내수가 회복되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상 중앙은행은 경기 둔화 우려가 클 경우 금리 인상에 신중해진다. 반면 최근처럼 수출과 무역수지가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면 성장 둔화 우려가 줄어 물가 안정에 보다 힘을 실을 수 있다. 시장이 최근 수출지표를 금리 인상 가능성과 연결해 해석하는 이유다. 

신 총재는 이날 "지금은 정책 변수 간 상충이 크지 않다"면서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신 총재 발언이 기준금리 인상 시 우려되는 투자 감소, 내수 침체 등 경기 부담이 과거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고환율 역시 경상수지 확대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신 총재는 "경상수지의 큰 폭 흑자가 기업의 납세와 국내 투자 확대를 통해 원화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향후 원·달러 환율도 안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 총재가 내달 금리 인상 가능성에 분명한 시그널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매파적 기조 확산도 힘을 더할 전망이다. 

EBC 기준금리 인상…미국·일본도 매파 신호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은 3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2.25%로 결정했다.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서비스 물가의 높은 상승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장기화 우려에 선제 대응을 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달 15~16일에는 일본은행(BOJ)이, 16~17일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향방을 결정한다. 일본과 미국 역시 전쟁 등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이 금리 인상 근거로 꼽힌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4.2%로 3년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Fed의 물가상승률 목표치 2%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한은은 16일 '4월 통화 및 유동성'과 함께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도 공개한다. 시장에서는 7월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의사록을 통해 의원들의 판단 근거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5월 금통위에서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를 8회 연속 동결(2.50%)했다. 금통위원 5명은 동결에 찬성했으나 장용성·유상대 위원 2명이 2.75% 인상 의견을 냈다. 향후 6개월 통화정책 전망에서도 상당수 위원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에는 '2026년 5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와 '2025년 지역별 국제수지(잠정)'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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