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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매각, '속전속결' 가능할까

  • 2022.09.16(금) 06:11

강석훈 "기업 구조조정, 매각가보다 신속성 중요"
분할매각은 어려워…가격 맞으면 매각 적기일 수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해 가격보다는 신속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 경쟁력 강화를 통해 조속한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장기 불황에 빠졌던 조선업은 지난해부터 수주액을 늘리며 회복기에 접어들었다. 향후 신규 선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그런 만큼 산업은행 최대 골칫덩이인 대우조선해양 매각 적기라는 평가다. 가격대만 맞으면 실제 매각도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통 제조업인 조선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을 기업이 나타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대해 빠른 매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대우조선 '빠른 매각' 강조한 강석훈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본점 부산이전과 함께 강석훈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전임 이동걸 회장이 추진했던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을 통한 조선 '빅2' 구상은 유럽연합(EU) 반대로 물거품 됐고 지금까지 매각을 둘러싼 논란만 지속되고 있다.

이동걸 전 회장은 대우조선에 대한 경영컨설팅이 종료되는 3월 이후 플랜B를 포함한 대책을 밝히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정권 교체와 함께 산업은행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공은 강석훈 회장에게 넘어왔다. 대우조선 매각 그림을 엿볼 수 있는 컨설팅 결과가 곧 공개될 예정이라 금융권과 조선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석훈 회장은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해 신속성을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산업은행이 대주주 역할을 하는 시스템은 효용성이 다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강석훈 회장은 "산업은행 대주주 체제가 효용성을 잃은 것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성장을 위한 R&D(연구‧개발) 투자가 어렵다는 게 가장 크다"라며 "R&D 강화를 통해 대우조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구조조정 원칙은 그동안 산업은행이 유지해오던 대주주 책임이행과 이해관계자 고통 분담, 지속 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에 더해 산업은행이 (기업을)보유하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매각이 가능하면 바로 매각하는 게 내가 더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업 기지개…매각 이뤄질까

그동안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지지부진했던 것은 국내 조선사들이 지나친 출혈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됐고, 조선업 경기 침체가 장기화됐던 영향이 크다. 또 방산업과 LNG선 기술 등을 보유한 조선사를 해외 기업에 매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국내에서 대우조선해양 규모의 대기업을 인수할 마땅한 기업도 찾기 어려웠다. 

매각 방식으로 거론됐던 분할 매각(방산업 등) 역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강석훈 회장과 조선업계의 공통적인 시선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조선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조선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는 선박 수주 물량을 늘리기 시작했고, 올해도 신규 수주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올해 수주 목표치를 채웠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역시 목표치 4분의 3에 도달해 목표 달성은 무난하다는 전망이다.

지속 성장을 위한 수주잔고 역시 넉넉하다. 대우조선해양 수주잔고는 288억달러(8월말 기준)로 약 3년반 정도의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조선업계에서 현 시점을 대우조선해양 매각 적기로 평가하는 이유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조선업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당분간 수주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시장 상황이 좋아야 매각이 수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본격 회복기가 접어든 지금이 매각 가능성이 높은 시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석훈 회장이 조속한 매각을 위해 가격도 유연하게 접근하겠다는 점을 강조한 부분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강 회장은 "매각가격은 필요한 경우 할증과 할인이 가능해 가격 문제로 시간을 끌기보다 유연하게 빨리 진행하는 게 맞다"며 "매각가격보다 시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양측(산업은행‧현대중공업)이 합자 지주사를 만들어 대우조선해양 경영권을 현대중공업에 넘기고,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지분(55.7%)을 출자한 뒤 해당 자금을 단계적으로 회수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당시 인수대금은 2조2000억원 정도로 예상됐는데, 이 정도 수준의 가격이라면 인수할 만한 국내 기업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게 조선업계 전망이다. ▷관련기사: '조선 빅2' 무산…신뢰 잃은 이동걸식 산업재편(1월14일)

이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 딜이 진행됐던 만큼 시장에선 이 수준의 가격이라면 기업들이 대우조선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가격 메리트는 충분히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에 투입된 공적자금이 4조2000억원(산업은행 자금 2조6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헐값 매각 논란이 뒤따를 가능성이 남는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며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을 반대하기도 했다.

조선업황 회복과 가격 메리트에도 관건은 국내 기업 가운데 조선업을 사업 다각화로 삼으려는 기업이 나타날 수 있느냐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워낙 길었던 탓에 향후 경기가 회복된다 해도 국내 기업들이 조선업을 사업 다각화의 한 축으로 삼을지는 의문"이라며 "조선업은 규모도 크고 협력업체, 노조와의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도 기업에게는 부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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