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업계 'Top2'(톱2)를 외치던 신한라이프의 선장이 바뀐다. 실적 고공행진을 이끌었언 이영종 사장이 임기를 마치고 그룹 내 재무통인 천상영 신임 사장(후보자)이 신한라이프를 새로 이끌 예정이다.
이영종 사장이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도 최초 연임 가능성이 거론됐던 만큼 천상영 후보자의 어깨가 무거운 게 사실이다. 특히 신한라이프의 구호이자 경영 목표인 업계 톱2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성장 행보에도…연임은 없었다
신한지주는 이달 초 자경위(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신한라이프 사장으로 천상영 부사장을 추천했다. 지주 그룹재무부문 담당 부사장을 역임한 천상영 후보자는 지주에서 경영관리 업무를 장기간 담당하며 그룹 사업라인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신한라이프 이사회 일원으로 참여하며 이사진과 임직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는 게 자경위 설명이다. ▷관련기사: 신한지주 자경위, 신한라이프·신한자산운용 CEO 교체(12월5일)
당초 생보업계 일각에선 이영종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이영종 사장은 지난해 말 지주 자경위를 통해 2년 이후 '+1년' 임기를 부여받았는데 보험업계의 수익성 악화에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2022년 463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이영종 사장 취임 후인 2023년 4724억원, 지난해 528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올해도 3분기 누적 기준 514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어 전년 실적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순이익 성장을 바탕으로 신한라이프는 신한지주의 주주환원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올초 신한라이프는 이사회를 통해 배당성향 99.9%, 총 5383억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신한라이프는 신한지주의 100% 자회사로, 신한지주는 밸류업을 위해 배당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신한카드가 수익성 악화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신한라이프가 핵심 비은행 자회사로 존재감을 키웠다. 금융지주 계열사의 경우 임기를 마치면 교체가 일반적이지만 이영종 사장의 경우 연임 전망이 제기됐던 이유다.
다만 업계 전망과 달리 신한지주는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할 타이밍으로 보고 사장 교체를 결정했다.
'톱2' 슬로건도 바통터치할까
이영종 사장은 취임 후 생보업계 톱2를 경영 슬로건으로 삼았다. 이영종 사장은 올초 영업전략회의에서 경영전략 슬로건을 '톱2를 향한 질주, 밸류업 투게더'로 발표하고 시장 판도를 바꾸는 영업경쟁력 혁신을 강조했다.
현재 생보업계 순위는 순이익 기준으로 맏형 격인 삼성생명 뒤를 이어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순이다.

올 3분기말 누적 기준 순이익은 삼성생명(이하 연결재무제표 기준)이 2조1170억원으로 가장 많다. 교보생명 8844억원, 한화생명과 신한라이프가 각각 7689억원과 5145억원이다. 신한라이프가 기존 대형 생보사를 쫓아가는 형국이다.
천상영 후보자가 취임 전인 만큼 '톱2' 슬로건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연임에 성공한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이 '질적 성장'을 강조했고, 천상영 후보자가 그룹 내 재무통으로 평가받는 만큼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등 재정 건전성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말 기준 신한라이프 킥스 비율은 190%로 금융당국 권고치(130%)를 크게 웃돌고 보험업계에서도 최상위 수준이다. 다만 전년 말(231%)에 비해선 4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의 기본자본 킥스 비율 도입도 준비하고 있어 보험업계에선 건전성 지표 관리가 최우선 과제이기도 하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톱2 슬로건은 순이익이나 자산 등 숫자의 개념이 아니라 선언적 의미"라며 "신임 사장은 취임 전이라 구체적인 경영 계획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