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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푸라기]품질인증부품이 차보험료 낮출 수 있을까

  • 2022.10.22(토) 06:11

금감원,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
품질인증부품 대물배상·전체 자기차량손해에 쓰이게

금융감독원이 내년부터 자동차보험 수리 기준을 개선해 '품질인증부품' 사용을 활성화 하기로 했습니다. 품질인증부품은 자동차 제작사가 만든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부품의 대체품을 의미합니다. 성능이나 품질은 OEM부품과 동일하거나 유사하지만, 가격은 훨씬 싸죠. 과거엔 대체부품으로 불렸는데요. 대체품이라는 이미지를 벗기위해선지 품질인증부품이라고 이름을 바꿨더군요. 

금감원의 활성화 방안은 이렇습니다. 기존에는 자기차량손해중 단독 및 일방과실사고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됐던 품질인증부품 사용 범위를 대물배상(경미손상 3유형)과 모든 자기차량손해 처리로 확대한다는 거예요. 

품질인증부품 적용대상은 차량안전에 지장이 없는 범퍼, 후드, 앞펜더, 도어(앞, 뒤, 후면), 뒤펜더, 렁크 리드 등 8개 외장부품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습니다. 대부분 품질인증부품으로 생산되고 있어 즉시 적용이 가능하다고도 전했고요. 자동차부품협회 홈페이지에서 차량 모델명 및 부품명 등을 입력하면 OEM부품 가격과 품질인증부품 가격, 환급액을 손쉽게 조회할 수 있어요. 

그러면서 자동차사고가 났을 때 품질인증부품으로 교환하면 OEM부품 비용의 약 25%를 환급해주는 '품질인증부품 환급 특약'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자동차사고가 나서 차량 수리를 맡길 때 OEM부품으로 교체할지 품질인증부품으로 교체할지 선택할 수 있는데요. 이때 품질인증부품을 선택하면 OEM부품 가격의 25%를 보험가입자(피보험자)에게 돌려준다는 거죠. 벤츠 E클래스 9세대의 후 범퍼커버 가격의 경우 OEM부품은 93만5000원인데요. 품질인증부품(56만1000원)으로 교체한다고 하면 OEM부품 가격의 25%수준인 23만3800원을 보험가입자에게 환급해준다는 얘기입니다. 

금감원은 "품질인증부품이 활성화되면, OEM부품 가격의 하락 등 연쇄 효과로 수리비가 감소해 국민들의 보험료부담 경감이 가능하다"고 했죠. 페이백을 통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품질인증부품이 보편화되면 OEM부품 가격도 자연스럽게 내려갈 수밖에 없겠죠. OEM부품을 찾게 하려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밖에 없으니까요. 실제로 미국은 품질인증부품이 도입된 뒤 OEM부품 가격이 약 30% 인하됐다고 합니다. 

여기에 한가지 더.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으로 보험가입자에게 지급한 대물, 자차보험금이 7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부품비가 42.7%(3조2000억원)을 차지한다고 해요. 품질인증부품이 널리 쓰이면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이 줄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도 동시에 낮아지겠죠. 그렇다면 보험사로서도 보험료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고요. 

하지만 보험사 관계자들은 "실제로 품질인증부품이 활성화 돼 차보험료가 내려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냅니다. 

얘기를 들어보면 이렇습니다. 애초에 품질인증부품이 뭔지 모르는 금융소비자가 더 많다는 겁니다. 또 '싼 게 비지떡'이라는 심리적인 거부감이 있습니다. 품질인증부품의 성능이나 품질이 좋다고 해도, 자동차 제작사가 만든 OEM제품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니까요. 그간 낸 자동차보험료가 있는데 이왕이면 정품 격인 OEM제품을 선택하게 된다는 겁니다. 

여기에 품질인증부품이 BMW, 벤츠, 아우디 등 외제차 위주라는 점도 활성화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자동차부품협회 홈페이지에 공시된 총 1365개 품질인증부품 중 국산차 부품은 48개(현대 32개, 기아 16개)뿐이었다는 얘기도 있고요. 부품단가가 높아 이익이 많이 남는 외제차 위주로 제작사들이 만들다보니 국산차 부품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하네요.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부품협회 홈페이지,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 홈페이지에서 차량 모델이나 품질인증부품 번호를 입력하면 가격 및 판매처 등을 조회할 수 있다"며 "품질인증부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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