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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이 대세…' 사라지는 신용카드 모집인

  • 2023.02.22(수) 16:54

최근 5년새 카드 모집인 절반 이하로 감소
코로나19·카드 플랫폼 확대 등의 영향

#전라북도 전주시에서 카드 모집인으로 근무하고 있는 박현정(30)씨는 최근 카드 모집인으로 수입이 변변치 않자 보험설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카드 모집인의 경우 발급 건수에 따라 수당을 받는데 최근에는 하루에 한 명 발급 받을까 말까 한다"며 "카드사의 경우 1사 전속 규제까지 있어 겸업이 가능한 보험설계사 자격증을 땄다"고 속상함을 토로했다.

대형 쇼핑몰이나 마트, 지하철역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카드 모집인들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을 통해 카드 발급 절차가 간소화하면서 카드 모집들 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카드 플랫폼들이 확대되자, 카드사 입장에서 더 이상 카드 모집인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온라인 카드 발급이 늘어나고 있다. 

7개 전업카드사 신용카드 모집인 수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업 7개 카드사(삼성·현대·롯데·신한·KB국민·우리·하나)의 지난해 말 기준 신용카드 모집인 수는 767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8145명에 비해 467명 줄어든 수치다. 5년 전(1만6658명·2017년 말 기준)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의 온라인 발급 추세가 확대하면서 카드사들이 온라인이나 모바일 등을 활용한 비대면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영업 채널이 다양해진 카드사들이 상대적으로 고비용 구조인 카드 모집인에게서 힘을 뺀 영향으로 분석된다.

카드 모집인을 통한 카드 발급은 온라인과 비교해 비용이 더 든다. 카드 모집인은 발급 건수에 따라 수당을 받는데, 한 장당 10만~15만원 수준이다. 카드사는 이들을 위한 점포 관리 비용 등도 제공하는데 이 금액까지 합산하면 카드 모집인 1인당 40만원 상당의 비용이 들어간다.

비대면으로 발급할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카드 업계는 비대면 발급으로 이런 비용을 절반 수준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이렇게 줄어드는 비용으로 카드사들은 온라인이나 모바일 등에서 카드를 발급할 때 연회비를 감면하는 정책으로 활용한다.

또 카드 모집인을 통해 카드를 발급받더라도 연회비의 10% 수준까지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반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발급받을 경우 10~20만원 상당의 캐시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온라인 프로모션 혜택이 카드 모집인 수를 줄이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 카드 업계의 설명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캐시백 등 플랫폼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혜택들 늘어나는 반면 카드 모집인을 통한 혜택은 줄어들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나타나면서 카드 모집인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의 주 신규고객층이 디지털 친화 세대라는 점도 한몫했다. 국내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 고릴라가 지난해 8월 진행했던 '첫 신용카드를 만들었던 나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 조사 참여 인원 3128명중  2027명이 20대에 신용카드를 첫 발급 받았다고 밝혔다. 참여 인원의 64.8%가 20대에 처음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것이다. 

이는 새로 카드 고객이 되는 계층은 주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태생)라는 의미인데,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들은 오프라인 가입보다 온라인에서 직접 다양한 카드를 비교해본 뒤 고르는 비대면 가입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실제 A 카드사의 경우 2021년 대비 지난해 카드 모집인을 통한 신규 가입자는 11.7% 감소한 반면 온라인을 통한 신규 가입자는 22.8%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연령층이 주 고객으로 비대면 영업이 중요한 보험사와 달리 카드사는 디지털에 익숙한 20·30세대가 주 영업 층"이라며 "실제로 카드 모집인이 줄었다고 카드 발급량이 줄어들거나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카드사들은 디지털에 익숙한 주영업층을 위해 비대면 혜택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카드사 개인회원 수는 카드 모집인 감소와는 별개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 개인회원 수는 2021년 4분기 1116만8000명에서 지난해 말 1146만2000명으로 증가했다. 신한카드 신용카드 회원 수 또한 2018년 1250만명에서 2022년 1310만명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다른 카드 업계 관계자는 "2021년까지만 해도 카드 모집인으로 신규 카드를 발급하는 소비자와 비대면으로 신규 카드를 발급하는 소비자의 비율이 6대4 정도였지만 지난해 들어 5대5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며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서라도 더욱 비대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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