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를 동반한 장마가 길어지면서 손해보험사들의 침수차 유통을 주의하라는 취지의 주장들이 온라인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법 위반시 처벌을 유예하는 계도기간이 연말이라는 점을 노려 침수차를 폐차하지 않고 수출말소를 준비 중이라는 등의 내용이다. 손보업계는 이런 주장들이 "사실과 다르다"며 펄쩍 뛰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등에서는 '사고난 차량과 침수차량을 손보사들이 시중에 유통시키고 있고, 올 장마철 나올 침수차량을 폐차하지 않고 수출말소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이 돌고 있다.
침수로 인한 전손 처리 자동차 및 자동차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일부 장치에 대한 수출을 금지하는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의 계도기간이 오는 12월 10일까지라는 공문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손보업계의 설명은 다르다. 국토교통부와 함께 지난 2017년 1월부터 침수된 전손 처리 차량에 대해선 일괄 폐차를 하고 있고, 지난해 4월부터는 전손 차량의 폐차를 강제하는 법이 시행돼 침수차의 불법 유통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특히 지난해 8월 기록적인 폭우 이후 금융당국의 전손 및 분손(일부만 손해) 침수차량 처리에 대한 확인 프로세스가 강화됐다.
이에 따라 침수 전손 차량을 폐차업자에게 처분해도 인수증명서를 수령해 실제 폐차됐는지 꼼꼼히 확인한다는 것이다. 침수 피해를 봤지만 수리가 가능한 분손 차량에 대해서는 보험사가 보험사고 정보를 보상시스템에 정확히 입력토록 하고 있다.
다만 '침수차량을 폐차하지 않고 수출말소한 뒤 6개월이내 수출말소를 취소하고 부활 등록하면 중고차로 시중에 유통시킬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손보업권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선을 그었다.
손보사들의 손을 떠난 차량 일부는 중고차 시장에 몰래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부분까지 책임지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분손 침수차량은 계속 거래가 가능해 중고차 구입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침수차량은 부식으로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전자장치가 많은 신형 차량일수록 기능 고장이나 사고가 빈번할 수 있다.
침수 여부를 확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보험개발원이 운영하는 자동차 이력 정보 서비스 '카히스토리' 홈페이지에서 무료침수차량조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다만 자동차보험 보상 내역을 기초로 하는 서비스인 만큼 '자기차량손해담보특약(자차특약)'에 가입하지 않아 보상 이력이 없는 침수차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이런 차 중 일부는 정비업체를 통해 침수 흔적을 없애는 것으로 전해졌다. 겉으로는 멀쩡해보이는 침수차 부품이 유통되기도 하고, 소유자나 번호판을 여러 번 바꿔 침수 사실을 숨기려는 '침수차 세탁' 과정을 거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장마 시작이라는데…'자차특약' 가입하셨나요?(6월28일)
업계에 따르면 6월말부터 지난12일 오전 9시까지 손보사에 접수된 침수차량(비래물 포함)은 353대, 추정 손해액은 32억5400만원이다. 전국적인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으며 아직 신고를 하지 않거나 피해 접수 단계의 차량을 포함하면 피해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해마다 침수차량이 중고차시장에 무사고 차량으로 허위유통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며 "차량 구입 시 반드시 침수차량 조회서비스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