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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보험에서 그렇게 많이 남는다는데…보험료 인하 또 '찔끔'?

  • 2023.04.04(화) 07:31

작년 12개 손보사 차보험 영업이익 20% 증가
영업+투자손익 합치면 9500억원 이익 추산
손해율 낮아지고 비용 줄었지만 보험료수입 늘어

지난해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영업이익이 재작년보다 20% 증가했다. 자동차보험료를 운용해 번 투자손익까지 합치면 9500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나간 보험금의 비율)이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개선된 가운데, 사이버마케팅(CM) 채널 등 비대면 영업 확대로 비용은 줄여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거둔 이익에 걸맞게 보험료를 낮추도록 할 계획이지만 또 '찔끔' 인하에 그칠 가능성이 벌써 제기된다. 

/그래픽=비즈워치

사고율 하락+가입대수 증가=손해율 개선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2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영업이익은 전년 3981억원 대비 20.1%(799억원) 증가한 4780억원이었다. 2021년 흑자 전환에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흑자다. 자동차보험료를 1년간 굴려 나온 투자손익이 비슷한 수준임을 고려하면, 지난해 차보험에서 약 9500억원의 당기손익을 거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자동차보험 호실적은 '쌍끌이' 요인에서 나왔다. 지급보험금 등 발생손해액이 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손해율과 설계사 수수료 등 사업비가 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사업비율이 동시에 개선됐다.

2019년 17.8%였던 자동차 사고율은 △2020년 15.5% △2021년 15.2% △지난해 15.0%로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사고율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외부활동이 막혀 있었던 2020~2021년보다 낮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자동차보험 가입대수는 2480만대로 전년보다 57만대 늘어났다. 매출액(원수보험료)이 전년대비 5000억원 증가한 20조7674억원을 기록한 이유다. 

보험료 수입은 증가했지만 사고율이 하락하면서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대비 0.3%포인트 떨어진 81.2%로 집계됐다. 2017년 80.9% 이후 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사업비율은 16.2%로 전년보다 0.1%포인트 개선됐다. 보험사들이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CM 채널 비중 증가가 주효했다. CM 채널 비중은 지난해 31.6%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

CM채널은 설계사 판매 수수료가 없어 보험사 입장에서는 비용이 덜 든다. 보험료도 대면채널에 비해 평균 17% 저렴하다. 이에 따라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모두 고려한 합산비율은 전년대비 0.4%포인트 하락한 97.4%를 기록했다. 

 올해 차보험료 인하는 얼마나?

금감원은 작년 4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도 자동차 사고율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손해율이 한동안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환자에 대해 장기 치료시 진단서 제출 의무화 및 치료비 과실책임주의 등 제도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봐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안정적인 손해율 관리가 지속될 경우 실적에 부합하는 보험료 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지만 소비자의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그간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적자를 이유로 줄곧 보험료를 올려 왔다. 분위기가 바뀐 건 2021년 자동차보험 흑자 전환부터다. 이에 힘입어 손보사들은 지난해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했지만 연 1%대 수준의 찔끔 인하에 그쳤고, 올해도 연 1~2%대 인하가 전부다. 개인당 인하 금액이 1~2만원에 불과해 보험료가 내렸다는 것을 실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손보업계는 "1인당 할인금액을 모두 합치면 적지 않은 수준"이라며 "최대한의 성의표시를 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손보업계도 '성과급 잔치', 실손의료보험료 인상 등으로 여론의 시선이 따갑다. 연내 자동차보험료를 한 번 더 내리거나 내년에 큰 폭 깎아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관련기사 : 실손보험료 '폭탄' 안기더니…손보사 성과급 잔치(1월 30일)

대형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사업실적 변화/그래픽=비즈워치

한편 지난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빅4' 보험사의 비중은 84.9%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사의 몸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MG손해보험·흥국화재 등 중소형사의 시장점유율은 8.9%로 전년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오히려 CM 판매가 대부분인 캐롯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AXA손해보험 등 비대면 전문사 점유율이 6.2%로 0.3%포인트 커졌다. 

차보험에서 영업이익을 가장 많이 낸 곳은 DB손보(2318억원)였다. 이어 현대해상(1564억원), 삼성화재(1415억원), KB손보(592억원) 순이었다. 이들 4개 대형사는 합산해 588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손실은 캐롯손보(751억원), 하나손보(381억원), 흥국화재(132억원) 순서로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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