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송금기업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주식시장 데뷔 준비에 한창이다.
금융권에서는 토스가 은행, 증권, 보험, 간편송금 등 금융권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한 상황이어서 시장으로부터 고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와는 반대로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금융주가 맥을 못춘다는 점을 고려하면 토스 역시 시장의 냉혹한 평가에 직면할 것이란 분석도 동시에 나오는 모습이다.
'유니콘' 토스, 주식 시장 '데뷔' 초읽기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주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상장 입찰 제안서(RFP)를 배포했다.
주식시장 상장을 위한 가장 첫 걸음인 RFP 발송 이후 비바리퍼블리카는 기업공개(IPO)주관사 선정을 마무리 한다. 이후 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기관 수요예측, 공모청약 등의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각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이르면 내년 여름께 주식시장에 데뷔할 것으로 관측된다.
토스의 상장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유니콘'이 드디어 국내 주식시장에 데뷔를 준비한다는 평가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이며 창업한 지 10년 이내의 기업을 말한다. 토스는 금융권을 넘어 국내 전체에서 손에 꼽는 '유니콘' 기업으로 불려왔다.
금융권에서는 토스가 예정대로 상장절차를 마무리하면 내년 가장 뜨거운 기업공개 대상이 될 것으로 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등이 상장했을 당시와 마찬가지로 금융권 최대 IPO건이 될 것"이라며 "순식간에 시가총액 상위 기업 대열에 들 가능성까지 점쳐질 정도로 시장의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장및빛 전망…국민 생활에 침투한 '저력'
토스는 이미 수년전부터 주식시장 데뷔를 준비해왔다. 다만 글로벌 긴축으로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좀 더 신중하게 주식시장 데뷔를 준비하자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난 2022년 토스는 상장 전 투자 유치(IPO)를 진행한 바 있는데 당시 기업 가치는 못해도 10조원이 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기업 가치가 10조원을 넘으면서 창업 10년 이내의 기업은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 기업'이라고 불리우며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주식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로 목표 투자금 유치에 실패해 상장절차를 연기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토스의 기업가치를 10조원 가량으로 보고 있다.
토스의 핵심 경쟁력은 다양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이를 뒷받침하는 고객 기반이다. 토스는 기본적인 금융서비스에 더해 일부 비금융 서비스까지 사업영역을 넓히고 이를 모태인 '토스'에 탑재했다. 하나의 앱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편의성을 발판으로 월간활성화이용자(MAU) 1500만명을 확보한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토스가 고객기반을 이미 다져놨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는 토스가 성장의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는 근거로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적자 늪' 어쩌나…금융주 한계도
반대로 토스가 예상보다 시장의 혹평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토스는 지난 2013년 출범한 이후 덩치는 커졌지만 재무적 성과를 다지지 못했다. 일부 계열사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도 적자의 늪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실제 토스의 순익규모를 살펴보면 △2018년 445억원 손실 △2019년 1244억원 손실 △2020년 894억원 손실 △2021년 2160억원 손실 △2022년 3709억원 손실을 기록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가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나가는 비용이 수직상승한데다가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쳐오면서 누적손실이 가중되고 있다"라며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목표를 시장에 보여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짚었다.
여기에 더해 '금융주'라는 점도 발목을 잡는다. 토스 역시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핵심은 금융업인 만큼 금융주의 현재 시장 평가를 고스란히 받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최근 들어 전통적인 금융사는 물론 인터넷 전문은행까지 시장의 박한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도 짚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1등 금융지주인 KB금융지주를 제치고 금융 대장주 자리까지 차지했던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상장 직후 9만원에 달하던 주가가 22일 기준으로는 2만7200원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케이뱅크도 주식시장 데뷔를 타진했지만 예상보다 박한 시장의 평가에 IPO 계획을 접고 다시 기회를 노린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금융권 이 관계자는 "토스의 핵심 사업영역은 현재 금융지주들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금융주로 봐야 한다"라며 "내년 기준금리 인하, 금융당국의 상생 압박 확대 등 부정적인 요인도 산재돼 있는 상황인 점도 고려하면 시장의 박한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