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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푸라기]내 사망보험금, '보험금청구권 신탁'에 맡겨볼까

  • 2025.02.22(토) 11:20

지난해 보험금청구권 신탁 허용
보험 신탁 활성화로 고령화 대응
상해·질병 사망보험금 확대 여부 관심

"내가 죽으면 (사망)보험금으로 남은 가족들이 잘 살 수 있을까"

과거에는 혹시 모를 나의 죽음 후 가족들을 위해 생명보험(사망보험)에 들었다면 최근에는 보험 가입 목적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보험금 역시 주요 자산 중 하나로 자녀들에게 상속 수단 등 효율적인 자산관리 대상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죠. 
 
보험권에서도 보험금청구권 신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법 개정을 통해 신탁이 가능한 보험금청구권 요건을 규정하면서 보험금청구권 신탁이 출시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내 보험금 맡아주세요"

보험금청구권 신탁 요건을 보면 3000만원 이상 일반사망 보장에 한정됩니다.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 위탁자가 동일인이어야 하고 수익자는 직계존비속과 배우자로 제한됩니다. 아직 도입 초기라 요건은 까다로운 편인데요. 재해나 질병사망은 발생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감안했다는 게 금융당국 설명입니다. ▷관련기사: 하나은행 포문 연 보험금청구권 신탁, 은행권 새 먹거리?(24년 11월21일)

보험금청구권 신탁을 활용하면 상속재산을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보험금을 일시금이 아닌 분할로 지급·소비할 수 있고 주변에서 보험금을 노리는 것도 막을 수 있을텐데요. 

재산관리 경험이나 능력이 부족한 미성년자나 장애인 등은 신탁 제도를 통해 보험금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와 함께 상속 관련 분쟁과 사망자 수의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사후 자산관리 수단으로 신탁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일시에 목돈이 생기는 보험금청구권 신탁에 주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죠.

보험금청구권 신탁이 허용된 후 생보사와 은행에서 첫 가입자가 탄생했습니다. 보험권에선 삼성생명이 스타트를 끊었는데요.

사례를 보면 1977년생인 한 가입자는 지적 장애인 자녀의 경제적 지원을 위해 사망 보험금 6조5000억원에 대한 신탁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수익자는 2003년생 지적 장애인 자녀, 사망 보험금 수령일에 5000만원은 일시 지급하고 이후 매달 10년간 300만원, 그 이후에는 매달 250만원을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1958년생의 또 다른 가입자는 손자녀 3명의 대학 입학 시 학비로 보험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3억원 규모의 사망 보험금을 수익자로 손자녀 3명을 설정, 수익자가 성년이 되면 1억씩 지급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이처럼 가입자마다 보험금 활용 의도에 따라 상품 구조를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는데요. 작년 말 기준 삼성생명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약 1000억원 규모라고 합니다.

보장대상 늘고 수익자 다변화될까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일반사망 보장에 한정돼 현재는 보험업계에선 생명보험사만 신탁이 가능합니다. 이에 손해보험업계도 보험금청구권 신탁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에 제도 개선을 건의한다고 하는데요.

손해보험협회는 올해 주요 사업 중 하나로 보험금청구권 신탁 확대 방안을 포함했습니다. 일반사망 뿐 아니라 상해·질병 사망보험금 청구권도 신탁 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협의한다는 계획인데요. 이를 통해 보험 가입자들의 선택권을 다양화 할 수 있다는 게 손보협 설명입니다.

사망 외에도 치매나 고도후유 장해 등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피해자도 생활지원이 가능하도록 신탁 요건 완화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경우 사망하지 않아도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인해 받는 보험금을 보험사에 신탁해 병원비와 생활비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익자 범위도 1인가구 증가 등 가족구조 변화를 반영하고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도록 형제나 자매, 기부처 등 제3자도 가능토록 해 수혜 대상을 넓힌다는 구상이죠.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세부적으로 신탁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소비자들이 신탁을 통해 보험금을 다양한 형태로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합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는 일반사망 보장에 한정되고 있지만 상해나 질병으로 인한 사망 역시 신탁을 통해 보험금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며 "보험금청구권 신탁이 더 다양해지면 수혜를 받는 보험 가입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합니다. 

[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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