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고 이후 리더십 공백을 겪어온 롯데카드가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정상호 전 부사장을 추천하며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결국 내부 출신 복귀를 택했다.
25일 롯데카드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정상호 전 롯데카드 부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정 후보자는 오는 3월 12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12월 조좌진 전 대표 사임 이후 약 3개월 만에 새 수장을 맞이하게 된다.

1963년생인 정 후보자는 카드업계에서 30여년간 경력을 쌓은 영업·마케팅 전문가다. LG카드 마케팅팀장을 시작으로 현대카드 PRIVIA사업실장·SME사업실장, 삼성카드 전략영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는 롯데카드 카드사업본부장과 영업본부장을 역임하며 회사 내부 사정과 영업 구조를 챙겼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정 후보자는 신용카드 비즈니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영업, 마케팅 등 분야에서 성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회사 내부 사정에 밝다"며 "대내외 신뢰 회복과 성장을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말했다.
외부 대신 내부…'혁신'보다 '안정' 선택
롯데카드의 차기 대표 인선은 순탄치 않았다. 금융당국 제재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 결과 발표 등을 앞둔 상황에서 신임 대표가 감내해야 할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해킹 사고와 관련한 제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최대 수준의 과징금 부과는 물론 일부 영업정지까지 제재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새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감독당국 대응과 후속 조치, 경영정상화 등 사태 수습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김덕환 전 현대카드 대표 등 외부 인사도 후보군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사고 이후 이미지 쇄신과 조직 혁신을 위해 외부 CEO를 선임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던 배경이다.
그러나 롯데카드는 결국 내부 출신을 다시 불러들였다. 조직 안정과 신속한 위기 수습이 더 시급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내부 인사는 조직 이해도가 높고 의사결정 라인을 빠르게 정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 관리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새 CEO 앞에 놓인 과제는…
정 후보자가 마주한 가장 큰 과제는 훼손된 고객 신뢰 회복과 조직 안정이다. 해킹 사고 이후 보안 체계 전면 점검과 내부 통제 시스템 고도화, 재발 방지 대책의 실효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아울러 수장 공백 장기화로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임직원 사기 회복과 책임 경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 상황에서 중장기 투자 계획과 체질 개선을 얼마나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사모펀드 특유의 수익 회수 전략과 실적 압박이 재무 성과 중심 경영으로 이어질 경우 보안 투자나 내부 통제 고도화같은 비용 지출이 다시 후순위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 성과주의를 극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셈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리스크 관리와 조직 수습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이라며 "다만 내부 출신 인사라 과감한 결단이 어려울 수 있어 이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